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먹방입니다. 하지만 보시다 보면 다른 먹방이구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김상중)

'먹방'하면 연상되는 연예인들이 몇몇 있다. 하지만 제목부터 '먹자'가 들어간 SBS 새 예능프로그램 <폼나게 먹자>에는 '먹방'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들만 모였다. '다른 먹방'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이경규, 김상중, 채림, 로꼬라는, 흔치 않은 조합에서 출발했다. 

"첫 녹화 때 김상중 선배님이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먹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진짜 자기 입맛에 솔직하고, 솔직하게 표현해주실 수 있는 분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아니라, 식재료의 소중함과 그 의미를 말씀해주실 수 있는 분들, 솔직한 감성을 전달해주실 수 있는 분들을 모셨고, 모두 그 기대를 100%, 200% 충족시켜주셨어요." (민선홍 PD) 

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폼나게 먹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출연진과 PD는 이 프로그램의 방점은 '희귀 식재료'에 찍혀있다고 했다. 출연자들은 전국 산지를 돌며 사라져 가는 희귀 식재료를 찾고, 이를 활용한 현지의 토속 음식을 맛본다. 또, 이 식재료는 스타 셰프들의 손끝에서 재해석돼 새로운 음식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또 먹방? 다른 먹방! 
 
'희귀한 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 그 음식을 더 희귀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됐지만, 민선홍 PD는 "희귀 식재료란 사람들이 찾지 않아 사라지고 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그 음식을 알리고, 맛있게 만드는 법을 소개해 사람들이 더 많이 찾도록 만들면, 자연히 그 재료를 재배하는 농민도,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늘어나 보존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이경규는 '쌀' 이야기로 설명을 보탰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원래 우리나라에 1500종의 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사라지고 150종이 남았대요. 전국 8도마다 벼의 종류가 다르다는데, 이게 점점 사라지고 있대요." (이경규) 

이 먹거리 탐방에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등장했던, 식재료 전문가 김진영도 함께한다. 김진영은 "희귀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제철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고 말했다. 

"대개 가을이면 새우나 전어 이야기를 하지만, 이 시기에 가장 맛있는 음식은 쌀이에요. 하지만 쌀은 늘 우리 곁에 있고, 늘 먹는 음식이니 다들 관심이 없죠. 가을에 추수한 쌀이 가장 맛있고, 점점 맛이 떨어져요. 제철 음식에 관심이 없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거에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철 음식을 맛있게, 폼나게 알려드릴 테니, 시청자 분들도 폼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진영)   

이경규 압도한 김상중의 입담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장수 MC 김상중은, 이번 <폼나게 먹자>를 통해 이경규를 압도하는 입담으로 반전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경규와는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이미 친분이 돈독하지만, 활동 영역이 달라 뭔가를 함께하게 된 건 이번 <폼나게 먹자>가 처음이라고. 그는 "기획의도도 좋고, 경규형이 출연한다고 하니, 나도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했다"며 밝게 웃었다. 

"드디어 (경규)형하고 뭔가를 하는구나 싶었죠. 기대도 많이 됐어요. 한계가 없는 분이라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예능계의 대부, 신이라고들 하는데, 현장에서 보니 후배들보다 항상 앞장서서 힘든 일을 하고, 때로 후배들을 위해 양보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교양 프로그램 MC를 오래했고, 경규 형님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오래해서 이질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어요. 내내 즐거웠고. 많이 배웠습니다." (김상중) 

김상중은 이어 "희귀 식재료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대중화가 필요하고, 그래서 현대적인 취향에 맞는 요리법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했다"면서 "그래서 유명 셰프분들한테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여기에서 내 역할은, 솔직하게 말하는 거다. 달면 달다, 짜면 짜다고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방점은 '식재료'라지만, 어쨌든 '먹는 방송'이니만큼 '또 먹방이야?' 하는 우려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이경규는 최근 <도시어부> <한끼줍쇼>에 <폼나게 먹자>까지, 여러 종류의 '먹는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경규는 "공을 가지고 노는 건 같지만, 축구 농구 야구가 다 다르듯, 먹는 방송은 같지만 들여다 보면 다 다른 프로그램"이라면서 유쾌한 해명을 보탰다. 

"제가 20년 전에 MBC에서 건강보감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어요. 이게 최초의 먹방입니다. 다른 먹방 프로그램 따라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아닙니다. 제가 최초로 먹방을 했고, 다른 분들이 다 따라하는 거에요. 이 부분을 여러분이 크게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도시어부>는 먹방이 아닙니다. 낚시 방송이죠. 잡았으니까 먹는 거예요. <한끼줍쇼>도, 시민 분들을 찾아 뵙고 이야기하다 밥을 먹는 거죠. <폼나게 먹자>도 귀한 식재료를 찾는 프로그램이잖아요. 귀한 식재료를 찾아서 갖다 버릴 수는 없잖아요. 먹어야죠. 그래서 먹는 거예요." (이경규) 
 
이경규는 "우리 프로그램 시즌제다. 계속 나가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사랑해 주셔야 폼나게 먹자, 자자, 살자 계속 나올 수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귀한 식재료를 대중화 시키면 공급이 늘어나고 그럼 재배나 양식하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그럼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런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설명을 보탰다. 

김상중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마치 나를 보는 것 같다. 예능의 끼가 어마어마하다"면서 "내게도 <그것이 알고 싶다>처럼 교양적인 부분이 좀 있다. 잘 어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채림과 로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경규는 "우리 프로그램이 잘 안 되더라도 이 네명을 가지고 다른 프로그램을 하자고 했다"면서 "근래 보기 드문 조합이다. 너무 좋고, 행복하게 촬영했으니 결과도 행복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도시어부>에서 마이크로닷과 찰떡 호흡으로 큰 웃음을 준 바 있는 이경규는 이번 <폼나게 먹자>에서는 예능 신인 로꼬를 예능 대세로 키워낼 예정이다. 이경규는 마이크로닷과 로꼬를 비교해달라는 말에 "마닷은 마닷대로, 로꼬는 로꼬대로 매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로꼬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곁에 앉은 로꼬를 추겨세워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방송하면서 힙합, 알앤비하는 젊은 친구들이랑 만나는데 참 좋습니다. 의외로 제게 그런 감성이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하하. 로꼬와 마이크로닷 덕분에 쌈디, 그레이, 크러쉬, 박재범, 자이언티. 이런 음악들을 접하게 됐어요. 제 나이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또, 채림씨 출연은 정말 반가웠어요.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채림씨를 통해서 중국 진출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웃음) 그리고 확실히 아이 엄마라서 그런지 음식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랐어요." (이경규) 

'엄마' 채림 "식재료라는 화두 와닿았다" 
 
채림은 "아이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방송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식재료'라는 화두가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아이가 막 이유식을 시작할 때라 식재료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예능 출연이라) 걱정도 되고 겁도 났지만 호기심이 많았어요. 감독님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고 오라 하시더라고요. 드라마는 대본 읽고 대사 외우면 되지만, 예능은 그게 아니고 정보도 많이 없으니까 (뭘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몰라) 잠이 안 오더라고요. 하지만 막상 촬영하러 와보니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이 너무 편안한 분위기 만들주셨어요. 제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요." (채림) 

<폼나게 먹자>가 첫 방송되는 7일 오후 11시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금요일 밤의 강자 <나 혼자 산다>는 물론, Mnet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tvN <빅 포레스트>, KBS 2TV <댄싱하이>가 모두 같은 날 동시에 첫 방송을 내보낸다. 

특히 로꼬는 <쇼미더머니> 시즌1 우승자. <쇼미더머니>와 동시간대 경쟁을 벌이게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로꼬는 "우승도 했고 프로듀서로도 출연했다. 이젠 내 음악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 없다. 지금 내 관심사는 사라져가는 식재료"라고 진지하게 말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음악도, 랩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음식과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라져가는 식재료를 찾아다니다보니 많은 분들이 봐주셔야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더라. (촬영하면서) 어떤 가치를 느꼈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훈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쇼미1> 우승자 로꼬 "<쇼미>와 동시간대 경쟁? 이제 내 관심사는 식재료" 
 
여러 쟁쟁한 프로그램들 가운데, 시청자들이 <폼나게 먹자>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이경규는 "<나 혼자 산다> 그동안 많이 봤고, <쇼미더머니>도 많이 봤잖아요?"라고 농담한 뒤, "막강한 프로그램이 정말 많아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한 하나의 주제와 스토리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분들에게 먹힌다면 쭉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상중은 자신감 넘치게 "연예대상 수상자와 연기대상 수상자가 만났으니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정 출연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게스트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면서 "어떤 한 계층, 한 연령대의 입맛보다,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한편 <폼나게 먹자>는 100% 사전제작 예능으로 8부작 촬영이 모두 완료됐다. 민선홍 PD는 "사전제작 예능이지만 시청자 반응도 놓치지 않고 반영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부분에서는 시청률과 상관 없이, 꿋꿋하게 방송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웃음이 넘쳤던 <폼나게 먹자> 제작발표회. "웃음에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에 비해 교양적인 면이 많아 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번 보게 되면 채널을 돌리진 않으실 것"이라는 민선홍 PD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첫 회 게스트 아이유를 시작으로, 박세리, 트와이스 다현과 정연, AOA 설현, 토니안 등 스타 게스트가 출연하고, 이원일, 심영순, 최현석, 오세득 등 스타 셰프들이 손맛을 더할 SBS <폼나게 먹자>는 오늘(7일) 오후 11시 1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