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1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 핵실험장 폐기 관련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 핵실험장 폐기 관련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북한 노동당이 핵시험장 폐기를 포함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경제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의 전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루 전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 대해 2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노동당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로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정서는 ▲ 4월 21일부터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지 ▲ 핵실험 중지의 투명성 담보를 위한 북부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했다.

이 결정서는 "임계 전 핵시험과 지하 핵시험,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초대형 핵무기와 운반수단개발을 위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핵무기 병기화를 믿음직하게 실현하였다는 것을 엄숙히 천명한다"고 전제했다. 또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동당은 이날 이 결정서 외에도 경제발전과 관련된 결정서도 채택했는데, "당과 국가의 전반사업을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지향시키고 모든 힘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두가지 주요 결정서를 종합하면, 그동안의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에서 핵무력 부분은 완성되어 더 이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도 필요 없으니 개발을 중지하고 경제발전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정은 "핵시험 필요 없어, 온 나라에 인민들 웃음소리 울려퍼지게"

북한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었고 운반타격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병기화완결이 검증된 조선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 탄도 로케트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 당, 전국이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며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당면목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기간에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 생산정상화의 동음이 세차게 울리게 하고 전야마다 풍요한 가을을 마련하여 온 나라에 인민들의 웃음소리가 높이 울려퍼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노선을 제시한 것은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정치적 사변으로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당초 노동당 전원회의가 소집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엔 경제·핵무력병진노선을 고수해온 북한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논의할 명분을 부여하는 작업이 있을 거라 예상됐다. 하지만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지 선언 뿐 아니라 핵실험장 폐기라는 실질적인 조치까지 선언, 여러 발 앞서 나간 셈이다.

또 핵기술 이전이나 유출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핵 관련 국제규범에 적극 협조하고 테러지원국 의심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는 남북, 북미 대화를 앞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강조해 보여줌으로써 대화 상대방으로 하여금 합의 이행에 대한 불신을 거두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핵심은 경제로의 전환"이라며 "경제·핵병진노선의 변화로 볼 수도 있다. '병진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된'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결속은 '끝맺음'이라는 뜻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고 총평했다.

김 교수는 "핵시험장 폐쇄로 동결과 불능화 단계까지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자신들이 비핵화를 향해 출발했다는 방향성과 의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적이었던 미국과의 대화 역시 불가피하다는 논리와 정당성을 만들어 놓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에게는 핵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키워드는 이제 더 이상 핵이 아니라 인민이 아닐까 한다"며 "북한을 읽는 독해법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진은 지난 2월 북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진은 지난 2월 북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그:#병진노선, #핵무력, #김정은, #핵시험장
댓글4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