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좀처럼 상위권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던 서울은 광복절에 열린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기록했다. 3연승과 함께 슈퍼매치 13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달성한 서울은 승점 32점(8승 8무 7패)으로 3위 수원과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혔다.

최근 서울은 고요한과 윤석영이 공수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서울로서는 기대가 컸던 신진호도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진호의 활약은 팀이나 팬들에게 대단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엔진 그 자체였던 2016 시즌, 그리고 입대

 신진호의 골 세리머니.

신진호의 골 세리머니. ⓒ 한국프로축구연맹/연합뉴스


신진호는 2016년 포항에서 서울로 이적하며 새로운 '검빨'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서울은 신진호를 중심으로 조찬호, 유현, 데얀의 컴백까지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북에 대항할 스쿼드를 구축했다. 최용수 감독은 기존의 아드리아노, 오스마르, 다카하기, 고요한 등과 함께 새로운 선수들로 공격적인 3-5-2 시스템을 구성하며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아드리아노와 데얀이라는 투톱의 역할도 있었지만, 당시 서울의 가장 큰 힘은 역시 중원이었다. 신진호, 다카하기 그리고 주세종으로 이어진 역삼각형 중원은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신진호는 본인의 장점인 날카로운 킥과 패스 능력을 한껏 발휘하며 전방의 공격수들에게 양질의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중원의 조합은 신진호의 공격적인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신진호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신진호는 입단 첫 시즌 중간에 바로 상주로 입대를 해야 했다. 4월 16일 수원FC와의 리그 경기를 끝으로 입대가 결정 됐다. 신진호는 입대 전 마지막 경기에서 완벽한 피날레를 보여줬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득점을 한 신진호는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전했다. 시즌 중간에 곧바로 입대한 신진호는 상주에서도 바로 주전으로 활약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23경기에 출전하면서 도움도 6개나 기록을 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부상으로 어려움이 찾아왔다. 흔히 스포츠 탈장이라 불리는 스포츠 헤르니아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까지 올랐다. 스포츠 탈장은 회복에 꽤 어려움을 겪는 부상이다. 신진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8월에 복귀를 했지만 여전히 컨디션은 들쭉날쭉했다. 경기 출전 수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14경기에 그치며 전 시즌과는 극명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부족했던 경기 영향력, 점차 살아나는 엔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역을 한 신진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과 재계약을 했고, 새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시즌을 준비했다. 특히 서울의 감독이 포항 시절 스승인 황선홍 감독으로 바뀌면서 신진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신진호 스스로도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황선홍 감독과의 재회를 반가워했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표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과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서울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신진호도 입대 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커졌다. 전과 같은 날카로운 모습이 없었다. 결국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서울은 황선홍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고, 이을용 감독 대행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감독 교체 후 서울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슈퍼매치에서 승리하며 드디어 3연승을 기록했다. 제주-상주-수원을 상대로 3연승을 하는 동안 신진호는 2골 1도움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팀의 3번째 득점이자 본인의 이번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신진호는 입대 전 보여줬던 거수경례 세레머니를 펼치며 다시 돌아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상주와의 경기에서 결승골, 수원 전에서는 고요한에게 완벽한 패스를 넣어주며 도움을 기록했다.

신진호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서울의 반등 또한 함께 시작됐다. 도움 1개밖에 없었던 공격 포인트를 본격적으로 쌓아가기 시작했고, 활동량과 날카로운 킥 능력 또한 살아났다. 그야말로 서울의 엔진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날카로워져야 할 신진호의 발끝

신진호의 활약은 앞으로의 서울의 상황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는 중원에서 조영욱, 이상호, 송진형 등 다양한 선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주로 조영욱과 주전으로 출전하지만 때에 따라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중원을 이끈다. 신진호를 중심으로 중원에서 다양한 조합을 가져가는 서울이다. 송진형이 아직까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고 조영욱 또한 어린 선수이기에 더욱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신진호다.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만든 서울이지만 앞으로 만날 상대들 또한 험난하다. 당장 주말에 펼쳐진 전북과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포항(홈)-울산(원정)-강원(원정)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전북과의 지난 경기에서 신진호는 거친 플레이로 퇴장을 당했고 서울은 홈에서 0대4로 대패했다. 신진호가 더욱 절치부심해야 하는 이유다. 신진호의 발끝이 더욱 날카로워진다면 서울의 순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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