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 8강 대진표가 모두 완성됐다.유럽축구연맹(UEFA)은 16일(한국시각) 스위스 니옹에 위치한 UEFA 본부에서 8강 대진 추첨식을 열고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토너먼트 대진표를 확정했다.
 
가장 눈길을 모았던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은 전통의 우승후보로 꼽히는 '레바뮌'(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 트리오와 '다크호스' 맨체스터 시티가 과연 어느 팀을 만나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바르샤VS 레알(엘 클라시코), 맨시티 VS 바르샤 혹은 뮌헨(펩 과르디올라 더비) 등 그야말로 어느 팀끼리 만나도 빅매치라고 할만큼 팬들도 가장 기대했던 조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4팀간의 맞대결은 8강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후보들간의 정면대결을 보고싶어했던 팬들로서는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팬들을 사로잡을만한 빅매치는 충분하다.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만난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가 이번에는 8강무대에서 2년연속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레알은 지난해 결승에서 유벤투스를 4-1로 완파하고 통산 12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레알이 챔스 최다 우승팀이라면 유벤투스는 공교롭게도 최다 준우승팀(7회)이라는 다소 씁쓸한 기록을 지니고 있다.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레알은 사실상 자국리그와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권에서 멀어지며 사실상 챔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진하던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게 위안이다. 호날두는 최근 7경기에서만 무려 13골을 몰아쳤고 특히 유난히 강했던 챔스에서는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전 경기 득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벤투스도 조별리그 첫 경기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패한 뒤 UCL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강전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레알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했던 손흥민의 토트넘에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하여 전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이탈리아 특유의 거칠고 끈적끈적한 수비축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맨시티와 리버풀의 맞대결 역시 놓칠수 없는 승부다.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던 5개팀중 아직까지 살아남은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됐다.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펩 과르디올라(티키타카)와 위르겐 클롭(게겐프레싱), 두 명장의 지략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두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최대 라이벌인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수장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친바 있다. 올시즌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파죽지세로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가운데, 맨시티의 무패 행진을 유일하게 중단시킨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클롭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6승 1무 5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과르디올라가 지도자 경력을 통틀어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상대이자 맞대결에서 열세를 기록한 몇안되는 감독이 바로 클롭이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를 앞세워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에 도전하는 신흥강호라면, 리버풀은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 이후 13년만에 명가재건을 노리고 있다. 양팀 모두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이번 챔스 8강을 통틀어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를 예고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스페인)는 AS 로마(이탈리아)를,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은 맨유를 꺾고 올리온 세비야(스페인)를 각각 만나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바르샤와 뮌헨의 우위가 예상된다.
 
한편 유로파리그도 흥미로운 대진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유로파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은 아스널(잉글랜드)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을 꼽을수 있다. 예년같으면 챔피언스리그 수준으로도 손색이 없는 두 팀이지만 올해는 유로파에서 명예회복을 해야하는 처지다.
 
아마도 올시즌 유로파 우승이 가장 절박한 팀은 아스널이다. 지난 시즌 아르센 벵거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으로 4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챔스 티켓을 놓쳤던 아스널은 올해도 리그 6위에 그치고 있다. 컵대회도 모두 탈락했다. 유로파 대회가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마지막 대회인데다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다음 시즌 챔스 티켓이 더욱 간절하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맨유도 지난시즌 6위에 그쳤지만 유로파 우승을 통하여 극적으로 챔스 티켓을 따낸바 있다. 만일 유로파마저 실패한다면 벵거 감독이 경질될수 있다는 위기감도 어느때보다 높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않다. 아스널은 16강에서 역시 왕년의 명가로 불리우는 AC밀란(이탈리아)에 2연승을 거두며 오랜만에 유럽클럽대항전 토너먼트무대에서 승전가를 울렸다. 8강에서도 부담스러운 빅리그팀들을 피하여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CSKA 모스크바(러시아)를 만나게 됐다.
 
아스널의 잠재적인 최대 경쟁자는 아틀레티코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3위에 그치며 유로파리그로 내려왔지만 16강에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를 1~2차전 합계 8대1로 대파하며 수준이 다른 전력을 과시했다. 8강에서는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과 만나게 됐다.
 
한국인 선수 황희찬이 속한 잘츠부르크의 행보도 주목된다. 잘츠부르크는 16강전에서 강호 도르트문트(독일)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유로파리그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8강에서는 세리에A의 강호 라치오(이탈리아)를 만나게 됐다. 손흥민의 토트넘이 탈락한 지금, 황희찬은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무대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한국인 선수가 됐다. 황희찬은 차범근(1979-80, 87-88), 김동진-이호(2007-08)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네 번째로 유로파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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