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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홍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강원도 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홍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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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29일 강원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평화위장쇼로 이용됐고, 강원도민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 공격을 이어갔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위장쇼에 이용되었는지는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민에게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주장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동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나라와 선수단이 참가한 행사가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던 홍준표 대표나 사면을 단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도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야당 대표가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파헤쳐 폭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를 나무랄 국민들은 어디에도 없다. 매번 모든 것을 '쇼'라고 정부를 비난해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식의 과민반응을 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어쩌면 대통령의 행동을 두고 '쇼'라고 규정하는 것도 일면 타당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정치에서 쇼가 전부는 아니지만, 쇼가 빠진 정치도 생각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가 쇼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잘 구성된 각본에 의해 연기자와 관객이 교감하듯, 정치가 극적 효과를 높여 진정성을 전달하는 건 비난할 게 못 된다.

대통령의 쇼, 왜 박수 받았을까

자유한국당은 대통령과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쇼라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쇼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해 왔다. 남북 정상이 10여년 만에 손을 맞잡아도 "이게 다 위장쇼"라는 주장만 반복했을 뿐, 두 지도자가 카메라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의미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의 포옹하는 쇼를 통해, 자칫 어그러질 뻔한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지 위한 노력을 카메라를 통해 세계에 전달했다.

두번째 정상회담, 통일각앞 남북정상의 포옹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통일각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고 있다.
▲ 두번째 정상회담, 통일각앞 남북정상의 포옹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통일각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고 있다.
ⓒ 사진제공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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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찬사와 환호는 두 정상의 포옹하는 장면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거기서 위기 해결과 평화 의지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위장쇼라고만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두 정상의 기분 좋은 쇼에 담긴 의미조차 파악 못할 정도로 정치적 식견이 없는 건지, 알고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건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대통령에게 '쇼통'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청와대에서 참모진들과 경내를 거닐고, 찻잔을 들고 격의 없이 토론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김상조, 김이수,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던 자유한국당은 "야당과 소통은 안하고 쇼(show)통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당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70%를 넘었다. 권위를 벗어던진 대통령의 모습이 비록 카메라를 의식한 제스처였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은 그의 소탈함에 박수를 보냈다. 하루가 멀다않고 국민들에게 눈 치켜뜨며 채근하던 이전 정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제천과 밀양에서 화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대통령은 급하게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이 울림을 얻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아마추어 정권이 눈물쇼로 순간을 모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욕을 들어주는 게 대통령 할 일의 끝이냐'며 화재 현장에서 정권에게 날을 세우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시민들에게 소방관 증원에 반대하지 않았냐는 핀잔을 들어야했다. 밀양 화재 현장을 찾았던 홍준표 대표도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기를 왜 와"라는 항의를 받았다. 대통령의 눈물을 쇼라고 했지만 정작 화재 현장 방문을 통해 정권 실정의 공분을 얻어내려는 의도를 성공하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쇼가 실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치 행위를 '쇼'라고 말하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이 "쇼를 한다"고 비난하자 발끈하는 모습도 참 아이러니하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일명 드루킹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에 들어가자 국민들의 조롱과 비난이 이어졌다. 카메라를 설치해야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건강 이상 때문에 구급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구급대원이 내려줬던 상의를 걷어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를 힐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단식 티를 내려고 상의를 들어올렸다는 조롱은 잔인하다. 정말 분노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고 악의적 흠짓내기는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논평도 냈다.

후송 과정에서 상의를 들어올리는 게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시작했던 단식이 국민의 공분을 증폭시키기 위한 쇼의 측면이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 자유한국당은 단식을 통해 특검을 얻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단식과정에서 쏟아진 비난과 조롱을 감안하면 성공한 쇼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민들이 조롱과 비난을 쏟아냈던 것은 단식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성을 확인하거나 교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나 세월호 유가족들이 생명을 건 단식을 이어갈 때 숱한 막말을 했던 자유한국당이다. 한마디 사과나 해명도 없이, 원내대표가 단식의 결연한 모습만 보이면 국민들이 지지하리란 건 오만함이 빚어낸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냉전쇼 그만 두길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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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쇼를 잘 한다?  일면 맞는 말이다. 각도도 폼 나게 해서 찻잔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화재 현장에서 5.18 기념식에서 유족들을 안고 눈물을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이 도보다리를 건너며 평화와 공존의 약속을 주고받는다. 국민들은 박수치며 환호하고 따라서 울기도 한다. 이는 대통령의 보여주기를 통해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달한 효과가 아닐까? 정치에서 쇼는 소통 방식이다. 무조건 비난할 게 못된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면 쇼라는 현상이 아니라 내용이어야 한다. 본질은 제쳐두고 겉모습만을 내세워 '쇼'라고 하니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든 것이다. 국민들은 기분 좋은 쇼를 즐기고 있는데 말이다.

지난 30일 홍준표 대표는 정우택 의원 등이 2선 후퇴론을 제기하자 "강하게 맞서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이 뭉칠 수 있습니다"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YS도 위급할 때는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며 막말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용도 근거도 없이 쏟아내는 막말은 소음일 뿐 공감을 얻어 내지 못한다. 강한 면모는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박수칠 수 있는 쇼도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두고 모든 것이 '쇼'라는 지겨운 비난을 반복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쇼가 국민들에게 박수 받을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춤을 췄던 쇼, 일명 '홍대 머리채 버스킹'이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당연하다. 몇몇 사람들은 웃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피해자는 커다란 상처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보이는 반응도 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칠지 모르고 내놓는 위장 평화쇼 공세. 일본 극우주의 미국 강경론자, 국내 반통일 세력들에게 박수받을 일인지는 모르지만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냉전쇼, 이제 그만 두기를 간절히 바란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앞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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