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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가 진행되고 있다.
▲ 시청에 모인 시민들 27일 오전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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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지켜본 시민들 반응은 '감격' 그 자체였다.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 중계 스크린에 김 위원장이 등장할 때부터 시민들은 술렁였다. 이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취재 중이던 외신 기자들도 함께 기뻐했다. 김 위원장이 남쪽으로 넘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다시 북쪽으로 넘어갈 때까지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휴대폰 카메라로 중계 스크린을 찍으며 두 정상이 만나는 순간을 기념했다. 가족 혹은 친구와 같이 온 시민들은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있는 등, 축제를 즐기듯이 남북정상회담 중계를 지켜봤다. 외신들의 끊이지 않는 취재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은 세대를 초월했다. 10대부터 80대까지 전부 시청광장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들어, '의장대 사열'과 남측 평화의 집 접견실에 김 위원장이 방명록을 쓰는 모습까지 쭉 지켜봤다.

서울도서관에 들렀다가 남북정상회담 중계를 보려고 광장에 나왔다는 권치남(80)씨는 "남북의 자유로운 왕래가 먼저 보장돼야 하지 않겠냐. 특히 이전처럼 한국의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남북관계가 어그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길에 체험학습을 나왔다가 친구와 함께 서울광장에 들른 중학생 김교령(14)양은 "역사적인 일이고, 앞으로 '통일 시대'는 우리가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정상회담이 잘 되어서 꼭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7일 오전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서 시민들이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보고 있다.
▲ 이 순간 27일 오전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서 시민들이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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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양은화(30)씨는 반차 휴가를 내서 동생과 함께 서울광장에 왔다. 양씨는 "이런 역사적 순간은 꼭 봐야 하지 않겠나. 다들 일하느라 바쁜데, 이런 날은 같이 온 국민이 볼 수 있게끔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남북 경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철도를 놓고 관광사업을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고, 지금 정부뿐 아니라 다음 정부에서도 통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스크린 가장 가까이에서 꼿꼿하게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송영희(71)씨는 분단으로 인해 세 살 때 아버지와 생이별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죽음을 면하려고 6.25 전쟁 당시 인민군에 가담했고,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북한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 이후로 아버지를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미국과 소련의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인해 일어난 전쟁 때문에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거예요. 아버지는 이승만 대통령이 보복할까봐 북을 선택한 것 같아요. 역사가 참 슬픈 거예요."

송씨는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며 "앞으로는 통일이 되어야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니 "금강산 관광도 하고, 아버지 소식도 알고 싶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만 알아도 그게 어디예요"라며 희망을 드러냈다. 

한편 시민들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시청광장에 설치된 '한반도 평화기원 서울 시민 한마디'란에도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평양냉면 본연의 맛, 맛보고 싶어요", "송악산으로 소풍 가고 싶어요", "참 기쁜 날입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평양을 넘어 세계로" 등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다양한 메시지가 적혀 있어서 정상회담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케 했다.   



태그:#남북정상회담, #이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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