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하는 최다빈-김하늘 대만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4위를 한 최다빈과 김하늘이 1월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입국하는 최다빈-김하늘 대만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4위를 한 최다빈과 김하늘이 1월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겨여왕' 김연아(28)가 떠나고 한국 피겨는 끊임없는 성장을 해오며 평창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이제 '김연아 키즈'들의 올림픽 데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최다빈(18·수리고)과 김하늘(16·평촌중)은 오는 21일부터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출전한다. 최다빈은 2015-2016 시즌부터 시니어로서 든든하게 한국 피겨를 이끌어 왔고, 김하늘은 언니들의 뒤를 이어 또 하나의 새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다빈, 어머니에게 보낼 '못 다한 메시지'

최다빈은 단체전을 통해 이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65.73점을 받으며 종전 최고기록(62.66점)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평소 기복이 없고 정신력이 강한 장점이 있는 최다빈은 올림픽에서도 그 점을 십분 발휘하며 클린 연기를 해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다빈에게 올 시즌 고난의 연속이었다. 모친상에 이어 장기간 이어진 부츠 문제, 그로 인한 부상 등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다. 본격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도 시즌을 시작한 후 불과 2개월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해 내기 시작했고 지난달 1월에 열렸던 국내 마지막 선발전에서 190점대를 돌파한 데 이어, 4대륙 선수권에서도 190점대를 넘어섰다.

개인전 데뷔 준비하는 최다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개인전 데뷔 준비하는 최다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제 오랜기간 품어온 꿈을 올림픽에서 쏟아내는 것이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은 최다빈에게는 특별하다. 올 시즌 준비한 'PaPa Can You Hear Me'는 곁에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한 인물의 슬픔과 애절함을 그린 음악이다. 과거 김연아가 주니어 시절에 이 곡을 사용해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는데, '김연아 키즈'를 대표하는 최다빈이 이것을 사용하기로 결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다빈, 첫 올림픽 무대 성공적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최다빈은 65.73으로 시즌베스트를 기록했다.

▲ 최다빈, 첫 올림픽 무대 성공적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최다빈은 65.73으로 시즌베스트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최다빈이 올림픽에 오기까지는 가족들의 헌신이 있었다. 그는 지난달 국내 마지막 선발전이 끝난 직후 '누가 가장 생각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머니'라고 대답했다. 불과 올림픽을 채 몇 달 남겨놓지 않고 꿈의 무대를 보고 떠나지 못한 어머니 생각에 최다빈의 눈시울은 다시 붉어졌다. 시련을 이겨내고 단체전에서 이 프로그램을 선보이자 곁에서 지켜본 신혜숙 코치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강심장을 지녔다 하더라도 부모를 여읜 것은 세상을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다. 그러나 최다빈은 꿋꿋하게 그를 이겨냈고 평창까지 왔다. 이제 어머니에게 그 메시지와 화답을 해드릴 차례다. 못 다했던 말들을 올림픽 무대에서 전할 일만 남았다.

김하늘,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라

김하늘은 올 시즌 갓 시니어로 올라온 신예다. 앞선 두 시즌을 주니어 무대에서 보내면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등에 출전해 5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차례다.

김하늘이 A급대회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 시즌에는 필라델피아 서머 인터내셔널 대회, 아이스 스타, 상하이 트로피 등 세 차례 B급대회에 출전했다. 시니어 A급 대회에 본격적으로 출전한 것은 지난달 말 대만에서 열렸던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였다.

당시 김하늘은 개인 최고기록(173.10점)을 작성하며 6위로 선전했다. 첫 A급 대회 출전임에도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요소 하나하나를 야무지게 해내며 클린연기를 펼쳐 단숨에 60점대 돌파에 성공했다. 당시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트리플 점프를 놓치는 등 작은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만약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클린연기를 펼친다면 180점대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하늘, 훈련에 집중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김하늘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김하늘, 훈련에 집중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김하늘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하늘의 장점은 점프 성공률이 높고 스핀속도가 상당히 빨라 항상 고득점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발휘한다면 상위 24명만이 진출하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은 물론 15위권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다소 체구가 작아 좀 더 확실하게 안무와 연기 등을 수행하며 음악을 표현해 내야만 한다. 김하늘 역시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남은 것은 이제 자신의 말한 대로 김하늘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은반 위에서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것이다.

김연아가 떠난 후 한국 피겨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니어 선수들의 자력 그랑프리 진출, 세계선수권 톱10, 아시안게임 최초 금메달, 남자피겨와 페어, 아이스댄스 등의 등장 등 금메달 이상의 굵직한 성과를 내왔다. 김연아가 남긴 여러 유산을 키즈들이 명맥을 이어오고자 부단한 노력을 했다. 이제 그 열매를 맺을 차례다. 최다빈은 4그룹 6번째, 김하늘은 1그룹 5번째에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친다.

최다빈-김하늘, 함께 훈련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왼쪽)과 김하늘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최다빈-김하늘, 함께 훈련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왼쪽)과 김하늘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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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최다빈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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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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