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리그 스페인 라리가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라리가 2018-2019 시즌은 18일 오전 3시 15분(이하 한국시각) 지로나 FC와 레알 바야돌리드의 대결로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라리가는 이미 13일 오전 5시 모로코 탕헤르에서 열린 2018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와 세비야 FC의 맞대결로 예열을 마쳤다. 바르사가 예상대로 세비야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결과와는 별개로 바르사는 선제 실점을 얻어 맞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라리가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VAR 시스템도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본격적인 리그 시작 전부터 흥미로운 장면이 속출한 라리가의 올 시즌 주목해야 할 키워드 3가지를 살펴본다.

바르사 2연패 유력? 만만치 않은 ATM의 도전

지난 시즌 챔피언 바르사는 꽤나 만족스러운 이적 시장을 보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파울리뉴가 팀을 떠났지만, 즉시 활용이 가능한 클레망 랑글레와 말콤을 비롯해 아르투로 비달 등을 품에 안았다. 전력 외로 판단된 예리 미나, 안드레 고메스 등은 이적 혹은 임대 형식으로 다른 팀으로 보냈다.

기존 전력의 핵심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테어 슈테켄 등이 건재한 상황이기에 바르사의 2연패가 유력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 3시즌 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한 바르사는 전 포지션에 걸쳐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챔피언스리그 왕좌 복귀를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라리가 패권도 계속 쥐고 있으려는 심산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바르사의 우승 확률이 높지만 경쟁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올 시즌 바르사의 대항마로 꼽히는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아래 ATM)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ATM은 진행 중이던 세대 교체의 방점을 이번 시즌에 찍을 준비를 마쳤다.

페르난도 토레스, 가비 등 노쇠화를 겪고 있던 선수들을 놔주고 토마 르마를 영입해 약점으로 꼽히던 측면 보강에 성공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도 영입했다. 베테랑 디에고 고딘이 중심이 된 '철의 포백'과 코케와 사울 니게스가 완전히 자리 잡은 허리 라인의 밀도는 세계 정상급이다.

2013-2014 시즌 ATM이 챔피언에 등극했던 흐름과 유사하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 선수단도 신구조화가 확실했다. 또한 성장세에 있던 선수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 결국 ATM은 바르사를 누르고 라리가의 왕이 됐다. 올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공격 자원들이 어느 수준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유벤투스로 떠나 보낸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는 조용히 시즌을 준비 중이다. 호날두 부재 상황에서 유독 활약이 뛰어났던 '작은형' 가레스 베일의 대폭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확신보다는 불안감이 크다. 지네딘 지단의 후임으로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감독이다. 영입 가능 기간이 남았지만 이적 시장 행보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레알의 리그 타이틀 탈환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유일한 '태양' 메시? 득점왕 도전자는 누가 될까

'메시 동점골' 바르사, 첼시와 1-1 무승부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첼시와의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동점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메시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첼시의 골망을 가르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1차전을 1-1 무승부로 마친 바르셀로나와 첼시는 내달 15일 캄프 누에서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 EPA/연합뉴스


라리가에 떠 있던 두 개의 '태양' 중 하나였던 호날두가 이탈리아로 떠났다. 이제 라리가에는 유일한 '태양' 메시만 남았다. 사실 라리가 자체만 놓고 보면 호날두도 메시에게는 한 걸음 밀렸을 정도다. 득점왕을 비롯한 라리가의 모든 개인 타이틀이 메시에게 향할 공산이 크다.

경쟁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단 ATM의 '야수' 디에고 코스타가 있다. 가공할 만한 파워와 단호한 결정력으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코스타는 2013-2014 시즌에 라리가 득점 순위 3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 27골을 잡아낸 코스타와 득점 1위 호날두의 격차는 단 4골 차이였다. 코스타는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서 자신의 건재함도 과시했다.

그러나 코스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과거만큼의 스피드는 내지 못하고 있다. 언제나 공격 일변도인 바르사의 철학 아래에서 뛰는 메시와 달리 코스타의 소속팀 ATM은 기본적으로 수비를 중시한다. 득점 기회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갈수록 확대되는 공격 파트너 앙투안 그리즈만의 영향력도 코스타 개인 득점에 있어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마드리드 더비' 1-1 무승부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마드리드 더비'는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틀레티코의 그리즈만이 각각 1골씩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승점 1점 확보에 그친 레알은 19승 7무 5패(승점 64)를 기록하며 리그 4위로 내려앉았다. 아틀레티코는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 ⓒ EPA/연합뉴스


레알은 메시의 도전자로 베일을 내세우고 있다. 폭발적인 속도와 높은 점프력, 거리를 가리지 않는 왼발 슈팅을 장착한 베일은 능력 자체만 놓고 보면 호날두에 이어 메시를 견제할 확실한 경쟁자다. 컨디션 좋은 베일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베일은 부상이 잦다. 빈번한 부상 탓에 컨디션 기복도 큰 편이다. 레알에서의 커리어에 최대 방해 요소였던 부상 악령에게 이번에도 발목이 잡히면 다가오는 시즌은 용두사미 시즌으로 종료될 것이다.

한편 메시의 팀 동료 루이스 수아레스도 하나의 변수다. 2016년 피치치(라리가 득점왕에게 수여하는 상) 수상자 수아레스는 치명적인 공격수다. 예전처럼 홀로 득점을 만드는 것은 버겁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날카로움은 여전하다. 라리가 득점왕 경쟁은 바르사의 집안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이강인과 백승호, 라리가 입성 5호 한국인 선수는 누구?

올 시즌 라리가도 3강 구도가 유력하다. 그럼에도 중상위권 경쟁과 내심 3강 구도에 균열을 가하고자 하는 팀들의 도전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발렌시아 CF, 비야레알 CF, 레알 베티스 등은 지난 시즌의 호성적을 유지하고자 한다. 반면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던 셀타 비고와 아틀레틱 빌바오는 반전을 노린다.

이들의 경쟁도 주목해야 할 요소지만 한국 팬들의 더 큰 관심사는 따로 있다. 바로 이번 시즌에 라리가 입성 5호 한국인이 탄생하느냐에 대한 여부다. 현재 흐름상 2018년은 이천수부터 시작해 김영규에서 끊겼던 한국인 선수 라리가 입성의 계보가 다시 시작될 확률이 높다.

 지난 12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발렌시아CF와 바이엘 레버쿠젠의 경기. 발렌시아CF 소속 이강인 선수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발렌시아CF와 바이엘 레버쿠젠의 경기. 발렌시아CF 소속 이강인 선수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발렌시아 소속의 이강인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강인은 이제 만 17세의 선수지만 발렌시아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프리시즌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지난 12일에는 프리시즌 경기였지만 1군 데뷔골도 뽑아냈다.

당장 주전으로 활용될 여지는 적지만 교체 멤버 정도로는 충분히 선택 받을 수 있다. 이강인을 향한 팀의 기대가 워낙 크기에 그라운드를 밟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이강인의 데뷔는 그동안 실패로 끝났던 한국인 라리가 도전기의 재시작이자 가장 화려한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승호도 라리가 데뷔가 유력하다. 지난 시즌 지로나의 2군 멤버로 활약했던 백승호는 계약 조건에 따라 올 시즌 지로나 1군에 합류했다. 오히려 이강인보다 빠른 데뷔가 예측됐지만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지난 7월 초 부상을 당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지로나의 프리시즌도 날렸다.

설상가상으로 백승호를 중용할 것으로 여겨졌던 파블로 마친 감독이 떠나고 에우제비오 사크리스탄이 지휘봉을 잡았다. 새로운 감독 부임으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시점에 부상을 당한 백승호다. 최근에 당한 부상이 안타까운 이유다.

한국인 5호 라리가 데뷔 선수는 이강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차차 자연스럽게 백승호도 라리가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 백승호는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무대에서 성장했고 2군 활약을 통해 팀에 어느 정도 녹아든 선수다. 시기만 미뤄졌을 뿐 백승호의 라리가 데뷔는 현실적인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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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개막 바르사 메시 이강인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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