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넉살-딥플로우-스윙스-기리보이, 배틀 준비! 넉살, 딥플로우, 스윙스, 기리보이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Mnet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베팅 시스템이 결합된 랩 배틀을 펼쳐 상금을 쟁취한 우승자를 가려내는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넉살-딥플로우-스윙스-기리보이, 배틀 준비! 넉살, 딥플로우, 스윙스, 기리보이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Mnet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베팅 시스템이 결합된 랩 배틀을 펼쳐 상금을 쟁취한 우승자를 가려내는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이정민


2018년 현재, 한국 힙합은 '쇼미더머니'라는 이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메이저 방송에서 만나기 힘든 랩퍼들이 얼굴을 드러낸다는 것, 그리고 이들이 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는 화려했다. 비와이, 우원재, 매드클라운, 슈퍼비, 스윙스 등 많은 랩퍼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로 거듭났다. 대학 축제에서 랩퍼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아졌다. 송민호, 바비 같은 아이돌들 역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이 곳을 택했다. 형제 프로그램인 <고등래퍼>의 성공이 보여주었듯이, 많은 청소년들은 랩스타를 꿈꾸게 되었다.
 
그러나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도 짙었다. '제작진이 힙합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느냐', '예술가들을 줄 세워놓고 점수 매기는 것이 옳으냐'는 비난은 꾸준히 불거졌다. 특히 시즌 4에서 스눕독(Snoop Dogg) 앞에서 싸이퍼(Cypher) 미션을 진행했을 때, 랩퍼들에게 마이크 하나를 놓고 경쟁을 하도록 만들었던 장면은 상징적이다.
 
'악마의 편집'도 매 시즌 기승을 부렸다. 방송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 왜곡되었다고 호소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요즘 트렌드의 랩을 하지 않으면 쉽게 '옛날 랩퍼'로 취급되는 경향 역시 심해졌다. 탄탄한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는 피타입(P-Type)은 이 프로그램 출연이 독이 된 경우였다.

애증의 <쇼미더머니>가 트리플 세븐(777)이라는 이름을 달고 돌아왔다. 지난 해에 이어 힙합신의 굵직한 뮤지션들이 프로듀서로 합류했다. '저스트뮤직'을 대표하는 기리보이 & 스윙스, 'VMC'(비스메이저 컴퍼니)를 대표하는 '딥플로우 & 넉살', 일리네어와 앰비션의 '더콰이엇 & 창모', 그리고 하이라이트의 수장 팔로알토와 프로듀서 코드쿤스트(AOMG)가 팀을 형성했다.
 
새로운 룰, 화해, 그리고 나플라
 
 
나플라 Mnet < 쇼미더머니777 > 참가자 래퍼 나플라

▲ 나플라 Mnet < 쇼미더머니777 > 참가자 래퍼 나플라 ⓒ Mnet


 
프로그램의 핵심 룰이 바뀌었다. 총 2억원의 상금이 5천만 원씩 프로듀서들에게 나누어졌고, 이 돈을 참가자에게 베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명에게 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500만 원. 프로듀서들은 금액 책정을 통해 랩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출할 수 있다. 랩퍼들이 무반주로 랩을 하는 1차 예선 장면이 대거 편집되고, 랩퍼와 프로듀서 앞에서 공개 평가를 받는 '랩퍼 평가전'이 강조되었다. 140여 명의 랩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가자가 랩을 내뱉는 모습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 시즌 첫 방송에서는 '화해' 역시 중요한 요소로 다뤄졌다.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디스한 것으로 유명한 심바자와디는 하이라이트의 수장인 팔로알토와 포옹을 나눴다. 시즌 2 이후 스윙스를 디스했던 조우진 역시 스윙스와 앙금을 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랩퍼 평가전에 돌입했을 때, 중학생 참가자인 최은서와 디아크가 극찬을 받았다. 더 콰이엇의 기대를 한껏 받은 쿠기, VMC의 오디, 하이어뮤직의 ph-1, < Sour >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차붐 역시 박수를 받았다. 복면을 쓴 의문의(?) 참가자 '마미손'은 가사를 잊는 모습을 보이며 청중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방송분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끌어낸 랩퍼는 단연 LA 출신 랩퍼 나플라(Nafla)였다. 나플라는 명성답게 현란한 플로우를 과시했다. 한 랩퍼 당 최대 2000만 원까지 파이트머니를 기록할 수 있는 가운데, 1830만원을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나플라가 이 날 선택한 비트는 얼마 전 요절한 XXXTENTACION(텐타시온)의 'Riot'이었는데, 텐타시온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랩 말미에 'R.I.P X'를 외치기도 했다.
 
나플라와 같은 '매킷레인'(MKIT RAIN)의 멤버 루피 역시 합격했다. 많은 힙합팬들이 알려져 있다시피, 루피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랩퍼들을 거세게 디스한 바 있다. 왜 이 자리에 섰느냐는 스윙스의 질문에 루피는 "이 무대에 서는 것이 상당한 중압감인데, 이 중압감을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게 멋지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루피의 말을 듣고 있으니, <쇼미더머니>가 이제는 힙합씬에서 하나의 놀이로 여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착했다면 확실히 정착했다.

이제 이 예능 프로그램만큼 한국 힙합을 강력하게 움직이는 변수는 없다. 물론 저스디스나 허클베리피, 김심야처럼 <쇼미더머니>에 나가지 않고 자신의 방법론을 내세우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인지도와 돈을 원하는 랩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쇼미더머니 치트키 없어도 한국 힙합을 대표'라고 호언장담하던 한 랩퍼는 이번 시즌이 두 번째 출연이지 않는가.

방송을 재미있게 보면서도, 여러 가지 질문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더 치고 올라가기를 원한다면, 쇼미더머니 외의 방법이 없는걸까', '쇼미더머니 이후 한국 힙합은 단단해진 것일까'. '설령 이번 시즌을 끝으로 쇼미더머니가 없어진다고 해도 힙합 페스티벌은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 '쇼미더머니는 과연 이런 질문들 앞에 어떤 대답을 내놓게 될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잭팟을 향해! 팔로알토, 코드 쿤스트, 창모, 더 콰이엇, 넉살, 딥플로우, 스윙스, 기리보이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Mnet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제작발표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베팅 시스템이 결합된 랩 배틀을 펼쳐 상금을 쟁취한 우승자를 가려내는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잭팟을 향해! 팔로알토, 코드 쿤스트, 창모, 더 콰이엇, 넉살, 딥플로우, 스윙스, 기리보이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Mnet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제작발표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베팅 시스템이 결합된 랩 배틀을 펼쳐 상금을 쟁취한 우승자를 가려내는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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