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갈 길 바쁜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수확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25-23,25-21)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두 자리 수 승리를 채운 GS칼텍스는 시즌 승점 29점으로 6라운드에서 4위로 순위 상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팀의 주공격수이자 든든한 맏언니 파토우 듀크가 23득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공격을 이끌었고 센터 문명화와 토종 에이스 강소휘는 7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며 '장신군단' 현대건설과 대등한 높이 싸움을 벌였다. 반면에 새 외국인 선수 소냐 미키스코바 합류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하위권 팀을 상대로 완패를 당한 현대건설은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큰 어려움이 예고됐다.

엘리자베스 부상 이후 꼬여 버린 현대건설의 시즌 플랜

 현대건설은 황연주가 있기에 리시브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황연주가 있기에 리시브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 ⓒ 한국배구연맹


어느 정도 기복이 있긴 했지만 이도희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현대건설은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상위권을 지켜 왔다. 양효진과 김세영으로 이어지는 '트윈타워'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했고 '코트의 꽃사슴' 황연주는 더욱 듬직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FA로 영입한 '밍키' 황민경은 현대건설에게 부족했던 수비와 서브리시브의 약점을 메웠다는 평가.

오랜 기간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염혜선 세터(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이적으로 우려를 자아냈던 세터 자리는 이도희 감독의 집중 과외를 통해 이다영을 발굴했다. 179cm의 좋은 신장에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유망주 이다영은 이도희 감독의 집중지도를 받고 현대건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확실한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이다영은 안정된 토스워크뿐 아니라 높은 블로킹에 화려한 세리머니까지 겸비한 현대건설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안정된 전력 속에 기업은행과 치열한 2위 다툼을 하던 현대건설은 지난 1월 30일 커다란 악재를 만났다. 시즌 득점(476점)과 공격성공률(39.19%) 부문에서 각각 5위, 서브리시브 부문에서는 8위(세트당 2.30개)를 달리며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하던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 캠벨이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다. 당초 단순 염좌로 예상됐던 엘리자베스의 부상은 검진 결과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는 어느 팀에게나 어려운 일이지만 현대건설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바로 서브 리시브가 가능한 윙스파이커를 선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에는 선수 생활 내내 리시브에 거의 나서지 않았던 왼손잡이 라이트 황연주가 있기 때문이다. 수비가 불안한 황연주가 리시브에 참여하면 자칫 팀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은 그 동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리시브가 가능한 선수(에밀리 하통, 엘리자베스)를 지명하곤 했다.

하물며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현대건설의 구미에 맞는 선수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현대건설은 지난 7일 엘리자베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태국 리그에서 뛰던 체코 출신의 소냐 미키스코바를 영입했다. 조금 이른 감이 있는 선택이었지만 시즌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현대건설에게 시간은 많지 않았다.

수비 불안하고 공격도 기대 이하, 2경기 만에 무득점 부진

 V리그 데뷔전에서 16득점을 기록했던 소냐는 15일 무득점으로 철저히 침묵했다.

V리그 데뷔전에서 16득점을 기록했던 소냐는 15일 무득점으로 철저히 침묵했다. ⓒ 한국배구연맹


소냐는 태국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활약하던 선수다. 하지만 소냐가 현대건설에서도 오른쪽 공격수로 나선다면 황연주가 백업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번 시즌 황연주의 활약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후보 황연주'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결국 이도희 감독은 소냐에게 레프트 자리를 맡기면서 서브 리시브 능력을 테스트하기로 했다.

소냐는 V리그 데뷔전이었던 10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전에서 41.38%의 공격성공률로 16득점을 기록했다. 리시브 성공률은 16.67%로 불안했지만 공격력에서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무엇보다 소냐가 V리그 합류 후 치른 첫 실전 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어차피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외국인 선수 소냐에 대한 희망은 15일 GS칼텍스전의 실망으로 변하고 말았다. 황민경과 짝을 이뤄 주전 레프트로 선발 출전한 소냐는 9번 공격을 시도해 블로킹 3개를 당하고 범실 3개를 저지르면서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여기에 서브리시브 성공률도 28.57%에 그치면서 수비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국가대표 김연견 리베로와 리그 정상급 살림꾼 황민경이 서브 리시브를 주도하는 팀이다. 바꿔 말하면 상대는 좀처럼 두 선수에게 얌전한 서브를 보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소냐가 레프트 한 자리를 맡는다면 상대의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를 견뎌내야 하는데 과연 소냐가 메디슨 리쉘(기업은행)처럼 상대의 집중서브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대건설은 엘리자베스가 다친 시점부터 시즌이 크게 꼬인 셈이다. 게다가 현대건설의 사령탑은 V리그를 치러본 경험이 전무한 이도희 감독이다. 어쩌면 봄 배구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시즌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성기의 양효진과 회춘한 황연주, 급성장한 이다영을 보유한 현대건설이 과연 봄 배구 진출 정도에 만족할 수 있을까. 열쇠는 아직 불안요소가 가득한 새 외국인 선수 소냐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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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소냐 미키스코바 외국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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