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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9일 오후 방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 영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시진핑과 악수하는 최선희 북한 조선중앙TV가 9일 오후 방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 영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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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이 24일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 외무성의 대미 외교 담당자이자,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여하에 달려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최 부상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나고 말 것"이라고 한 발언 등이다.

최 부상은 "미국 부통령 펜스는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면서 "대미사업을 보는 나로서는 미국 부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명색이 '유일초대국'의 부대통령이라면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좀 알고 대화흐름과 정세 완화기류라도 어느 정도 느껴야 정상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에 이어 이번에 또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하였는데 바로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힘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엄연한 현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들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 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볼턴 비판한 김계관 담화와 유사...두 담화 모두 '수위 조절' 뚜렷

최 부상의 이번 담화는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비판 담화와 매우 유사하다.

6자회담이 지속됐던 2008년 12월까지 북측 수석대표를 역임하는 등 핵 문제에 대한 북한 내 외교 실무 책임자로서 미국에 알려진 김 제1부상은 '외무성 제1부상'명의 담화를 내고 볼턴 안보보좌관을 겨냥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기간 조미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튼과 같은 자들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포기방식이요 뭐요 하는 사이비 '우국지사' 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관계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 재고려'를 언급한 고강도 내용이었으나 외무성 등 기관의 성명이나 담화가 아닌 개인 명의 담화였고,  리용호 외무상이나 그 위의 외교담당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 또 현재의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국면을 이끌어온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고 있음을 분명히하는 글이었다.

이번 최선희 부상의 담화도, 북미국장 시절에 (반관반민) 1.5트랙대화에 나서는 등 미국에 잘 알려진 인사를 통해 비판하면서도 개인명의 담화였고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라고 조건을 달아, 판 자체를 흔들려는 뜻이 아님은 분명히 했다.

더욱이 김계관 제1부상에 이어 최선희 부상도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



태그:#최선희 부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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