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가장 강한 방패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과 LG가 어린이날 시리즈 이후 오랜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1위와 3위, 격차는 10경기 차로 크게 벌어져 있지만 두 팀 모두 올 시즌 QS(퀄리티스타트) 49회(리그 1위)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선발진의 힘으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첫 날부터 '토종 에이스' 이용찬, '외국인 에이스' 소사를 예고하면서 이번 시리즈를 반드시 가져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두산으로선 토요일 등판 예정인 장원준과 일요일 선발 후랭코프 모두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아 기선제압이 필요하고, LG는 앞선 5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만큼 두산전 첫 승이 간절하다.

역투하는 선발투수 이용찬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2018.7.11

▲ 역투하는 선발투수 이용찬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 선발 소사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LG 선발 소사가 역투하고 있다.

▲ LG 선발 소사 지난 5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LG 선발 소사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 팀의 장점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공-수-주 3박자가 탄탄한 두산은 디테일한 야구로, 후반기 첫 시리즈를 스윕으로 장식한 LG는 물오른 분위기로 이번 시리즈를 가져가려고 한다.

60승 선착에 성공한 두산, '디테일 야구'로 2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KT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던 두산은 롯데와의 후반기 첫 경기도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다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가 등판했으나 3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고, 7월 초 선수단에 합류한 외국인 타자 반슬라이크는 침묵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튿날,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린드블럼이 8이닝 7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김재환과 김재호가 멀티히트로 호투에 화답했다. '주장' 오재원은 8회말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쏘아올리며 5-4로 승리, 값진 1승을 따냈다.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두산 특유의 '디테일'이 빛났다. 1회말 박건우의 선제 솔로포로 포문을 열더니 3회말 최주환의 희생플라이와 6회말 오재원의 1타점 적시타로 야금야금 점수를 뽑아냈다. 수비에서는 허경민, 김재호, 오재원, 최주환 등 내야수 전원이 집중력 있는 수비로 실책 한 개 없이 선발 유희관을 도왔다. 8회말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4점을 더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고, 결국 7-1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올시즌 내내 수비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최소실책 1위(44개), 수비율 1위(0.987), 양의지와 박세혁이 지키는 안방의 도루 저지율 또한 1위(0.400)다. 이러한 팀의 조직력은 접전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도 팀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 마련이다.

19일자로 반슬라이크가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팀 전력이 약해졌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파레디스가 방출된 이후 기존의 야수들이 독주 체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전적 5승으로 올 시즌 맞대결에서 좋은 기억만 가득했던 두산은 짜임새 있는 야구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린다.

'후반기 첫 시리즈 스윕' 산뜻하게 출발한 LG, 이번에도 분위기를 믿는다

전반기를 끝내면서 의문부호를 떼어내지 못한 LG는 고민을 안고 후반기를 출발했다. 첫 상대가 LG 못지않게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넥센이었기 때문에 위닝시리즈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윌슨-차우찬-임찬규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2승 이상을 챙기는 게 이들의 목표였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첫 날 경기에서 윌슨의 호투로 기분 좋게 승리를 거뒀고, 이튿날에는 차우찬이 4이닝 동안 피홈런 두 개를 포함해 7피안타 4사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8회초 정상호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유강남이 극적인 역전 만루포를 터뜨리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고, 마무리 정찬헌이 끝까지 팀의 리드를 지켰다. 덕분에 두 경기 만에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마지막 경기는 다소 싱거웠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승선 이후 흐름이 주춤했던 임찬규와 커리어하이 시즌을 바라보는 최원태의 맞대결이었으나 3회초 이천웅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유강남의 투런포까지 무려 7점이 쏟아졌다. 결국 넥센 선발 최원태는 3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7이닝을 버틴 임찬규의 호투 속에 8-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올 시즌 넥센과의 상대 전적은 10승 2패가 됐고,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넥센전 우위를 확정했다.

쉽게 뚫리지 않는 방패와 함께 최근 타자들의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는 게 반가울 따름이다. 이번 달 LG의 팀 타율은 0.305(3위), 팀 홈런 15개(4위)로 특히 4할5리의 타율을 기록한 유강남(과 김현수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할 후반대 이천웅(0.394), 채은성(0.375) 또한 팀의 큰 보탬이 되는 중이다.

올 시즌 두산과의 5경기에서 4할9리의 타율로 팀 내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김현수가 친정팀 공략 선봉장에 나선다. 두산에게 이긴 적은 한 차례도 없으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2위 한화와의 승차가 두 경기 차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반드시 위닝시리즈를 가져와야 하는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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