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 유벤투스 대표로 참석한 네드베드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 유벤투스 대표로 참석한 네드베드 ⓒ 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영상 캡쳐

 
지난 20일(한국시각), 유벤투스와 발렌시아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반전에 퇴장을 당하며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호날두는 눈물을 보이며 터널을 빠져나갔고, 이때 축구팬들에게는 매우 낯익은 인물이 호날두를 위로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바로 파벨 네드베드였다.

지금도 금발머리를 찰랑거리며 경기장을 여기저기 휘젓던 파벨 네드베드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선수 시절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두 개의 심장이라 불렸던 체코와 유벤투스의 레전드 네드베드. 그는 어떤 선수였고, 현재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현역 시절
 
네드베드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장 전역을 누비며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최정상급 윙어였다. 네드베드는 체코의 두클라 프라하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파르타크 프라하로 이적했다.

스파르타크 프라하 시절, 네드베드는 UEFA 유로 1996에서 상대적으로 약체였던 체코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독일에 패해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이 대회는 네드베드를 세계에 알리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팀들이 영입 경쟁을 벌인 끝에 최후의 승자는 라치오였다.

네드베드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라치오는 코파 이탈리아에서 우승하며 24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네드베드와 함께 베론, 네스타, 크레스포와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을 앞세워 당시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았던 스쿠데토(세리에A 리그 우승)를 따내는 데도 성공한다.

2001년,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지네딘 지단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네드베드를 선택했다. 입단 초기 지단을 그리워하던 많은 팬들은 네드베드를 비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지단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 갔다. 네드베드의 활약에 힘입어 유벤투스는 2001-2002, 2002-2003시즌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2002-2003시즌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레알마드리드를 만났다. 이 경기는 네드베드와 지단의 대결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고, 많은 축구팬들이 이 경기에 집중했다. 네드베드는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득점까지 올리며 유벤투스가 결승에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네드베드는 맥마나만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뛸 수 없게 되었다. 카드를 받는 순간 얼굴을 움켜쥐며 주저앉는 네드베드의 모습은 많은 축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승전의 상대는 바로 리그 라이벌 AC밀란이었다. 네드베드가 출전하지 못한 유벤투스는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네드베드는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2003년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네드베드는 이어진 유로 2004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체코를 준결승에 진출시켰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네드베드는 부상으로 교체되었고 체코는 그리스에 패했다. 유로 2004를 끝으로 네드베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나, 다시 한 번 대표팀에 복귀해 체코가 월드컵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탠 뒤 2006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2005-2006시즌, 유벤투스는 승부조작 혐의(칼치오폴리 사건)로 인해 세리에B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 때 이브라히모비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네드베드는 델 피에로, 트레제게, 부폰, 카모라네시와 함께 팀에 잔류하며 끝까지 유벤투스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었다. 유벤투스는 이들 덕분에 바로 다음 시즌 세리에A로 복귀했다.

네드베드는 2009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네드베드는 은퇴 후 유벤투스 기술이사를 거쳐 2015년에는 유벤투스의 부회장으로 선임되었다.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때마다 네드베드의 얼굴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이적시장이 열리거나 유벤투스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면 네드베드의 인터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번 호날두의 퇴장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네드베드는 호날두의 퇴장에 분노했고, 유벤투스를 대표해 하프타임 주심에게 항의했다.

2017년에는 아마추어 팀이자 자신의 아들이 소속된 FK 스칼나에 현역으로 깜짝 복귀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이렇듯 네드베드는 은퇴 후에도 여전히 자신과 팬들이 사랑한 유벤투스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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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배수경
해외축구 유벤투스 네드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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