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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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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 방안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통한 미국 핵 타격 능력 개발을 포기하고 이를 검증하면, 미국이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하고, 다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 나머지 비핵화조치에 착수하는 방안으로 요약된다. 즉, ICBM 개발장 폐기·검증 → 종전선언 → 전면 비핵화 그림이다.

19일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5조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체제보장조치의 교환 순서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5조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북한에 대한 핵위협, 즉 미국의 핵공격도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비핵과 관련 주요 항목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보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12년 1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모습.
▲ 남북 첫 비핵화 방안합의, 동창리 시험장 영구폐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12년 1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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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정식 명칭이 서해위성발사장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은 ICBM 엔진 개발이 이뤄진 곳으로, 북측이 지난 7월 중순부터 폐기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사진을 통해 발사장의 이동 지지구조물 일부가 제거됐고, 엔진 연소 시험대가 완전히 철거됐다. 하지만 이후 폐기작업은 더 이상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미국 내 북한 전문매체인 < 38노스 > 등이 분석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는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구두로 합의된 것이고, 북측이 미국에 보여줄 수 있는 '초기 신뢰조치'의 하나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외부 전문가의 검증 없는 일방적 조치'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됐고, 한편으론 미국이 종전선언에 난색을 표하면서 북미대화가 경색됐다.

이번 평양회담에서 합의된 것은 중단됐던 초기 신뢰조치의 하나인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북측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당시에도 '외부 전문가의 검증이 없다'며 회의적인 평가가 뒤따랐는데, 동창리 시설 폐기에 대한 검증에는 투명성을 담보해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겠다는 것이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검증작업에 미국이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뤄질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신뢰를 더해 상응조치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폐기 대상으로 함께 거론된 '미사일 발사대'는 미사일 엔진 시험에 사용되는 고정식만을 지칭한 것인지, 화성-15형 등의 발사에 사용되는 이동식까지 포괄한 것인지 아직은 분명치 않다.

폐기 대상이 고정식에 한정된다면, 폐기로 가져올 효과는 북한의 ICBM 고도화 중단이다. 이동식까지 포괄한다면, ICBM 고도화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즉각적으로 발사까지 못하게 된다. 이는 '미국을 타격할 수단'을 없애버리는 셈이 된다. 다만 고정식이든 이동식이든 북한은 이를 생산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ICBM 능력 중단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 남북 첫 비핵화 방안합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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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보장방안을 실행하면, 북한의 가장 중요한 핵시설을 영구폐기하겠다는 선언이다. 6.12 북미공동성명은 2조에서 "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으로 시작해 평화협정으로 가는 체제보장 조치가 진전됨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영변 원자력 연구소에는 원자로 3개 외에도 우라늄 농축 공장, 핵연료봉 공장, 핵연료 재처리시설 등이 밀집해 있다.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이 생산되는 곳이어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는 핵무기의 추가 생산을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북한의 핵포기'를 상징하는 전면적인 비핵화 조치가 될 수 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특별취재팀]
취재 : 안홍기(팀장), 구영식 김도균 신나리
사진 : 권우성, 이희훈
오마이TV :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김혜주
편집 : 박수원, 박혜경, 김지현, 김예지

태그:#비핵화, #평양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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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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