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극적으로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한 가장 큰 원동력은 스프링어와 알투베를 필두로한 강력한 타선이었지만, 힌치 감독의 투수진 운영도 상당히 돋보였다.
 
힌치 감독은 넘쳐나는 선발진에 비해 약한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 1+1 전략을 택했다. 정규 시즌에서 중상위급 활약을 펼쳤던 브래드 피콕과 찰리 모튼을 불펜으로 내렸고, 이들은 롱릴리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면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도 힌치 감독은 이러한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새로 합류한 게릿 콜을 포함해 사이영상 후보 저스틴 벌렌더, 그리고 댈러스 카이클과 찰리 모튼이 플레이오프 선발진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그리고 올 시즌 아예 불펜 요원으로 보직을 변경한 브래드 피콕과 부상에서 돌아올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그리고 맥컬러스의 부상을 틈 타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조쉬 제임스가 불펜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휴스턴의 새로운 얼굴' 조쉬 제임스는 포스트시즌 휴스턴 투수진의 키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34라운드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된 조쉬 제임스는 이번 시즌 더블 A와 트리플 A를 거치며 차근차근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위한 코스를 거쳐 왔다. 그리고 지난 1일(현지 시각)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침내 잡았다.
 
제임스의 데뷔전 초반은 험난했다. 2회 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칼훈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데뷔 첫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홈런을 허용한 이후의 피칭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긴장감을 덜어낸 제임스는 3.1이닝동안 단 1개의 피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첫 경기에서 제임스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패스트볼이었다. 평균 97.6마일, 최고 구속 101.6마일에 달하는 빠른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1.3%를 기록하며 제구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첫 경기를 선발로 나섰던 제임스는 이후에는 불펜으로 나섰다.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2.2이닝동안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롱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한 제임스는 19일(한국시간)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제임스는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경기보다 더 나은 피칭을 선보였다. 5.1이닝동안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볼넷을 3개 허용한 점은 아쉬웠지만, 큰 위기 없이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러한 조쉬 제임스의 깜짝 등장에 휴스턴은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우선 휴스턴 불펜의 대부분은 정교함과 변화구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이다. 콜린 맥휴, 크리스 데븐스키, 브래드 피콕 등 헥터 론돈 정도를 제외하고는 평균 97마일 이상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1+1 전략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맥컬러스 역시 스파이크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변화구형 투수이다.
 
제임스는 이들과는 다른 완벽한 파이어볼러 유형의 투수이다. 이번 시즌 제임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7.3마일이다. 불펜으로 뛴다면 98마일 이상의 구속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피안타율도 2할이 채 되지 않는다.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평균 이상의 구위를 갖춘 것이다.
 
그리고 제임스는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이다. 1이닝만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2016 시즌 클리블랜드의 앤드류 밀러처럼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나서서 2, 3이닝을 버텨줄 수 있는 선수이다. 그렇기에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제임스는 다른 타자들이 많이 상대해보지 못한 선수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날 것으로 유력한 클리블랜드, 이후에 만날 수 있는 양키스와 오클랜드 그리고 내셔널리그 팀들까지, 보스턴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모든 팀들은 제임스를 상대해본 적이 단 1번도 없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제임스의 활약이 엄청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제임스라는 새로운 카드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휴스턴으로서는 굉장한 무기 하나를 더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제임스가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2연패에 혁혁한 공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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