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김보름·박지우·노선영) 준준결승 경기를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보름이 "제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보름은 경기 다음 날인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승선에 다 와서야 (노선영) 언니가 뒤쳐져 있다는 걸 알았다"라며 "제가 선두에 있을 때 뒤에 있는 선수를 챙기지 못한 제 잘못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보름은 "(팀추월에 나선) 세 명의 선수 모두 3위를 목표하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선 1차적으로 (준준결승을 통과해) 4강에 진출해야 했다"라며 "저는 여섯 바퀴 중 세 바퀴를 리드해야 하는 역할이었고, 마지막 두 바퀴를 29초에 통과해야 했다. 앞의 네 바퀴를 잘 탔고, 제 욕심에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29초 안에 달리는 것에만 너무 신경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보름은 경기 직후 인터뷰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선 "인터뷰를 보시고 많은 분들께서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던 것 같다"라며 "정말 너무 죄송하다. 지금도 많이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초반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을 이어가던 김보름은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백철기 감독이 말을 이어가던 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아냈다.



노선영 기자회견 불참... "심한 몸살"

백철기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다 보니 저희와 (선수들의) 소통이 잘 안 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김보름·박지우가 목표 기록을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주행을) 진행했고, 굉장히 큰 응원 때문에 거리가 벌어져 있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 동안 팀추월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백 감독은 "올림픽 전 많이 준비해왔고, 여기 강릉에 와선 노선영의 1500m 경기가 끝난 후 (김보름·박지우가 출전하는) 매스스타트 연습은 한 번도 안 하고 팀추월에 주력해왔다"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경기 후 노선영이 홀로 경기장에 남겨진 것을 두고는 "현장에 있었을 때 못 챙긴 부분은 틀림없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서로 미안한 감정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 것 같다. 지도자들이 그런 부분 챙기지 못한 것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백 감독은 경기 막판 노선영을 맨 뒤에서 경기하도록 한 것을 두고는 "노선영이 직접 저에게 이야기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자) 팀추월이 여섯 바퀴를 도는 것인데, (당초) 세 선수 모두 한 바퀴씩 돌아가면서 끄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올림픽 시작 후 코칭 스태프가 다른 국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을 때 우리 선수들도 힘을 합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했고, 4강을 목표로 계획을 수정했다. 수정하기 전에 김보름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서, 김보름에게 '여섯 바퀴 중 50%에 해당하는 세 바퀴를 책임져줄 수 있냐'고 물었고 김보름 역시 '해보겠다'고 말했다.

어제 많은 관계자들이 '마지막에 왜 노선영을 중간에 끼워서 가지 않았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시합 전에 노선영이 직접 저에게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중간에 가는 것보다 속도를 유지시켜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려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연습 과정에서 많이 대화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어 노선영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앞서) 노선영의 1500m 기록이 좋았고, 제가 봤을 때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였기 때문에 선수의 이야기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 판단은 제가 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제게 있다."


한편 노선영과 박지우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전 빙상연맹 관계자는 "노선영이 갑자기 오지 못하게 됐다"라고 말했고, 백 감독도 "(기자회견) 나오기 전에 제게 연락이 왔는데 너무 심한 몸살이 나서 도저히 참석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 감독은 "박지우 선수는 아직 어리다. 여기 오지 못한 이유도 오다가 '(노선영) 언니가 안 가면 저도 못 가겠다'고 덜덜덜 떨면서 이야기하더라"라며 "(박지우가) 많은 충격에 빠져있다. 앞으로도 뛰어야 할 선수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남은 경기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21일 치러지는 결승D(7, 8위전) 경기를 두고는 "순위전은 치러야 할 것 같다"라며 "노선영이 감기 몸살이 너무 심한 것 같은데 일단 체크해보고 내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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