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맨체스터 시티(아래 맨시티)의 독주 체제가 두드러졌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인 승점 100점을 달성했다. 106골을 넣고 겨우 27실점만 내줬다.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81점)과는 무려 19점 차였다.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 시즌이었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여름 이적 시장은 8월 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개막전이 열리기 하루 앞선 오는 10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문을 닫는다.

이적 시장 마지막까지 활발한 영입과 방출이 예상되지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의 스쿼드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난 상태다.

아무래도 맨시티의 아성을 뛰어 넘을 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 공영 방송 'BBC'의 축구 전문가 24명은 올 시즌 우승팀으로 대부분 맨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맨시티는 무려 21표를, 리버풀은 3표를 받는 데 그쳤다.

펩시티, EPL 2연패 도전장

맨시티, EFL컵 4강 1차전서 브리스톨시티에 2-1 역전승 맨시티는 지난 1월 9일 열린 EFL컵 4강 1차전서 브리스톨시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은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 EPA-연합뉴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데뷔 시즌 리그 3위에 머무르며 혹독한 프리미어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모두가 과르디올라의 전술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2년이면 충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약점이었던 수비진을 새롭게 개편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스쿼드를 채워나갔다.

경기 상황에 따라 3-5-2, 3-4-2-1, 4-1-4-1, 4-3-3 등 변화무쌍한 팔색조 전술을 운용하며 상대를 압도했고, 중앙 미드필더 파비앙 델프를 레프트백으로 변신시키는 혜안을 발휘하기도 했다. 미완의 대기였던 라힘 스털링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고 한 단계 진일보하며 맨시티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2년차로 접어든 과르디올라 감독의 디테일한 전술에 선수들이 적응하면서 맨시티는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결국 맨시티는 모든 이들의 비웃음을 뿌리치고 당당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 최대한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시도했고, 빠른 공수 전환과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어우러지며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

올 시즌도 맨시티의 압도적인 우승이 점쳐진다. 뚜렷한 스쿼드의 이탈이 없었고, 지난 시즌 다소 주춤한 베르나르두 실바, 벵자멩 멘디가 프리미어리그 적응력을 높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09년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2연패에 성공한 팀이 한 차례도 없었다. 맨유가 2006-07시즌부터 3연패를 차지한 이후 첼시, 맨유, 맨시티, 맨유, 맨시티, 첼시, 레스터 시티, 첼시, 맨시티가 차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맨시티는 리그 2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적 시장 승자' 리버풀, 내친 김에 우승까지 넘본다

이번 오프 시즌을 가장 활발하게 보냈다. 리버풀은 어느 때보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 이후 리버풀은 가파르게 성장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제 시선은 1990년 이후 28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여름 약점이었던 퍼즐조각을 잘 채워넣으며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는게 고무적이다.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쏟아부으며 AS 로마의 알리송 베커를 영입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시몽 미뇰레, 로리스 카리우스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리송은 나이가 젊지만 안정감에 있어서는 최정상급이다. 지난 시즌 AS 로마에서 맹활약했고,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낙점받으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 EPA/연합뉴스


이뿐만 아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비 케이타, 파비뉴를, 2선은 제르당 샤키리를 스쿼드에 추가했다. 많은 활동량과 공수를 겸비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가세함에 따라 다소 빈약한 스쿼드 뎁스를 두텁게 만들었다. 샤키리의 영입도 호평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의 삼각편대를 뒷받침할 백업 자원으로 으뜸이다.

리버풀은 프리 시즌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총 9경기를 치르면서 7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맨시티(2-1승), 맨유(4-1승)전 승리가 포함돼 있다.

지난 5일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주전이 출동한 나폴리를 5-0으로 대파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프리시즌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지만 리버풀은 시즌 초부터 제대로 된 동력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맨유-토트넘, 소극적인 영입

맨유와 토트넘은 지난 시즌 4위권에 진입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올 시즌 두 팀의 전망은 어둡다. 영입만이 능사는 결코 아니지만 올 여름 유독 조용한 오프 시즌을 보낸 탓에 별다른 전력 상승을 꾀하지 못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주제 무리뉴의 2년차 효과를 기대했지만 정작 성과는 없었다. 리그에서는 맨시티의 독주에 밀리며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오프 시즌 폭풍 영입이 예상됐는데 오히려 리버풀보다 못한 여름을 보냈다. 맨유는 프레드, 디오고 달로트를 영입하는 데 머물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 ⓒ EPA/ 연합뉴스


마커스 래시포드가 등번호 10번을 배정받았고, 좌우 측면 풀백은 여전히 30대 노장 애슐리 영, 안토니오 발렌시아에 의존하는 게 맨유의 현주소다. 가뜩이나 무리뉴의 세 번째 시즌은 언제나 신통치 않았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토트넘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시즌 동안 모두 빅4에 성공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뻗어나갈 힘이 부족하다. 토트넘은 매년 여름 적극성이 결여된 영입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나마 낮게 형성된 주급 체계를 변화시키고, 기존의 주전들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내부 단속에 힘을 쏟은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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