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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냥 치러지는 선거는 없다. <오마이뉴스>는 이정우 더좋은자치연구소 연구실장과 함께 광주전남지역 화제의 당선자를 만나보았다. 이 실장은 kbc광주방송 ‘시사터치 따따부따’에서 깊이 있는 시사비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정우가 만난 네번째 당선자는 무안·신안·영암 서삼석 국회의원이다. [편집자말]
"산 넘고, 물 건너고, 바다까지 건너다닌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서삼석 의원의 지역구는 전남 무안·신안·영암군이다. 무안군은 231.8km에 이르는 리아스식 해안과 영산강이 펼쳐 놓은 광활한 농토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신안군은 온전히 섬으로만 이루어졌으며, 바다 면적을 포함하면 서울의 21배로 추정된다. 영암군은 '목포앞바다'로 이어지는 아주 짧은 해안선이 있을 뿐 전형적인 농업 지역이다.

무암신안영암의 새로운 국회의원, 서삼석

 서삼석 당선자
 서삼석 당선자
ⓒ 서삼석 선거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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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열심히 뛰라고 아내가 사준 운동화를 신어보질 못했습니다. 지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운동화 신고 돌아다닐 시간이 없었습니다. 신발 닳을 틈은 없고 타이어만 닳아졌죠. 자동차는 몇 번 고치고 타이어도 한 번 갈았습니다."

그나마 섬은 배를 이용해야 한다. 예비 후보 때는 몇 차례 섬을 찾아 다녔지만 선거개시일 이후 13일 동안의 선거운동 기간에는 신안의 섬에 아예 발을 붙이지 못했다. 두어 차례에 걸쳐 시도했지만 '기상 문제'로 배가 뜨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신안 주민들께는 너무나 죄송하죠. 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목포 선창에서 배를 탔는데 안개가 자욱합니다. (안개가 걷혀) 유달산 1등 바위가 보여야 출발한다고 하는데 4시간을 기다려도 1등 바위가 보이지 않아 두 번이나 몸을 돌렸습니다."

안개가 자욱해도 자동차는 움직인다. 캄캄한 밤중에도 비행기는 하늘을 난다. 그런데 유독 배편만이 육안으로 판단해 출항 여부를 결정짓는다.

"IT강국이다, 첨단기술을 갖고 있다 자랑만 할 것이 아니고 섬 주민들의 이동을 돕는 데 써야죠. 돈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이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국가가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이동권, 생존권 문제입니다. 국가 책임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저부터 노력할 겁니다."

무안과 신안은 본래 '무안'으로 한 몸이었다. 신안의 섬들은 1969년 독립적인 행정구역으로 분리됐고, 새로운 무안이라는 뜻에서 '신안(新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고 2000년~2012년까지 세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 동안 무안과 신안은 한 지역구였다. 2016년 2월에 생활 기반이 전혀 다른 영암이 추가되었다.

같은 해에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 후보는 국민의당 박준영 후보와 맞붙었다. 재선 도의원 및 무안군수 3선(서삼석)과 김대중 정부 청와대 대변인 및 전남도지사 3선(박준영)의 경합이었다. 여기에 당시 국민의당 바람이 태풍처럼 불었다. 서 후보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3%p 차 박빙이었다. 서 후보의 낙선 인사는 "도와주신 덕분에 2등했습니다. 다음에는 1등시켜 주십시오"였다.

곧바로 '다음'이 왔다. 박준영 의원이 '공천헌금' 관련 당선무효형이 확정됨에 따라 재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 치러진 재선거에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민주평화당의 이윤석 후보와 경합했고, 직전 선거의 두 배에 가까운 득표율(67.96%)로 당선됐다.

선거 승리 소감 묻자 "마음이 아프다"... "농어촌 주민 차별 없어야"

 6.13 재보궐 선거 전남 무안·신안·영암 서삼석 당선자
 6.13 재보궐 선거 전남 무안·신안·영암 서삼석 당선자
ⓒ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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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졌을 때도 당선됐을 때도 선거 슬로건은 "소금처럼 변함없는 정치"로 똑같았다. 스스로 부패하지 않겠다는 다짐, 세상이 그렇게 가야 한다는 전망, 그리고 선거 때처럼 변함 없이 열심히 해달라는 유권자의 요구가 담겨 있다. 선거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마음이 아프다"는 답이 나왔다.

"신안군의 경우 행정선이 지원되지 않은 일부 섬 주민들은 여객선이나 민간 선박을 이용해 투표를 해야 합니다.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편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기본권 행사도 제약을 받고 있는 겁니다. 정말 가슴 아프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서 의원이 신안군의 사례를 강조한 이유는, 그것이 농어촌 주민들의 핍진한 삶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의지나 노력과는 무관하게 가격폭락, 흉작, 재난재해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이 농수축산업의 처지이다. 그래서 경제논리를 뛰어 넘는 특수목적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이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 사는 사람이나 흑산도 사는 사람이나 국민의 권리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리 국력이 그런 차별을 해소할 만큼은 커졌다고 봅니다. 농어촌과 섬사람들의 기본권과 행복추구권을 확보하는 것이 제 정치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농어촌과 섬이 특히 많은 전남의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 의원은 "고민할 것도 없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상임위가 배정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역이, 특히 외진 곳이 소외받지 않으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자치·분권이 정착돼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나 세종시뿐 아니라 신안군, 옹진군, 울릉군 같은 곳도 특별자치군으로 정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너무나 특수해서 지역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중앙정부 관리가 권한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합니다."

사재아재(事在我在). 일이 있는 곳에 내가 있을 것이다. 서 의원이 스스로 세운 자신의 정치행동 준칙이다. 그가 대표로서 책임져야 할 지역은 산 넘고, 물 건너고, 바다까지 건너야 할 곳에 넓게 퍼져 있다. 그곳의 일들을 다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선거 때보다 더 많은 타이어를 준비하고, 또 몇 차례 유달산 1등바위를 쳐다봐야 할지 모를 일이다.

서 의원이 추구하는 정치는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바른 것'이다. 그나마도 '소금처럼' 변하지 않고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바뀐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바르게 해서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면 재벌이, 갑질하는 힘 가진 자가, 고위 관료가 국민들을, 노동자들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국민이 뽑은 정치인 스스로가 바르고, 그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때 진짜 민주화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삼석 의원은 충분한 지역정치의 경험을 갖고 국회로 들어갔다. 전라남도에 있는 두 명의 정부여당 국회의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의 지역구는 '지나치게' 넓고 다양하다. 서 의원의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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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디자인, 글쓰기...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