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열기를 이을 V리그 전초전을 치른다.

한국배구연맹은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충청북도 제천에서 2018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 프로 7개구단과 지난 시즌 일본V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초청구단 JT선더스가 참가해 우승상금 5000만원을 놓고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올해 처음으로 컵대회를 남녀 분리 개최했는데 8월에 열린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대회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며 분위기가 들떠 있다. 한국배구연맹 입장에서는 모처럼 찾아온 배구 열기를 놓치고 싶지 않을 터. 과연 남자 선수들은 시원한 스파이크와 치열한 명승부를 통해 배구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광인-송희채- 김규민 등 국가대표들의 이적 신고식
 
 V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레프트 전광인은 이번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V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레프트 전광인은 이번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8월 여자부 컵대회가 열릴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진천 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었다. 여자부 6개 구단은 국가대표 선수들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고 결국 국가대표 차출이 없었던 KGC인삼공사가 우승을 차지했다. 배구팬들은 리그에서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선수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아무래도 조금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자부의 경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수확 후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 다음에 대회가 열린다. 오는 10일부터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에서 개최되는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본선티켓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덕분에(?) 남자부 컵대회는 볼거리가 더욱 다양해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짐 없이 컵대회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남자부 FA시장은 '역대 최대규모'라고 불릴 만큼 여러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송명근과 이민규(이상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한선수(대한항공 점보스)처럼 잔류를 선택한 대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을 비롯해 송희채(삼성화재 블루팡스), 김규민(대한항공),정민수(KB손해보험 스타즈) 등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선수도 적지 않다.

FA이적 선수가 많았던 만큼 보상선수 이동도 활발했다. 현대캐피탈의 주전세터 노재욱은 전광인의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 빅스톰 유니폼을 입었고 두 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BEST7에 선정된 부용찬 리베로는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여자부에서도 황민경(현대건설 힐스테이트)처럼 보상 선수로 큰 활약을 펼쳐 FA계약을 따낸 선수가 있는 만큼 보상 선수들도 이번 이적을 얼마든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다만 대표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컵대회는 어디까지나 2018-2019 V리그를 위한 준비과정이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곧바로 풀타임을 소화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정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여자부에 비해 문성민,박철우(삼성화재),한선수 같은 스타들이 출전하는 남자부 컵대회는 더욱 박진감 있는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4년 전 V리그 득점2위 아가메즈의 기량은 여전할까
 
 4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아가메즈의 활약 여부는 배구팬들의 큰 관심거리다.

4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아가메즈의 활약 여부는 배구팬들의 큰 관심거리다. ⓒ 우리카드 위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번 남자부 컵대회가 여자부와 비교해 가장 다른 부분은 역시 외국인 선수 출전 허용이다. 여자부의 경우 아직 외국인 선수가 입국을 하지 않은 팀이 있었기 때문에 6개 구단의 형평성을 고려해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알레나 버그스마(인삼공사), 이바나 네소비치(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같은 선수들은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부에서는 대회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물론 각각 슬로베니아와 네덜란드 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미차 가스파리니(대한항공)와 타이스 덜 호스트(삼성화재)는 이번 컵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구단 선수들은 국제배구연맹의 선수이적동의서를 발급받으면 컵대회부터 코트에 설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드래프트 1순위로 우리카드 위비에 선발된 리버맨 아가메즈다. 지난 2013-2014 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활약하며 득점 2위(940점)에 올랐던 아가메즈는 큰 신장(207cm)과 남미 선수 특유의 탄력을 앞세워 한 차원 높은 공격력을 보여준 바 있다. 어느덧 만33세의 배테랑 선수가 된 아가메즈가 4년 전의 기량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을 지가 관전포인트다.

지난 시즌 득점(966점)과 서브왕(세트당 0.69개)에 오르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책임지던 크리스티안 파다르는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는다. 이미 FA시장에서 전광인을 영입한 만큼 파다르가 새 팀에 무사히 연착륙한다면 현대캐피탈은 파다르,문성민,전광인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강의 삼각편대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밖에 2013-2014 시즌과 2014-2015 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토마스 에드가는 초청팀 JT선더스 소속으로 3년 만에 한국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새로운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 부족했던 경기감각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자배구의 스타 선수들이 제천의 배구팬들에게 수준 높고 흥미로운 경기들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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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 프리뷰 전광인 리버맨 아가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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