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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광복절(8·15) 일제 감시 아래 1920년 3·1 독립만세 운동을 재현한 배화여학교 6명 소녀와 허은 여사 등 177명(여성 26명 포함)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 사진은 '독립군의 어머니' 허은 여사.
 국가보훈처가 광복절(8·15) 일제 감시 아래 1920년 3·1 독립만세 운동을 재현한 배화여학교 6명 소녀와 허은 여사 등 177명(여성 26명 포함)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 사진은 '독립군의 어머니' 허은 여사.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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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여성 독립운동가 후손 이항증씨가 "(과거엔) 여성들의 의식주 해결 덕에 독립운동이 가능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이번 서훈은 문재인 대통령 때에, 처음으로 (국가가)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항증씨는 과거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 '독립군의 어머니'로 알려진 허은 여사의 아들이다. 무장 독립운동을 지원한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과의 오찬·기념사진 촬영 등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더없이 기쁘다"라고 서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으로 독립유공자 및 유가족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표했는데, 여기에는 이번 정부에서 새롭게 발굴·포상된 여성 독립유공자의 후손 5명도 초청됐다(관련 기사: 문 대통령, 광복절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 만난다).

이날 청와대에 초청받은 허은 여사의 아들 이씨는 "독립운동가도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가 해결 안 되면 독립운동을 못한다, 이전엔 한국의 의식주 해결을 여성들이 다 했다"라면서 "여성들이 전부 하루 20시간 넘게 가사 노동을 하고도 유교 문화에선 인정받지 못했다"라고 호소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남녀 평등'이 있지만 (실제로는) 평등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참석한, 여성독립운동가 허은 여사의 아들 이항증씨.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참석한, 여성독립운동가 허은 여사의 아들 이항증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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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 여사는 의병장 허위 선생의 후손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 손자며느리로, 오는 15일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될 예정이다.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실에 따르면 허 여사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받던 중 만 6세가 되던 1915년에 일가족과 함께 서간도로 망명, 이후 1932년 귀국할 때까지 서로군정서 대원들의 군복을 만들어 배급하고 군정서 회의 때 식사를 조달하는 등 공적을 세워 서훈을 받게 됐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연설을 통해 독립운동에 투신한 여성들을 재조명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3.1운동 1주년을 기리며 기숙사 뒷산과 교정에서 일제히 '독립 만세'를 외친 당시 배화여고 학생 여섯 명에게도 대통령 표창을 드리게 됐다"라며 "선열들의 독립운동, 민족의 독립과 애국이라는 대의 앞에 신분과 지위 그리고 성별의 구분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관련해 국가보훈처는 "3·1 운동 1주년을 맞아 일제가 만세 시위 재현을 우려해 서울 시내 곳곳에서 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어린 여학생들이 과감하게 결행한 만세시위라는 점이 주목된다"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도 여성 독립유공자 발굴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문재인 정부 광복절 행사의 다른 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특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안중근의 증손 토니안 씨, 김규식의 손녀 김수옥 씨, 박은식의 손자 박유철 씨, 이회영의 손자 이종광 씨, 이상룡의 증손자 이항증 씨.윗줄 왼쪽부터 허위의 현손 소피아 씨. 안중근의 외증손 이명철 씨, 최재형의 증손 쇼르코프 알렉산드로 올레고비치 씨, 문 대통령, 김 여사, 이회영의 손자 이종찬 씨, 이동휘의 증손 황 엘레나 씨, 피우진 보훈처장
▲ 특별기념촬영하는 문 대통령과 독립운동가 후손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특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안중근의 증손 토니안 씨, 김규식의 손녀 김수옥 씨, 박은식의 손자 박유철 씨, 이회영의 손자 이종광 씨, 이상룡의 증손자 이항증 씨.윗줄 왼쪽부터 허위의 현손 소피아 씨. 안중근의 외증손 이명철 씨, 최재형의 증손 쇼르코프 알렉산드로 올레고비치 씨, 문 대통령, 김 여사, 이회영의 손자 이종찬 씨, 이동휘의 증손 황 엘레나 씨, 피우진 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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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박근혜 정부의 광복절 행사와 문재인 정부의 광복절 행사가 다르다"라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행사는 조금 형식에 너무 치우친 것 같았다, 반면 문 대통령 행사에는 조금 더 솔직한 점이 있다고 느낀다"라는 것이 임정 100주년 기념관 건립위원장이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씨의 소감이다. 기자들이 '현 정부의 보훈 정책을 어떻게 보는지' 묻자 그는 "문 대통령 취임 뒤, 유족들로서는 대단히 사기가 앙양(昂揚: 정신·사기 따위가 드높아짐)되고 있다"라면서 감사를 표했다.

백암 박은식 선생의 손자이자 현 광복회장인 박유철씨는 "(과거와) 달라진 게 느껴진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 후손을, 원체 약자를 도우시려 애쓰시는 분"이라며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쓰시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뵙게 돼 정말 반갑다"라고 말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독립운동 쪽에서는 건국절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대통령께서는 그에 굉장히 확실하고 철학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독립운동 쪽 후손들이 그간 (소외돼) 혜택받지 못한 게 있었는데, 1년 전 '독립유공자 손자·손녀' 등 후손들의 생활 지원을 약속한 뒤 그대로 실행하셨다"라며 "저 개인적으로도 감사하지만 많은 후손이 이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태그:#여성 독립운동가, #여성 독립운동, #문재인 대통령 , #문 대통령, #독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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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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