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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서출지) 진흙탕 속에서 신비로운 꽃을 피우는 연꽃은 불교에서는 석가모니의 상징으로, 성리학에서는 도학자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 연꽃(서출지) 진흙탕 속에서 신비로운 꽃을 피우는 연꽃은 불교에서는 석가모니의 상징으로, 성리학에서는 도학자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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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 진흙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깨끗이 씻겨도 요염하지 않다. 줄기의 속은 허허롭게 비우고도 겉모습은 반듯하게 서 있으며, 넝쿨지지 않고 잔가지 같은 것도 치지 않는다. 그 향기는 멀리서 맡을수록 더욱 맑으며, 정정하고 깨끗한 자세, 높이 우뚝 섰으니 멀리서 바라봐야 할 것이고, 가까이서 감히 만지고 희롱할 수는 없다.
- 주돈이, <애련설> 일부

가을 맑은 호수 푸른 물 흐르는데 / 연꽃 핀 깊은 곳에 목란배(蘭舟) 매 두고 / 님 만나 물 건너로 연밥 던지다가 / 저 건너 다른 사람에게 들켜 반나절 부끄러웠네 /
- 허난설헌, <채련곡>


불가와 도가의 형이상학적 철학을 받아들여 성리학의 기반을 닦은 학자인 중국 송나라의 주돈이는 연꽃을 군자에 비유하여 청정하고 아름다운 연꽃을 도학자의 품격으로 끌어올렸다. 그에 비해 조선의 허난설헌은 연밥(연꽃 열매)을 따는 여성의 꾸밈없는 행동과 사랑의 표현을 간결하게 묘사했다.

개인적으로 연꽃이라는 대상을 두고 철학적인 눈높이에서 최고의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 학자의 표현보다는 연밥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여성의 솔직한 묘사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물론 중국의 성리학자들과 이를 받아들인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주돈이의 애련설을 최고의 명문장으로 꼽고 암기까지 했지만.

궁남지 연꽃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 궁남지 연꽃 단지의 홍련
▲ 궁남지 연꽃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 궁남지 연꽃 단지의 홍련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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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여름에 피는 꽃 하면 연꽃과 백일홍, 맥문동 등을 이야기한다. 이들 중 역사가 깊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꽃은 단연 연꽃이다. 불교에서는 흙탕물에서 자라면서도 신비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을, 속세에서 자라고 살았지만 속세의 때에 물들지 않고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석가모니에 비유한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연꽃이 순수한 사랑을 의미했고, 연밥을 따서 사랑하는 상대에게 주는 관습도 있었다. 허난설헌의 한시도 이런 풍습에서 나왔다.

그 외에 연잎과 연밥은 식량으로도 유용했으니 고여 있는 물웅덩이를 '못'이 아니라 '연못'이라고 부른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제는 연꽃이 없어도 모두 연못이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연못이 있고, 연꽃이 아름답게 피는 연못도 정말 많다. 아예 연꽃 단지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역사의 스토리가 담긴 연못은 많지 않다. 그래서 역사가 담긴 아름다운 연못을 두 곳 소개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인 부여 궁남지와 천년 신라의 역사를 담은 경주 서출지이다. 

궁남지  포룡정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연못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 궁남지 포룡정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연못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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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향기가 서린 1400년 전 인공 연못, 궁남지

백제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 백제를 세운 족속의 이름이자 왕의 성씨이기도 한 '부여'는 성왕 때 '남부여'라는 국호로 되살아나기도 했는데, 지금은 동네의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요즘 부여는 과거의 화려했던 위용을 일부 되찾고 있다. 규모가 큰 백제 문화 단지의 건립이나 명사 초청 역사 문화 탐방 코스 개발, 다양한 관광 인프라 확대 등 많은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인공 연못인 궁남지의 개편과 홍보도 그런 노력 중 하나이다.

궁남지는 사적 제 135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무왕 35년(634)조에 "3월에 궁성(宮城)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여 리나 되는 먼 곳에서 물을 끌어들였으며, 물가 주변의 사방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方丈仙山)을 본땄다"라고 되어 있다.

이 기록을 근거로 궁 남쪽에 만들었다 하여 궁남지라 부른다. 현재는 원래의 연못보다 축소되었으리라 추정한다. 지금도 작은 저수지라 할 정도로 연못이 작지 않은데, 그 당시 궁남지가 지금보다 규모가 컸다면 당시 사람들에게는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더구나 역사적으로 1400년 가까이 된 연못이다.

궁남지 홍련  궁남지 연꽃들은 8월까지도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 궁남지 홍련 궁남지 연꽃들은 8월까지도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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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왕은 대규모 건축 사업으로 유명한 왕이다. 지금도 거대해 보이는 익산 미륵사지가 무왕 때의 사업이었다. 신라에 선덕여왕이 있었다면 백제에는 무왕이 있었다고 할까. 둘 다 대규모 건설 사업에는 한 가닥(?) 했던 왕들이다. 두 왕이 재위했던 시기도 일부 겹치는데, 대규모의 건축 사업이 주로 불교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무왕 때 만들어진 연못이라 그런지 이곳에는 무왕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궁궐에서 혼자 나와 살고 있는 어느 여인이 이 연못에 사는 용과 교통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나중의 무왕이라는 전설이다.

물론 궁남지를 만든 장본인이 무왕이니, 이는 후세에 만들어진 전설이다. 혼자 사는 여인이 용이나 신성한 동물과 통하여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은 고대 국가의 왕들에 흔히 나타나는 전설이며, 후대의 영웅이나 승려들에게조차 적용되는 꽤 흔한 전설이다. 그러니 이 전설은 무왕과의 관련성과 신성성을 강조한 전설인 셈이다.

궁남지 포룡정  1971년에 세워진, 연못 속 정자이다. 연못 사방이 모두 조망되어 시원스럽다.
▲ 궁남지 포룡정 1971년에 세워진, 연못 속 정자이다. 연못 사방이 모두 조망되어 시원스럽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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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궁남지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타원형으로 둥그스름하면서 가운데 작은 섬이 있고, 연못가에 버드나무가 운치 있게 늘어져 있다. 풍경의 포인트가 되고 있는 섬의 다리와 정자 포룡정은 1971년에 세워졌다.

멀리서 보면 이 다리와 정자의 모습이 낭만적이며, 그림처럼 보기 좋다(어떤 분은 백제의 단아한 옛 멋이 좋다고 했는데, 사실 백제 당시와는 규모도 다르고 당시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현대적 모습이니 백제의 옛 멋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이미지에 불과하며 실상은 허구에 가깝다).

입구 주차장에서 궁남지에 들어서면 현대에 조성한 연꽃 단지들이 먼저 반기고, 그 너머로 연못이 펼쳐진다. 연못가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전체적으로 걸어볼 수 있다. 여름에 연꽃이 피면 더욱 보기 좋은데, 7월에 절정을 이루며, 8월까지도 피어 있는 연꽃들이 제법 있다.

그래서 매년 부여 서동연꽃축제가 펼쳐지는데, 현재 진행중이며, 7월 15일에 종료한다(참고로 '서동'은 무왕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하지만 축제는 끝나도 연꽃 단지의 연꽃들은 8월까지 내내 피어 있으니, 지나친 혼잡함을 피해 와서 조용히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 단, 야경을 감상하려면 축제 기간 중에 서둘러 가볼 것.

궁남지 연꽃  궁남지 연꽃 단지에는 키가 커서 하늘을 올려다보듯 올려봐야 하는 연꽃들이 꽤 있다.
▲ 궁남지 연꽃 궁남지 연꽃 단지에는 키가 커서 하늘을 올려다보듯 올려봐야 하는 연꽃들이 꽤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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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주변의 연꽃 단지들은 꽤 넓게 조성되어 다 돌아보려면 제법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 이곳 연은 키가 크고 높아 눈보다 더 높은 곳에 연꽃이 피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산책로 상에 작은 정자들이 있어 쉬거나 연꽃 단지를 전망할 수도 있다. 백련과 홍련을 포함한 다양한 연꽃을 감상하며 여름날 한나절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어찌 보면 왕과 왕실 사람들의 배타적인 놀이터였을 궁남지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휴식처가 되고 있으니, 옛날보다 현재에 태어난 것이 더 행복한 일일 수도 있겠다. 한편, 궁남지 주변에는 연잎에 밥을 싸서 쪄낸 연잎밥을 10여 종 이상의 반찬과 함께 내는 연잎밥 정식집이 여럿 있다. 별미로 한번 먹어볼 만하다.

연잎밥 궁남지 주변에는 연잎에 싼 밥을 쪄서 내는 연잎밥 정식집이 여럿 있다. 별미로 먹어볼 만하다.
▲ 연잎밥 궁남지 주변에는 연잎에 싼 밥을 쪄서 내는 연잎밥 정식집이 여럿 있다. 별미로 먹어볼 만하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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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주소: 충남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52
문의: 041-830-2330
입장료, 주차료 없음. 주차장은 100대 이상 수용 가능
참고: 부여서동연꽃축제(2018.7.6~7.15)가 진행 중이다.
        041-830-2211, www.부여서동연꽃축제.kr

*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논산~천안간 고속도로 탄천IC에서 나와 645번 지방도로→40번 국도로 부여에 들어올 경우 부여읍내로 들어와 궁남사거리에서 남쪽으로 500m 진입하면 궁남지 입구에 닿는다. 논산 방향에서 4번 국도로 들어올 경우 대왕교차로에서 부여읍 방향→동남주공아파트 입구에서 좌회전, 약 700m 진입하면 좌측으로 궁남지가 보인다. 대중교통은 좀 불편하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1.2km 거리이므로 도보로 20~30여분 가거나 2인 이상이면 택시를 이용한다. 백제 당시에 왕이나 왕실 사람들도 걸어가거나 말 타고 천천히 갔을 것이다.

서출지  남산 동쪽 기슭에 차분하게 들어앉아 있는 작은 연못이지만, 1500년 이상의 역사와 스토리를 지닌 연못이다.
▲ 서출지 남산 동쪽 기슭에 차분하게 들어앉아 있는 작은 연못이지만, 1500년 이상의 역사와 스토리를 지닌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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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편지 봉투가 나온 서출지, 그 여름의 연꽃

산 자체가 야외 박물관이라 부를 정도로 온갖 문화재와 유적이 몰려 있는 경주 남산 동쪽 기슭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연못이 서출지이다. 사적 제 138호.

풍천 임씨 소유인 이요당이라는 제법 오래된 정자 앞에 있는 연못인데, 이요당은 1664년 임적이 세웠다. 지금도 이 일대는 풍천 임씨의 집성촌으로 남아 있다. 정자 앞 좁은 마당에는 다른 곳에서 가져온 듯한 연꽃 대좌가 1개 놓여 있다. 이 정자에는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다.  

이 서출지(書出池)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전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소지마립간 10년(488년) 때였다. 어느 날 왕이 천천정에 이르렀을 때 쥐와 까마귀가 나타나 울더니 쥐가 말하기를, "까마귀가 가는 곳을 살피라" 하였다. 사람을 시켜 쫓았는데, 피촌이라는 동네에 이르러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가 까마귀가 간 곳을 잊어버렸다. 이 때 한 노인이 연못 속에서 나와 봉투를 주면서 말하기를,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봉투를 받아든 왕은 "어차피 죽는 거라면 한 사람이 죽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때 "한 사람은 바로 왕을 가리키는 말이옵니다. 뜯어보십시오"라는 일관(日官)의 말을 듣고 결국 봉투를 뜯으니, 편지에 '거문고 갑을 쏘아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궁궐에 돌아온 왕이 거문고 갑을 쏘니 그 속에 궁녀와 승려가 들어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 사통하여 왕을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한다. 두 사람은 곧 사형을 당했다. 이후로 노인이 나타나 서찰을 준 연못을 서출지(書出池, 글이 나온 연못)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아직 불교가 공인되지 못하던 시절, 신라에서 이른바 종교 권력을 놓고 불교계와, 일관으로 대표되는 전통 종교 간에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전설이다. 신라에서 불교가 정착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 전설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과 현실을 반영하는 전설로 보인다.

결국 소지왕 사후 지증왕을 거쳐 법흥왕 대에 불교가 공인되고 왕실 보호 하에 급속하게 발전하는 걸 보면 불교는 오랜 탄압과 어려움 끝에 성공하는 종교로 자리 잡게 됨을 알 수 있다.

이요당과 백일홍  풍천 임씨가 세운 이요당과 이를 배경으로 한 백일홍이 잘 어울린다.
▲ 이요당과 백일홍 풍천 임씨가 세운 이요당과 이를 배경으로 한 백일홍이 잘 어울린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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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출지 자체는 여름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연못 풍경을 즐기기 좋다. 그리 크지 않은 연못을 가볍게 산책하듯이 도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한 바퀴를 모두 도는 데에도 불과 20분도 안 걸릴 정도로 작지만, 호젓한 풍경은 일품이다.

특히, 한여름에는 배롱나무(목백일홍)들에 붉은 꽃이 피고, 연못의 연꽃들이 피어올라 다양한 색채의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주로 백련이 푸른 연잎 사이로 쑥쑥 올라와 청초한 흰 빛을 띠지만, 곳곳에 홍련도 있어 투명해 보이는 붉은 빛과 푸른 연잎의 조화가 잘 어울린다.

소나무들이 우거진 사이사이로 나무 벤치가 있어 잠시 쉬면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 더욱 좋다. 연꽃과 백일홍이 잘 어우러진 풍경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경까지 내내 이어진다.

서출지 홍련 서출지에는 홍련보다 백련이 더 많지만, 그 색채 때문에 홍련이 눈에 잘 띈다.
▲ 서출지 홍련 서출지에는 홍련보다 백련이 더 많지만, 그 색채 때문에 홍련이 눈에 잘 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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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출지 백일홍  서출지 가장자리의 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붉은 빛의 백일홍을 자주 만날 수 있다. 8월까지 백일홍은 연꽃과 함께 서출지의 주인공이 된다.
▲ 서출지 백일홍 서출지 가장자리의 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붉은 빛의 백일홍을 자주 만날 수 있다. 8월까지 백일홍은 연꽃과 함께 서출지의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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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설에는 이 서출지가 삼국유사의 서출지가 아니고, 본래는 마을 안쪽의 양피지가 서출지라는 설이 있다. 조용하고 호젓한 이 마을 안쪽 양피지라는 연못에 가보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서출지라는 이름이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라 이곳 서출지가 맞지 않을까 추측한다. 이요당이라는 건축물 때문에 포인트가 되는 데다 여름날 풍경이 아름다워 특별한 증거가 없다면 이곳을 서출지라고 그대로 인정해도 될 듯하다.

서출지 뒤편에는 풍천 임씨의 집성촌이 있는데, 마을에서 이 서출지를 바라보는 지점에 '서오'라는 한옥 브런치 카페가 있다. 입구 마당에 푸른 잔디가 깔려 있고, 내부에 들어가면 정면으로 서출지 일대를 내려다보는 창이 넓어 눈맛이 시원하다.

1년 전 처음 찾아갔다가 경주 남산에 갈 때는 단골로 찾는 카페가 됐다. 카페 이지영 사장은 풍천 임씨인 남편의 고향 마을에서 한옥 카페를 차렸는데, 마을의 모든 건물은 기와지붕을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아예 목조로 운치 있게 카페를 만들었다고 한다(그러고 보니 마을 모든 집들의 지붕에 기와를 얹었거나 기와집 모양이다). '서오'라는 이름은 이 동네에 사셨던 시어머니 집의 택호(당호, 집에 붙인 이름)였다고 한다. 분위기 있는 이름이다.

한옥 카페 서오 서출지 바로 앞에 있는 브런치 카페. 서출지 온 김에 잠시 쉬어갈 만하다.
▲ 한옥 카페 서오 서출지 바로 앞에 있는 브런치 카페. 서출지 온 김에 잠시 쉬어갈 만하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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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주소: 경북 경주시 남산1길 17
입장료 없음.
주차는 통일전 주차장에 세운다. 혹은 서출지 주변에 한두 대씩 댈 수 있는 곳들도 있다. 100대 이상 주차 가능
연못을 전망하는 이요당은 개인 소유라 원칙적으로 출입이 안 된다. 하지만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길은 있다.  

*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경부고속도로 경주IC→직진 진행하다가 인왕동 사거리에서 우회전→7번 국도 울산 방향을 따라 내려가다가 사천왕사터 앞에서 우회전, 화랑교를 넘어가거나, 7번 국도로 조금 더 나가 동방역을 지난 후 우회전해 통일전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통일전 옆에 서출지가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경주역과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11번 버스(약 20분 간격 운행)를 이용, 통일전 주차장 앞에서 하차한다.

서출지 홍련  넓은 연잎들 사이로 불쑬불쑥 솟아오른 홍련이 예쁘고 신비롭다.
▲ 서출지 홍련 넓은 연잎들 사이로 불쑬불쑥 솟아오른 홍련이 예쁘고 신비롭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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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여행작가, 문화유산 답사 전문가. 개인 저서 6권. 공저 다수. 여행을 삶의 전부로 삼아 나그네의 길을 간다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출판 담당 기자로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 ohmybook20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