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두산의 7대1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두산 마무리 김승회와 포수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7.19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두산의 7대1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두산 마무리 김승회와 포수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7.19 ⓒ 연합뉴스


이미 1위 경쟁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킨 두산 베어스가 2위권 팀들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두산이 장기간 연패에 빠지는 동시에 2위권 팀들이 연승을 달리지 않는 이상 이 격차를 뒤집을 방법은 없다.

두산은 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6-4로 승리하며 시즌 69승(36패)째를 기록했다. 5.1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 유희관은 시즌 6승째를 챙겼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역전 적시타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 2연전에서 모두 패배하며 분위기가 잠시 주춤했으나 한 주를 시작하는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정규 시즌 70승 고지 선점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에게 정규시즌 70승 고지 선점이 갖는 의미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두산이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70승을 달성하는 팀이 될 듯하다. 이는 구단 역사상 1995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1995년에는 121경기, 2016년에는 110경기 만에 70승을 달성했기 때문에 8일 한화전~11일 롯데전 사이에 승리가 나온다면 구단 역대 최소경기 70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그렇다면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 70승 기록을 보유한 팀은 어느 팀일까. 바로 1985년 삼성 라이온즈다. 김시진, 김일융, 이만수 등의 활약이 눈에 띈 1985년의 삼성은 가파른 페이스로 단 101경기 만에 70승 고지를 밟았다. 막강한 화력으로 리그를 지배했던 2000년 현대 유니콘스(103경기), 1993년 해태 타이거즈(105경기)가 그 뒤를 잇는다.

4위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8년 SK 와이번스(106경기)다. 2007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SK 왕조가 절정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기였다. 만약 8일 한화전에서 두산이 승리를 거둔다면 2008년 SK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인공이었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두산보다 페이스가 느린 편이었다. 2017년 8월 2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정규시즌 70번째 승리를 달성했는데, 114경기 만이었다. 후반기 들어 두산의 추격을 받으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한 때였다.

역대 정규시즌 70승 선착 시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8.6%(22/28)에 달했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64.3%(18/28)였다. 특히 두산은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한 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확률에 불과하지만 두산에게 의미 있는 수치인 이유다.

사실상 선두경쟁은 끝, '93승' 2016년 두산 뛰어넘을까

선두 경쟁이 사실상 끝난 가운데, 현재 두산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2016년 두산도 지금 못지않게 강력한 팀이었다. 144경기 93승 1무 50패, 승률 0.650으로 2위 NC와는 무려 9경기 차까지 벌어진 상태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두산은 현재의 페이스라면 2016년의 두산과 비슷한 승수를 쌓아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승률(0.657)만 유지하더라도 2016년 두산보다 좋은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남은 39경기에서 5할 정도의 승률, 다시 말해 20승만 챙겨도 89승으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다.

특히 오는 9월에는 군 제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2015년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을 비롯해 이흥련, 최용제, 윤명준, 허준혁 등 당장 팀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들이다. 특히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 주전 포수 양의지 등 일부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다면 군 제대 선수들의 가세는 분명 의미가 있다.

1위라는 순위보다도 남은 경기에서 두산이 어떤 기록을 세울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그건 김태형 감독도,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2010년대 초반 삼성의 왕조 자리를 현재 두산이 이어받고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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