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우승할 적기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은 벨기에에 발목 잡히며 무산됐다. 브라질은 7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8강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8강에서 주저 앉았다.

이로써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도전에서 우승에 실패하며 4년 후를 기약하게 됐다. 브라질은 이번에도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2018년 7월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브라질과 벨기에의 경기. 벨기에의 케빈 데 브라위너가 득점한 후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 7월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브라질과 벨기에의 경기. 벨기에의 케빈 데 브라위너가 득점한 후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번에도 못 넘은 '유럽의 벽'

1990년대 이후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기록한 횟수는 2회. 이 2회 우승에서 공통점을 차지하는 것은 유럽팀을 넘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선 16강 미국전을 제외하고 네덜란드(8강), 스웨덴(4강), 이탈리아(결승)를 차례로 물리치며 통산 4번째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브라질은 지역예선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었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벨기에(16강), 잉글랜드(8강), 터키(4강), 독일(결승)을 차례로 물리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6강 아르헨티나전 패배를 제외하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비롯해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진 모두 유럽팀에 발목이 잡히며 우승에 실패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결승: vs. 프랑스 0-3패
*2006 독일 월드컵 8강: vs. 프랑스 0-1패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vs. 네덜란드 1-2패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 vs. 독일 1-7패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vs. 벨기에 1-2패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지난해 11월 잉글랜드와 무승부를 거둔 데다 3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1-0의 승리를 거두는 등 탄탄한 전력이 뒷받침 되면서 우승을 기대해볼 법했다. 하지만 끝내 이번 대회에서도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혀온 유럽 팀에 또다시 발목을 잡히며 우승에 실패했다.

탄탄한 전력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브라질의 탈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카를로스 둥가 감독 시절의 브라질은 2015년 코파 아메리카 8강,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조별리그 탈락, 남미예선 6경기에서 2승 3무 1패의 성적을 거두는등 전체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다. 결국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둥가 감독은 성적부진의 책임과 함께 물러났다.

이후 브라질은 승승장구 했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티테 감독이 부임한 국가대표팀은 남미에 유럽식 축구를 접목시키면서 승승장구 했다. 티테 감독 부임 이후 예선 12경기에서 10승 2무, 30득점에 3실점이라는 공수의 짜임새 속에 이번 월드컵 강력한 우승후보로 올라섰다.

브라질이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우승에 실패했던 원인 중에 하나가 강력한 공격에 비해 수비 뒷공간이 허술했다는 점이었다. 이를 비교해 볼 때 티테 감독 부임 이후 예선 12경기 3실점을 비롯해 월드컵 직전 평가전인 오스트리아전까지 20경기 5실점으로 틀어막은 수비진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뜻밖의 암초라면 본선을 3개월여 앞두고 에이스인 네이마르가 부상을 입으며 3개월 아웃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티테 감독은 쿠티뉴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등 네이마르의 공백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본선을 앞두고도 갖은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당장 풀타임을 소화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토너먼트에선 정상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네이마르는 상대의 집중견제 속에 부상의 위험이 커졌지만 코스타리카, 세르비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2골에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또다시 수비가 문제였다. 벨기에와의 8강전에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공백도 크게 느껴졌다. 카세미루의 자리에 선발출전한 페르난지뉴는 전반 13분 자책골을 헌납한 데 이어 잦은 패스미스를 남발하며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줬다.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줘야 하는 페르난지뉴가 흔들리자 탄탄했던 브라질의 수비가 흔들림과 동시에 미드필드 운영에 있어서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공격에서도 위력이 감소됐다. 가브리엘 제주스. 네이마르, 윌리안, 쿠티뉴 등이 연계플레이와 개인기량을 앞세워 벨기에 수비를 공략해야 했지만 제주스와 윌리안, 쿠티뉴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네이마르 개인 기량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는 명확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티테 감독 부임이후 짜임새있는 팀 컬러를 보여줬던 브라질은 중요한 순간에 톱니바퀴처럼 돌던 팀의 짜임새가 어그러지면서 8강 문턱에서 주저앉었다.

결국 브라질의 탈락으로 앞서 열린 우루과이와 프랑스의 경기에서 프랑스가 승리하며 7일 밤과 8일 새벽에 열리는 스웨덴vs.잉글랜드, 러시아vs.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어느 팀이 승리하든 이번 월드컵의 마지막은 유럽 대륙에서 장식하게 됐다. 동시에 월드컵 우승팀도 2006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4대회 연속 유럽 대륙이 배출하는 새로운 역사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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