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로 전지훈련을 진행한 한양대 축구부

크로아티아로 전지훈련을 진행한 한양대 축구부 ⓒ 한양대학교


"깨지러 간 보람이 있었네요."

정재권 감독이 이끄는 한양대는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의 초청으로 7월 9일부터 24일까지 크로아티아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한양대의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은 독일 함부르크SV의 요청으로 이뤄진 교류전 이후 2년 만이다. 국내 대학팀으로선 흔치 않은 유럽 해외 전지훈련을 다시 다녀온 이유는 무엇일까.

정 감독은 "대학선수들의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기에 해외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학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셔서 크로아티아로 다녀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 목표 설정을 확실히 했다. 선수들에게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고 거듭 강조했다. 낯선 이들과 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배우고, 유럽 구단 관계자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한 수 배운다는 심정으로 한양대는 5번의 연습 경기에서 모든 선수를 투입했다. 승리를 고집했다면 후보 선수들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진 않았을 터다. 정 감독은 모든 선수가 유럽 잔디를 밟으며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깨우치길 바랐다.

 NK고리카와 연습경기를 치른 한양대

NK고리카와 연습경기를 치른 한양대 ⓒ 한양대


"경제적으로 풍족한 독일과 다르게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훨씬 더 간절했다. 우리와 경기를 가졌던 선수들 역시 해외로 진출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 절박함을 우리 선수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지적응을 마친 한양대는 13일 1부 리그 소속인 NK고리카와 첫 번째 연습 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한양대는 예상을 뒤엎고 5-1 대승을 거뒀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첫 번째 경기인 고리카를 크게 이긴 것이 우리에겐 신의 한 수가 됐다. 다른 팀들이 긴장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동양의 낯선 대학팀에게 고리카가 혼쭐이 났다는 소식은 다른 팀들에게 금세 퍼졌다. 2번째 연습 경기인 로코모티브 자그레브는 상당수의 주력 선수 내보내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로코모티브와 경기에서 0-2로 무릎 꿇은 한양대는 이후 바르자빈(0-3), 슬라벤 벨프르(0-3), 디나모 자그레브 U23(1-2)에게 모두 패배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유럽 구단의 프로 마인드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실질적인 목적도 달성했다. 5번의 연습 경기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인 몇몇 선수들은 현지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정 감독은 "구체적인 오퍼를 받은 선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다리치 감독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다리치 감독 ⓒ 한양대


경기력과 취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뜻깊은 추억도 남겼다. 한양대가 크로아티아에 머문 기간 동안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해 응원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바라주딘 방문 당시 다리치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감독의 귀국 환영 역시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다.

크로아티아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온 한양대는 11일 태백에서 열리는 추계연맹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인 단국대를 비롯해 복병 부경대를 상대로 토너먼트 진출을 놓고 경쟁한다.

한양대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진 전지훈련 효과를 추계연맹전에서 쏟아낼 계획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취업과 비전 등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통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췄다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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