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두산 베어스가 5연승 뒤 2연패에 빠졌다. 25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5-11로 완패했다. 이날 두산의 패인은 15피안타 3피홈런 4사사구 11실점으로 무너진 마운드에 있다. 특히 선발 유희관이 1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투구수 33개)으로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경기 초반 주도권을 너무도 쉽게 빼앗겼다.

 25일 문학 SK전에서 1이닝 4실점 후 강판된 두산 유희관

25일 문학 SK전에서 1이닝 4실점 후 강판된 두산 유희관 ⓒ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1회말 노수광의 우중월 3루타에 이어 한동민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때 1사가 되며 누상에서 주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새롭게 출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로맥의 1루수 쪽 내야 안타로 다시 위기가 시작되었다. 우측으로 타구가 향할 경우 투수는 자동적으로 1루로 향해 베이스를 커버해야 하지만 유희관의 1루 커버는 늦었다. 유희관이 수비 실수로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2사를 잡는 동안 2개의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가 된 뒤 유희관은 최항에 2타점 좌중간 적시타, 김성현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3실점해 0-4로 벌어졌다. 유희관의 작은 수비 실수 하나가 빅 이닝이라는 나비 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2회말 시작과 함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좌완 이현호를 투입했다. 유희관은 1회말만 소화하고 교체되어 패전 투수가 되었다. 1이닝 조기 강판은 선발 투수 유희관에 대한 벤치의 신뢰가 예전같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희관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7.05로 매우 부진하다. 현재까지 89.1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7점대 평균자책점은 너무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KBO리그 28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인 김원중(롯데)의 7.18에 비견되는 수준으로 리그 선발 투수 중 최하위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두산 유희관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두산 유희관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유희관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시즌 개막 이후 유희관은 5월 4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7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8.64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1.029로 크게 부진한 끝에 다음날인 5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열흘간의 재정비를 거친 유희관은 5월 15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유희관은 1군 복귀 후에도 예년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6월말 이후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 6월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는 6이닝 6피안타 1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KIA에 연장 10회 끝에 4-7로 역전패했지만 유희관의 호투는 부활의 신호탄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다음 등판인 7월 6일 잠실 삼성전에서 5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 대폭발에 힘입어 두산이 13-6으로 승리해 승리 투수는 되었지만 투구 내용은 불만족스러웠다. 이어진 12일 수원 kt 위즈전에는 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1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유희관은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한숨을 돌렸지만 25일 경기의 1이닝만의 강판과 패전으로 소위 '퐁당퐁당'이 이어지고 있다. 2경기 연속 호투가 사라진 상태다.

 6월말 이후 2경기 연속 호투가 없는 두산 유희관

6월말 이후 2경기 연속 호투가 없는 두산 유희관 ⓒ 두산 베어스


속구 평균 구속이 130km/h에 미치지 못하는 유희관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KBO리그의 대표적 선발 투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점이던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 올시즌 9이닝 당 평균 볼넷 2.2를 기록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경기에서도 1회말 허용한 2개의 볼넷이 모두 실점과 직결되었다.

두산은 린드블럼(14승 2패 평균자책점 3.68), 후랭코프(12승 2패 평균자책점 2.68), 이용찬(10승 2패 평균자책점 3.21)으로 이어지는 1, 2, 3선발이 매우 탄탄하다. 하지만 믿었던 장원준(3승 6패 평균자책점 10.48)과 유희관의 부진은 선두 독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다. 선발 탈락 위기에 몰린 유희관이 향후 기복을 딛고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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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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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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