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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그런 친구 한 명쯤은 있지 않나, 연인과의 이별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 말이다. 주위 사람들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단지 헤어지지만 않았을 뿐 이미 상처뿐인 마음만 남았음을 말이다. 앙상하게도 남은 둘 사이의 관계에는 이미 어떠한 의미도 없다.

우격다짐으로, 혹은 악다구니로 이별의 그 순간을 피하려고 하지만 결국 헤어짐의 순간은 온다. 피하려 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님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안다. 그러나 경험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늘 같은 우(愚)를 범한다. 때문에 여전히 헤어짐이 힘겹다. 이별이 두렵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해 이번 서평을 보는 분들이 부디 공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에, 그리고 이별에 주체적인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가 말이다. 찔림이 있는 누군가가 있더라도, 아직 결코 늦지 않았다. 배움에 결코 늦은 때란 없다. 그건 정말이다.

다만, 결코 작지 않은 결단이 필요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 말이다. 그런 뒤에 필요한 건 배움이어야 한다. 이 책 <헤어짐을 수업하다>는 바로 그런 목적의식에서 출발한다.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또 우리의 행복을 위해 '즐겁고 건강한 연애를, 이별을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헤어짐을 수업하다'  우리의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 '헤어짐을 수업하다' 우리의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 이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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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가 낯설 수 있다. 타이완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이기도 한 저자 쑨중싱은 '사랑'을 주제로 한 사랑의 사회학이라는 과목을 20년간 가르쳐오고 있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강의를 해 왔다는 건, 공감과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가 그동안 수업해 온 강의를 집대성한 셈이나 다름 없다. 저자가 한국인이 아니기에 과연 공감대가 있을까에 대한 우문은 고이 접길 바란다. 국가마다 그 문화의 차이는 작게나마 있을지라도, 사랑과 이별이라는 주제는 그 모양과 형태가 동일할 뿐더러 어디서나 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고쳐가야 합니다. 이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되지요. 운명의 반쪽일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는 두 사람은 그 관계를 함께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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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을 수업하다 中


책의 제목 '헤어짐을 수업하다'대로 책에서 저자는 시종일관 수업하듯 편안하게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책 곳곳에 마치 학생들이 수업 중에 할 법한 질문들을 끼워 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그에 대한 답변과 해답을 제시한다. 평소 궁금했을 법한 그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읽으며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을지라도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는 다르다고, 내 사랑과 이별은 특별하다고 항변하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문화마다 그 차이는 조금씩 있을 수 있어도 사랑과 이별에 관한 형태와 양상은 만국 공통이라는 점을 다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연애의 시작과 그 지속, 그리고 연애의 종결에 이르는 이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어김없이 지나쳐야 하는 그 과정 말이다.

특별한 이별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까, 아무리 포장해도 이별은 미화될 수 없다. 이별하게 된 원인을 정확히 직시하고 그것에서 배울 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그래야 올바른 헤어짐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바른 헤어짐을 배우는 건, 앞으로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연애를 위해서라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당신은 이별 앞에서 어떤 방법을 택했나

이따금 헤어짐에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계가 지속될 땐 드러나지 않던 그 무책임이 이별의 순간에서 일순 등장한다. 나 역시 그런 무례(無禮)한 인간들 중 한 명이었음을 고백한다.

만남이 지속되는 동안 갈등과 분란을 피하고자 나는 상대 몰래 이별을 준비하곤 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대로 '이별은 사건이 아닌 과정'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다만, 그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상대에게 가감없이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난 외면해온 셈이다.

조율과 협의의 과정을 통해 이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감춘다고 능사가 아님은 나의 경험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만남을 결심한 이후부터 두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고쳐가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가 그 노력을 게을리하는 순간, 관계에 금기 생기기 시작한다. 결국 이별을 준비해야만 한다.

이별을 결심했다면, 헤어짐에도 예의와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책에서 말한다. 이별의 순간까지 우리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만약 자신이, 혹은 상대가 책임의식 없는 이별의 가해자라면 다른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마음 정리가 아직 되지 않은 누군가는 이별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한다. 그러므로 올바른 이별과 헤어짐에 대해 우리는 미리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좌충우돌 할 가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또 그러한 가해자에 의해 억울하게 몸살을 앓아야 할 피해자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부디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고, 즐겁게 이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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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을 수업하다 中


헤어짐을 배운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지 의심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수 있겠다. "암만 배우면 뭐하나, 시험공부 암만 해도 정작 시험 시간만 닥치면 머릿 속이 새하얘지는데." 이 같이 올바른 헤어짐의 방법에 대해 배운다는 것 역시 다 부질없는 일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린 정답을 향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따지고보면 그 정도 시험공부를 한 덕분에 우린 그나마의 점수라도 받을 수 있었지 않나. 헤어짐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조금이나마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우리의 다음 만남과 이별에서 눈꼽만큼이라도 적용할 수 있을 게다.

이별 후의 상처를 다루는 법

헤어짐의 과정을 마쳤다면, 각자의 이별에 맞는 그 후유증이 오게 마련이다. 두 사람 사이의 책임 있는 이별의 당사자라면 그 후폭풍이 적게 올 수 있겠지만, 대다수가 그렇듯, (불공평하게도) 어느 한쪽만 엄청난 이별의 후유증을 겪어야만 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 과정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섣부른 자기학대는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자존감을 더 떨어뜨릴 뿐, 스스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보일 필요도 없다.

필요한 건 다만, 헤어짐을 받아들인 뒤 자신도 모르게 쌓여있는 그 감정의 찌꺼기들을 건강한 방식으로 발산하는 한편,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반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우리는 비로소 '헤어짐'을 통해 무언갈 배웠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연애를 '졸업'했다면 그간 배운 것들이 쌓여 지혜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바로 '새로운 시작'의 가장 좋은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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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연애에 성공해야만 의미 있는 관계인 것은 아니다. 그 관계에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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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을 수업하다 中


각자에게 자문해볼 수 있겠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헤어짐의 순간, 그 기억들에 대해 말이다. 독방에 틀어박혀 스스로를 자책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는지, 이별에 대한 책음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원망의 마음만 가득했는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슬픔과 화를 꾹꾹 안으로 삭혔는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당시 힘들었던 스스로를 대입해보며 반추(反芻)할 수 있겠다.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일 수 있다.

학창시절 우린 늘상 같은, 혹은 비슷한 문제를 틀리곤 한다. 그 문제 유형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과거의 내 실수를 통해 무언갈 배우고, 그것을 토대로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일 게다.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정답에 가깝게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오답인 채로 살기에 우리 삶은 여전히 길고, 또 얼마든지 더 나은 사랑을 할 여지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한 사랑, 더 이상 이별 없는 사랑을 원한다면 역설적이게도 헤어짐을 공부하길 권면해본다.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어짐을 수업하다 - 나를 지키면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법

쑨중싱 지음, 손미경 옮김, 미래의창(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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