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만 해도 승차가 뚜렷했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 시즌의 승차가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물론 승률로 따지면 1위부터 3위까지는 크게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팀별로 40경기 미만을 치렀기 때문에 승차를 보면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승차를 따지고 보면 순위 경쟁은 더 치열하다. 1위와 2위의 승차는 2경기, 2위와 3위의 승차가 3경기 반, 3위와 4위의 승차는 2경기 반이다. 나머지 7팀은 승률이 5할에 미치지 않고 있다. 그런데 4위와 10위의 승차가 2위와 3위의 승차와 같은 3경기 반이다. 그 3경기 반 사이에 무려 7팀이 촘촘하게 몰려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1~3위? 아직 안심은 이르다

두산 양의지 솔로 홈런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두산 공격 무사 상황에서 두산 양의지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4.24

▲ 두산 양의지 솔로 홈런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두산 공격 무사 상황에서 두산 양의지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4.24 ⓒ 연합뉴스


1위 자리는 시즌 초반부터 두산 베어스가 질주하고 있다. 5월 9일까지 37경기에서 26승 11패를 기록하면서 유일하게 7할대 승률(0.703)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도 7승 3패의 상승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교체했다. 그리고 선발투수 조시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나란히 6승을 기록하며 개인 다승 경쟁에서도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희관이 부진하여 2군에 가 있고 장원준도 예년에 비하면 다소 부진하지만, 그래도 두산은 10팀 중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꾸리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산은 꾸준히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면서 10팀 중 평균적으로 가장 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 국적의 송일수 전 감독(일본 국적)이 맡았던 2014년을 제외하면 두산은 2013년, 2015년, 2016년, 2017년 무려 4번이나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다.

2013년과 2015년은 정규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으며, 2013년은 7차전 혈투 끝에 패했고 2015년에는 1패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정규 시즌 1위로 한국 시리즈에 직행해 4경기 스윕으로 우승에 성공했으며, 2017년에는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하여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1승 뒤 4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올 시즌 4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두산 이전에 한국 시리즈에 4년 연속 진출했던 팀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2011~2014 4년 연속 통합 우승)였으며, 그 이전으로 올라가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진출했던 SK 와이번스(우승 3회, 준우승 1회)가 있었다.

2위에는 바로 그 SK가 2경기 차이로 두산을 추격하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아 안식년을 보냈던 지난해에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SK는 에이스가 돌아온 올 시즌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SK는 이닝 관리 차원에서 김광현을 잠시 1군에서 말소시켰는데, 부상경력을 고려해 시즌 초반부터 이닝을 조절하고 있다. SK가 만약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면 2010년 이후 8년만이다. 9일까지 SK는 24승 13패 승률 0.649를 기록하고 있다.

3위는 놀랍게도 2008년 이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 이글스다.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 시즌 진출은 2007년이며, 마지막 한국 시리즈는 류현진(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데뷔했던 2006년이었다. 이후 한화는 2008년 8팀 중 5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5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다.

김성근 전 감독 시절, 한화는 최하위에서 탈출했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5년 정규 시즌 마지막 날 144번째 경기에서 탈락이 결정되기도 했다. 2015년 6위, 2016년 7위에 머무른 한화는 2018년 5월 이상군 대행 체제로 가면서 8위에 그쳤다.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인 2018년, 한화는 부정적인 전망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외부 FA 영입이 없었던 점도 있었고, 기존 주전 선수들도 불안한 요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부 FA 전원 잔류를 통해 전력 유출은 막았고, 새로운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외국인 전력 크리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 그리고 제러드 호잉은 제 역할을 다 했다. 결국 한화는 4월까지 14승 15패 5위를 기록했으며, 5월이 시작되자 8연승을 달렸던 LG 트윈스를 스윕하는 등 그 상승세의 강도을 높여가고 있다. 한화는 9일까지 20승 16패로 5할 승률을 넘어(0.556)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2015년에도 5위 안에 들었다가 마지막 날에 탈락한 적이 있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순 없다.

LG의 8연승 뒤 8연패, 좁혀진 4위~5위 격차

2타점 적시타 뿜어내는 강승호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2회말 1사 1,2루 LG 강승호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내고 있다. 2018.4.27

▲ 2타점 적시타 뿜어내는 강승호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2회말 1사 1,2루 LG 강승호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내고 있다. 2018.4.27 ⓒ 연합뉴스


올 시즌 LG는 유난히 롤러코스터를 자주 타고 있다. 개막부터 3연패를 당했다가 간신히 연패를 끊었고, 홈 개막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시리즈를 내줬으나 다시 롯데 자이언츠와 SK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이후 LG는 kt 위즈와의 시리즈를 스윕하는 등 5연승 행진을 벌이며 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이 때부터 LG는 극과 극의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KIA와의 원정 시리즈에서 3경기 모두 역전패를 당했고, NC 다이노스 원정 시리즈는 3경기를 스윕했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도 스윕한 뒤 삼성과의 시리즈도 2연승을 추가하며 8연승을 거뒀다.

그런데 삼성과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패한 것을 시작으로 LG는 롤러코스터의 상하 격차가 이렇게 클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LG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했고, 두산과의 어린이날 연휴 3연전까지 스윕을 당했다. 어버이날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패하면서 LG는 8연승 뒤 8연패라는 굴욕을 당했다.

그나마 9일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LG는 간신히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8연승으로 벌려 놓았던 아랫순위 팀들과의 격차는 8연패를 당하면서 다시 줄어들었고, LG는 승률마저 깎이며 5할 승률이 붕괴됐다. 9일까지 LG와 5위 KIA의 승차는 어느 사이 반 경기까지 줄어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시즌 출발에 있어서 속도가 다소 더디다. 임기영이 스프링 캠프 때부터 어깨 통증으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못했고, 안치홍과 이범호는 시즌 초반 몸 맞는 공으로 손목 부상을 당하며 4월 경기의 상당 부분을 결장했다. 그 동안 이닝 이터로 활약했던 외국인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임기영은 복귀했지만, 불펜에서는 불안한 모습이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마무리투수 김세현이 1군에서 빠지면서 필승조는 계속 위기를 맞고 있다. KIA는 최근 10경기에서도 4승 6패로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으며, 9일까지 17승 19패 승률 0.472로 그나마 5위 안에는 들었다. 하지만 6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가 반 경기 밖에 되지 않아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

순위 변동 시작된 하위권, 격차 좁힌 최하위 삼성

이틀 연속 '멀티 홈런' 끝내기 이대호 1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2회 연장에 3점 홈런을 친 이대호가 홈에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4.18

▲ 이틀 연속 '멀티 홈런' 끝내기 이대호 1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2회 연장에 3점 홈런을 친 이대호가 홈에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4.18 ⓒ 연합뉴스


6위 넥센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잔여 계약을 해지한 박병호의 국내 복귀,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한현희와 조상우의 풀 타임 복귀로 전력에 힘을 얻었다. 하지만 박병호와 서건창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의 타선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좀처럼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7위 롯데는 올 시즌 10팀 중 가장 먼저 10패를 당했다.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와 선발투수 조시 린드블럼(현 두산 베어스)이 팀을 떠났고, 선발투수 박세웅이 아직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FA로 영입된 외야수 민병헌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페이스에 지장을 받았다.

그나마 롯데는 4월 30일까지 12승 17패로 간신히 10위에서 탈출했다. 5월에 들어와서 상승세를 탔고, 4승 3패로 승률을 0.444까지 끌어올리며 kt와 반 경기 차이로 7위까지 올라섰다. 다만 선발진이 아직 완전체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하며 박세웅, 송승준 등이 돌아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kt의 경우 첫 날부터 고졸 데뷔 선수 강백호의 홈런으로 화끈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4월까지 15승 16패 4위를 기록한 kt는 5월이 되면서 페이스가 다소 꺾였다. 5월에 들어와서 승리한 경기가 1경기 밖에 없는데 5패가 추가됐다.

게다가 중하위권이 승차가 미묘하게 좁은 상황이라 조금만 패하더라도 순위는 순식간에 내려간다. 그런 와중에 1승 5패를 기록한 kt의 순위는 어느 사이에 4위에서 8위까지 내려갔다. 9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1경기, 10위 삼성과의 승차는 1경기 반에 불과하다.

NC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9위까지 내려갈 줄은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었다. 1군에 처음 참가했던 2013년에 첫 달에 적응 기간을 빼고 나름 선전하면서 7위를 했던 것을 제외하면, NC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고 있었다.

그런데 NC는 4월이 되면서 필승조 투수들이 한 번 이상은 2군에 다녀오는 등 총체적인 부진에 빠졌다. 구단 최다 기록인 9연패를 기록한 뒤 5연패를 한 번 더 추가했고, 결국 4월까지 성적은 창단 최초로 리그 최하위에 내려앉는 불명예로 돌아왔다. 현재 최하위 삼성과는 패한 경기가 같은 23패이며, NC가 1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에 반 경기 차로 9위를 지키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정규 시즌 1위였던 삼성은 2016년 9위까지 수직하락했다. 2017년에도 9위에 그쳤던 삼성은 2018년에는 4월까지 위닝 시리즈는 단 1번 밖에 없었으며, 2연승이 한 번도 없었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롯데가 조금은 올라가면서 삼성은 결국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위까지 내려가게 됐다.

그나마 삼성은 박한이, 구자욱 등이 2군에서 돌아와 라인 업에 가세하고 조금은 안정세를 찾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로 나름 안정세에 들어왔고, 현재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순위는 꼴찌에 있지만, 9위 NC와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며 4위 LG와의 승차도 3경기 반 밖에 되지 않는다.

LG가 3연패를 당하고 삼성이 3연승을 기록하면 3경기 반의 승차는 반 경기까지 줄어들 수 있다. 4위에 있는 팀이 시리즈 한 번만 스윕을 당해도 순식간에 최하위권까지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직 경기가 팀당 100경기 이상 남았고, 상위권도 승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시즌 초반 3위와 4위에 있던 LG와 kt가 최근 부진으로 페이스가 한 풀 꺾였고,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롯데와 삼성이 어느 정도 반등한 결과다. 전체적으로 승차가 매우 좁기 때문에 아직은 모든 팀이 가능성이 있고 안심할 수도 없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가운데 더위에 지치지 않고 앞서나가게 될 팀이 어떤 팀이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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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정규시즌순위 LG8연승뒤8연패 LG롤러코스터 하위권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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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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