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가 월드컵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가 월드컵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B조는 두 거함과 두 다크호스의 충돌로 요약된다. 사실상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B조 수위를 놓고 다투는 구도를 짐작할 수 있다. 우승후보 스페인이 2시드로 편성됨에 따라 모로코, 이란은 역대급 최악의 조에 속하는 불운을 맞이했다. 그러나 모로코와 이란의 전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예선에서 보여준 견고한 수비력을 본선에서 얼마나 유지할지가 B조 판도를 결정할 전망이다.

포르투갈 : 호날두의 어깨가 무겁다

포르투갈은 유로 2016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3무승부로 조 3위에 그쳤지만 와일드카드를 통해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 대진운도 포르투갈의 편이었다. 물론 결승전에서는 개최국 프랑스를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제압하며 우승 자격을 증명하긴 했지만 대회 내내 상대를 압도하는 포스는 부족했다.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유로 2016 우승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은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수비의 안정성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 결정력, 그리고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실리 축구가 월드컵에서도 통용된다면 1966년과 2006년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한다.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 10경기에서 4실점을 기록했다. 하파엘 게레이루, 주제 폰테, 페페, 세드릭 소아레스로 구성된 포백의 경쟁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페페는 유로 2016 우승의 가장 큰 공로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페페는 지난 2년 동안 급격한 노쇠화에 접어들었다. 포백 수비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4명의 미드필더의 헌신이 필수다. 산투스 감독의 4-4-2 전술은 두 줄 수비가 얼마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다.

그럼에도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활약 여부에 모든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날두는 지난 세 차례 월드컵에서 통산 3골에 머물렀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이로운 득점력을 선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분명히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심지어 유로 2016에서도 호날두의 활약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2선의 베르나르두 실바, 최전방 공격수 안드레 실바도 포르투갈이 꺼내들 수 있는 주요 옵션이다. 베르나르두 실바는 뛰어난 탈압박과 테크닉으로 공격을 지원한다면 안드레 실바는 양발과 머리를 가리지 않고 상대 골문을 조준한다. 단 약팀에만 강하고, 강팀에 약한 면모를 떨쳐내는 것이 과제다. 

스페인 대표팀 스페인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 스페인 대표팀 스페인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 스페인축구협회


스페인 : 전성시대 부활 꿈꾸는 무적함대

2014 브라질 월드컵(조별리그 탈락)과 유로 2016(16강 탈락)에서의 실패로 스페인 축구의 전성시대는 저물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전까지 메이저대회 3연패를 거두며 승승장구했던 스페인으로선 당연히 재앙과도 같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재차 부활의 날갯짓을 펴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 독일,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스페인의 경기력은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독일과 1-1로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서 우위를 점했고, 아르헨티나에 6-1 대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냈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과 경기를 자유자재로 컨트롤 하는 스페인의 전력은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이 모든 게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작품이다. 2016년 여름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물러나고 로페테기가 지휘봉을 넘겨받으면서 스페인은 한층 다양성이 가미된 팀으로 변모했다. 기존의 볼 점유율과 패싱 플레이를 유지하면서도 속도와 역동성을 추가했다.

특히 이스코의 중용은 신의 한 수였다. 기본 위치는 스리톱의 왼쪽이지만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화려한 테크닉으로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9월 유럽예선 이탈리아전에서는 제로톱으로도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코케로 구성된 스페인의 삼각편대 중원 조합은 완벽에 가깝다. 백업에는 티아고 알칸타라, 사울 니게스 등 재능있는 미드필더들이 대기하고 있다.

수비도 걱정이 없다. 세계 최고 골키퍼 반열에 올라선 다비드 데 헤아가 지키는 골문은 든든하고, 조르디 알바, 제라르 피케, 세르히오 라모스, 다니 카르바할로 구성된 포백 라인은 뚜렷한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 가지 고민이라면 최전방 공격수다. 유럽 예선 최다골의 알바로 모라타가 컨디션 난조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디에고 코스타, 로드리고, 이아고 아스파스가 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모로코 대표팀 다크호스 모로코가 1986년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 모로코 대표팀 다크호스 모로코가 1986년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 아프리카 축구연맹


모로코 : 20년 암흑기, 철벽수비로 극복할까

모로코는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으며, 1970년과 1994년, 1998년에도 본선에 진출한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였다. 하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동안 모로코 축구의 암흑기가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잠비아와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정상으로 이끈 에르베 레나르 감독이 2016년부터 지휘봉은 잡은 모로코 대표팀에서도 마법을 부렸다. 모로코는 몇 년 사이에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뛰어난 수비와 개인기의 조화가 적절하게 시너지를 발휘한 탓이다. 특히 아프리카 최종예선서 죽음의 조에 편성됐지만 말리, 가봉, 코트디부아르가 속한 틈바구니에서 생존했다.

메디 베나티아가 이끄는 철의 포백은 아프리카 최종예선 6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베나티아와 더불어 센터백 파트너 로마인 사이스의 평균 신장은 190cm로 뛰어난 피지컬과 안정감을 두루 겸비했다.

모로코의 공격은 예상 외로 단순하다. 롱패스 패턴이 많다. 좌우 측면에서 크로스를 자주 올리거나 후방에서 미드필드를 생략한 채 길게 넘기는 패스 빈도가 높은 편이다. 원톱 할리드 부타이브의 높은 제공권과 헤더 능력은 매우 위협적이다. 여기에 하킴 지예흐, 노르딘 암라바트, 유네스 벨한다 등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가세한 모로코의 공격이 얼마나 주효할지 관건이다. 

이란 케이로스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 사상 첫 16강에 도전한다.

▲ 이란 케이로스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 사상 첫 16강에 도전한다. ⓒ 아시아축구연맹


이란 : 탈아시아급 수비력, 본선에서도 통할까?

이란의 목표는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3시드에 배정되면서 기대감이 컸다. 자신들보다 피파랭킹이 낮은 4시드 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와 B조에 편성됐다. 하필 2시드에서 우승후보 스페인이 한 조에 속한 것이다.

이란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강이다. 아시아 중 피파랭킹이 가장 높고, 아시아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다. 강한 압박과 견고한 수비력은 이미 탈아시아급이라는 평가다. 이란은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줬다. 심지어 2실점도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에서 치른 시리아와의 최종전에서 나왔다.

이란의 수장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이란의 역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세예드 호세이니, 모르테자 푸랄리간지 콤비의 센터백 라인이 든든하고, 3선에서는 피지컬이 좋은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포백을 보호한다.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약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란은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겨우 10득점에 머물렀다. 선수비 후역습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수비 못지않게 득점력이 중요한 법. 4년 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역습 상황에서 골 결정력 부족으로 종료 직전 메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패한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희망이라면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득점왕에 오르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원톱 사르다르 아즈문의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도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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