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림질된 하얀 셔츠를 입고 쉼 없이 손을 흔드는 남자. 소매를 걷어붙인 채 응원봉을 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여자. 솔리드 콘서트는 마치 '불금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선 퇴근하고 모여든 흥 많은 팬들이 음악에 흠뻑 취해 제대로 금요일 밤을 만끽했다.

이 모든 흥을 이끈 건 물론 솔리드다. 클럽을 연상케 하는 디제잉부터 감성 충만한 노래까지, 21년 만에 새 앨범 < Into the Light >로 돌아온 솔리드는 음악의 힘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하는 솔리드의 첫째 날의 콘서트를 찾았다.

놀 줄 아는 사람들의 Party Time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21년을 기다려준 팬들을 김조한, 이준, 정재윤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솔리드는 콘서트에는 뻔하지 않은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였다. 비트박서 KRNFX(코리안에프엑스)의 특별 무대가 그중 하나였다. 세계적인 비트박스 대회 정상을 수차례 차지한 월드 챔피언 KRNFX의 놀라운 비트박스에 이준의 디제잉이 어우러졌고, 그야말로 '파티 타임'이 펼쳐졌다.

새 앨범의 타이틀곡 'Into the Light'로 문을 연 솔리드는 신곡 'Daystar', 'Here Right Now'를 연이어 부르며 과거에 머문 솔리드가 아닌 '업데이트된' 솔리드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는 시간도 잊지 않고 챙겼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 등의 히트곡들은 다시 들어도 좋았다. 

정재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솔리드의 노래를 다 들려주겠다"면서 "원하는 어느 시간이나 다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탔다고 생각하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디제잉하는 이준 ⓒ 솔리드


예상과 달리 이날 솔리드는 과거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진 않았다. 과거의 솔리드를 소환하는 시간도 잠시, '현재의 솔리드'의 현재진행형 음악을 들려주는 데 집중했다. 팬들과의 살가운 대화도 즐거운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북돋았다. 

"솔리드를 사랑해주고 추억해주는 여러분이 있어서 우리는 영원해요. 우리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걱정했어요? 언제일진 몰라도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어요." (이준)

이들은 21년 만에 재결합한 소감도 언급했다. 다시 뭉친 게 당연한 일인 듯 자연스럽게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한 팬의 사연을 이준이 읽어주는 시간도 있었다. 과거 솔리드 콘서트에 딸을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온 엄마가 밖에서 딸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런데 콘서트가 끝나고 나와보니 엄마가 솔리드의 사인을 들고 있었다고. 알고 보니 밖에서 오래 기다리는 엄마가 안쓰러워서 건물 경비가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도록 해줬고 마침 복도에 나온 솔리드를 만나서 엄마가 사인을 부탁한 것이다. 이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잘 산다며 그때를 추억한 이 팬의 사연의 마지막 말은 '오빠들이 컴백해서 요즘 행복하다'는 거였다. 솔리드는 사연을 듣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김조한의 소울, 이준의 랩, 정재윤의 기타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이들은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 솔리드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이준 ⓒ 솔리드


세 사람의 음악 실력은 후퇴나 머무름이 아닌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었다. 미국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며 오랫동안 음악을 놓았던 이준의 랩은 녹슬지 않았고 여전히 세련미를 자아냈고, 솔리드의 전곡을 프로듀싱하는 정재윤은 이날 기타와 건반 등 수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소울'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조한은 경지에 오른 보컬로 공연장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게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라이브로 거의 부른 적 없는 '쓸쓸한 모습', '어둠이 잊혀지기 전에', '아끼지 못했던 사랑' 세 곡을 메들리 형식으로 이어부르기도 했다. 이준이 "'아끼지 못했던 사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말하자 김조한은 "이 노래의 내레이션 부분을 지금 다시 해달라"며 짓궂은 부탁을 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무대에서는 김조한이 가창력을 폭발시켰다. 말 그대로 '열창'하며 이날의 하이라이트 무대를 만들었다. 소울을 가득 담아 반복한 후렴구, 팬들과 함께 부르는 부분에서 함께 감동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저희가 콘서트를 하면 꼭 파티타임이 있어요. 여러분, 클럽 가신 지 좀 오래됐죠? 클럽 왔다 생각하고 다들 일어나시죠." (김조한)

공연의 후반부, 김조한의 요청에 객석의 팬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유롭게 몸을 흔들고 음악에 흠뻑 취했다. '천생연분'의 리믹스 버전으로 이날의 흥은 최고조에 달했고 이어 공연의 마지막 노래로 신곡 '내일의 기억'이 불려졌다. 솔리드는 퇴장했지만 팬들은 열정적으로 "앵콜"을 외쳤다.

앵콜 요청에 응답하며 무대에 다시 오른 세 사람은 'Into the Light' 리믹스 버전과 '천생연분' 원곡버전을 앵콜곡으로 부르며 팬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김조한 ⓒ 솔리드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이들은 신나는 곡과 감성적인 곡을 골고루 선보였다. ⓒ 솔리드


솔리드 21년 만에 재결합하고 새 앨범 < Into the Light >를 발표한 솔리드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 Into the Light >를 개최한다.

▲ 솔리드 이들은 발전하는 음악성을 보여주었다. ⓒ 솔리드



솔리드 김조한 이준 정재윤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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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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