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박창근이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오는 4월 21일 벨로주 망원에서 가수 박창근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과 동명인 '흔들리는 봄'이라는 타이틀로 관객들과 이야기한다. 현재 그는 매주 수요일 '박창근의 오늘 당신에게 드리는 선물(자용스님의 최고의 하루 수요일 코너)'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박창근은 디지털 싱글 <춤추는 공허>를 발표한 바 있다.

박창근은 가히 '가객'이라고 불릴 만하다. 상념과 이별, 상실에 대한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은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특히 노래 짓고 가락을 붙이는 실력은 탁월하다. 또한 박창근은 라이브를 정말 잘 하는 가수다. 전력을 다하는 그이기에 공연이 끝나고 나면 몸살을 앓곤 한다. '가객'이라고 칭한 이유는 싱어송라이터인 박창근이 2002년 이 이름으로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활동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는 <아야(哦也)>,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저 바람처럼> 등 자아성찰적인 노래들을 불렀다.

2005년 2집 정규음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은 한국대중음악상 비평가 추천음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 4집 정규음반 <바람의 기억>은 추억을 부여잡는, 지난날들에 보내는 헌사 같은 노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가수 박창근은 1집 때부터 꾸준히 이어서 발표했던 <이유>, <이유 2>, <이유 3>으로 존재론적 고민과 방황, 반항을 노래로 불렀다.

열창하는 가수 박창근의 모습 싱어송라이터 박창근가 보여주는 상실에 대한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은 관객들을 전율케 한다.

▲ 열창하는 가수 박창근의 모습 싱어송라이터 박창근가 보여주는 상실에 대한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은 관객들을 전율케 한다. ⓒ 박창근


'김광석 꼬리표' 떼고 단독 공연 여는 박창근

가수 박창근은 '김광석 꼬리표'를 오랜 동안 달고 다녔다. 박창근은 약 4년 동안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음유시인 김광석을 기리는 노래들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었다. '히든싱어2' 제작진은 12회 '김광석 편'을 위해 박창근 출연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박창근은 고사했다. 또한 박창근은 대구에서 열린 김광석 노래 다시 부르기 대회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공연 준비로 분주한 박창근을 16일 인터뷰해보았다.

그동안 가수 박창근은 단독 공연이 아닌 초청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특히 촛불정국에선 문화제에 참가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모처럼 팬들과 만나는 소감이 어떤지 묻자 가수 박창근은 "아마 1년여 만인가 싶다. 반가운 지인들 모시고 이렇게 지내왔다 하고 서로 인사 나누고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면서 "포스터도 직접 만들면서 준비해본 공연이라 애정이 간다. 한 명이 오시더라도 무척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려 한다"고 말했다. 출퇴근 하듯 공연장을 오가는 게 꿈인 그는 기획사나 홍보자금이 있는 게 아니라서 단독 공연을 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엔 디지털 싱글 노래들과 더불어 1집에 수록된 <분리> 등 본인의 노래가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그가 즐겨 부르는 <꽃밭에서>, <봄날은 간다>와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두 번씩 생각 않는 게 좋아요(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사이먼 가펑글의 <4월이 오면(April Come She Will)>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 포스트 가수 박창근은 직접 포스터를 만들며 이번 단독 공연을 준비했다.

▲ 공연 포스트 가수 박창근은 직접 포스터를 만들며 이번 단독 공연을 준비했다. ⓒ 박창근


직접 포스터 만들며 준비한 공연

노래와 공연의 제목인 '흔들리는 봄'은 어떤 의미일까? 가수 박창근은 "막상 봄이라는 시간이 딱 내 앞에 오고 나면 뭐가 더 없다. 허망하다고 할까"라고 반문하며 "그래서 봄은 가을보다 오히려 더 고독하다. 왜냐하면 봄은 그 짧은 순간 상처를 주고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봄은 또 기다리고 기다려지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어쩔 수 없으니까 따뜻한 봄날의 고독함을 즐기자는 생각이다"면서 "흔들린다는 뜻은 아마도 불안한 시간들에 대한 표현인 거 같다"고 밝혔다. 4월의 하늘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고독해진다. 그럼에도 관객 분들은 그저 따뜻하고 다정하고 약간은 쓸쓸한 추억 하나씩 생각하면 좋겠다는 게 공연을 준비한 가수 박창근의 바람이다.

<바람의 기억> 이후 정규음반 소식이 궁금하다. 시를 쓰듯이 노래하고 싶다는 가수 박창근은 "시 쓰는 것보다 음악 만드는 건 정말 엄청난 돈과 인력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글과 곡을 쓰고, 녹음하고 믹싱 및 마스터링까지 하면서 한두 곡씩 디지털 싱글들을 발표하고 곡들을 모아서 정규음반을 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가수 박창근은 라디오 게스트로 매주 나가면서 느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노래들이 많이 우울한 정서를 담고 있었다는 자각이다. 그래서인지 박창근이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면, 정말 잘 한다고 칭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노래의 기능을 다시 고민하면서, 좀 더 들을만한 노래를 만들기 위해 더 연습하고 고민하겠다는 다짐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가수 박창근은 연주자 홍종화씨가 함께해서 "내 음악 속 정서를 파스텔화 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반을 맡은 홍종화씨는 뮤지컬 <도로시밴드>,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동물원>, 연극 <중앙차선버스정류장> 등에 출연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박창근의 '흔들리는 봄' 공연의 오프닝 게스트는 조인(ZOIN), 특별게스트는 'nugugae'가 나선다. 공연 및 예매문의는 가수 박창근의 홈페이지 feeland.kr 혹은 인터파크 티켓 '박창근 4월 공연'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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