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올스타의 승리로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울산 문수 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과 선수들이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도 야구 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14일 오후 울산 문수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한화, LG, 넥센, KIA, NC)가 드림 올스타(두산, SK, 삼성, 롯데, KT)를 10-6으로 꺾고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 3년간 승리와 인연이 없었던 나눔 올스타는 4년 만에 올스타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5회말까지 앞서나간 나눔 올스타, 6회초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2회초 호잉의 선제 솔로포로 포문을 연 나눔 올스타는 유강남의 투런포로 승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3회초 김하성의 솔로포, 4회초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로 스코어가 5-0까지 벌어졌고, 올 시즌 올스타전도 지난 시즌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6회초, 드림 올스타 김태형 감독이 구원 투수 강백호 카드를 꺼내들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고등학교 시절 투수로 뛴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마운드에 오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스타전에서 투수 데뷔전을 치르게 된 강백호는 오지환과 이용규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무려 150km까지 찍혔다. 단 두 타자만을 상대하고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겨줬으나 임팩트만큼은 강렬했다. 그리고 그의 등판은 6회말 또 다른 볼거리를 낳았다.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였던 강백호가 좌익수로 수비 위치를 변경하면서 최주환의 자리였던 지명타자가 소멸됐다. 다시 말해, 6회초에 등판한 박치국이 그 자리를 채워야 했고 6회말 무사 2루에서 박치국이 들어섰다. 모두가 큰 기대를 하지 않던 그 때, 상대 투수 이보근의 4구째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득점에 성공하며 드림 올스타의 동점에 크게 기여했다.

6회말에만 5점을 뽑아낸 드림 올스타의 상승세는 그리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았다. 7회초 호잉과 송광민의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은 나눔 올스타는 8회초 김하성의 쓰리런포에 힘입어 10-5로 달아났다. 드림 올스타는 9회말 김성현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했으나 정우람이 2사 1루에서 나종덕을 삼진 처리, 경기를 끝냈다.

점수 차는 작지 않았으나 경기 내용만큼은 작년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강백호의 등판과 드림 올스타 구원 투수들의 타석 소화 등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퍼펙트히터와 MVP 2관왕, 올스타전은 김하성의 무대였다

홈런 한 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기록한 호잉은 우수타자상을 수상했고, 1.1이닝 동안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윤동은 우수투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MVP 부문에서는 홈런 두 개를 터뜨리고 오재원과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김하성에게 돌아갔다. 본 경기에 앞서 열린 퍼펙트히터(3점)에 이어 MVP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4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빛난 별은 '거포 유격수' 김하성이었다. 첫 타석부터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올린 김하성은 이 날 나눔 올스타가 7-5로 앞선 8회초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포를 터뜨렸다. 미스터 올스타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결국 나눔 올스타가 끝까지 리드를 지켰고, 김하성에게 MVP의 영광이 돌아갔다.

기자단 투표 결과 52표 중에서 김하성이 26표를 획득했다. 김하성 못지않게 활약한 호잉은 25표를 얻어 아쉽게 MVP를 놓쳤다. 3회초 투런포를 기록한 유강남은 1표를 얻는 데에 그쳤다.

즐거운 퍼포먼스 선보인 선수들, 즐거운 추억 뒤로한 채 후반기 돌입 준비

지난해보다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큰 여운을 남긴 것은 역시나 강백호의 투구와 박치국의 타격이었다. 투구를 마친 강백호는 7회말 내야 안타 출루 이후 도루까지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투구와 타격, 주루까지 강백호이기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박치국은 김성한(1982년, 1985년 두 번)과 장명부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올스타전에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 사례를 남겼다. 박치국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에도 구원 투수로 등판한 장필준, 함덕주가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를 휘둘렀다.

두 선수 이외에도 홈런을 친 김하성과 2루수 오재원의 '꼰대 퍼포먼스'가 웃음을 유발했고, 노수광은 2회말 본인의 별명인 '노토바이'에 맞춰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타석에 진입했다. 비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장해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했다.

5회말 종료 후 치러진 홈런 레이스 결선에서는 서든데스 끝에 이대호가 호잉을 꺾고 '홈런왕'이 됐다. 지난해 로사리오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한을 다 풀었다. 반면,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친 호잉은 좀처럼 홈런 레이스에서 힘을 내지 못하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즐거운 퍼포먼스과 담장을 넘기는 타구들로 울산 문수 야구장을 뜨겁게 달군 선수들은 14일과 15일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오는 17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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