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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TJB대전방송에서 방영된 대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왼쪽부터 설동호 후보와 성광진 후보.
 지난 26일 TJB대전방송에서 방영된 대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왼쪽부터 설동호 후보와 성광진 후보.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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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성소수자들의 모임이 설동호 대전교육감 후보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설 후보가 TV토론 과정에서 성소수자 차별을 선동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지난 26일 오전 TJB대전방송에서는 대전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방영됐다. 이 과정에서 설 후보는 후보자간 자유토론 마지막 질문 기회를 이용,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를 꺼냈다. 상대 후보인 성광진 후보가 성소수자 모임과 맺은 협약을 언급하며 그 내용과 동성애자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것.

이에 성 후보는 "학교에서 소수자들이 차별받는 걸 단호히 반대하고 배격한다"며 "교육감이나 교육자라면 학교에서 소수자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교육의 가치다"라고 말했다.

성 후보는 또 "아이들에게 소수자나 어려운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과 배려로 대하는 모습을 가르쳐야 한다. 어떠한 소수자도 학교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 협약의 내용"이라며 "성소수자든 아니든, 장애인이든 아니든, 소수자가 차별받는 것을 배격한다. 그것은 교육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 후보는 끝으로 '동성애'에 대해 "동성애는 현재 있는 그대로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실정"이라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이 있다면 분명히 그 문제를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설동호 후보는 장애인, 다문화, 탈북학생 등 (모든 소수자들)에 대해서도 교육이 잘 이루어져 학생들이 행복하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성소수자, 동성애자를 얘기한다면 교육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학교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동성애다.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고, 또 모든 분들의 염려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시간이 다 되어 말을 끊었고, 설 후보는 더 이상의 발언을 하지 못하고 토론회가 끝났다.

이에 대해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는 28일 성명을 내고 "이게 정말 교육감 후보로서의 공식입장인가"라면서 "사회적 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약으로 내세우는 반인권적인 의식 수준이 경악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연구에 의하면 응답자의 80%가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혐오표현을 들었고, 20%는 교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했다"며 "'더럽다, 역겹다, 비정상적이다, 인간이 아니다. 치료할 수 있다'는 등의 교육자의 모욕은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의 성소수자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괴롭힘을 경험한 청소년 성소수자 중 80.6%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응답했고 또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고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학습의욕마저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교육감 후보가 '학교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동성애'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스스로를 혐오하도록 만드는 차별적인 교육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적지향은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성소수자에 대한 적의를 유포하고 혐오를 선동하는 설동호 후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지 마라. 설동호 후보의 발언은 학교에서 이미 살아 행동하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이다"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설동호 후보는 TV토론을 보며 충격을 받은 성소수자들에게 즉각 사과하라"며 "미래 세대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는 교육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공식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혐오를 선동하는 설동호 교육감 후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8년 촛불혁명으로 맞이한 새로운 시대에 '혐오와 차별'을 말하는 사람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 우리는 차별과 혐오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존엄이 보장되고,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약속하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태그:#설동호, #성광진, #솔롱고스, #성소수자, #대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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