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U-23 챔피언십 준결승 진출을 알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갈무리.

베트남의 U-23 챔피언십 준결승 진출을 알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갈무리. ⓒ AFP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돌풍을 일으켰다.

베트남은 20일(한국시각) 중국 장쑤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중동의 강호 이라크와 3-3으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시아 축구의 '변방'으로 불리던 베트남은 이 대회에서 동남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준결승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이 나란히 준결승에서 승리한다면 대망의 결승전에서 격돌하게 된다.

베트남은 전반 12분 만에 콩 푸엉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반 29분 이라크에 동점골을 내줬다. 양 팀은 2골씩 더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지만 연장전까지 치르고도 승패를 가려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베트남이 키커 5명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대회에서 지역 예선도 넘지 못했고, 2016년 대회에서는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베트남이 불과 2년 만에 우승 후보로 떠오른 것은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국가대표와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부임 3개월 만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조별리그도 한국, 호주, 시리아와 묶인 '죽음의 조'에 속하면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비록 한국에 역전패를 당했지만 호주를 상대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승리를 거두며 조별리그를 통과한 베트남은 3회 연속 준결승 진출을 노리는 이라크마저 잡으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짧은 시간에 베트남의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수비보다 공격을 앞세우는 팀으로 바꿔놓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이끈 박항서 감독을 국민적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다.

베트남 일간지 <단 비에트>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 같은 인물"이라며 "이번 베트남 대표팀은 정말 위대하며, 박항서 감독이 앞으로 더 놀라운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칭찬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를 베트남의 모든 축구팬에게 전하며, 그동안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이라크전은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의 정신력과 결단력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오는 23일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를 상대로 준결승을 치르며, 이번 대회 결승전은 2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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