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영화 < 1987 > 관람을 위해 용산CGV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

지난 7일 오전, 영화 < 1987 > 관람을 위해 용산CGV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부터 6월 항쟁까지 시간을 다룬 영화 < 1987 >이 7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 1987 >은 전날까지 366만 명을 기록하며 400만 돌파에 다가섰는데, 이날 하루 42만 관객을 추가하며 누적 관객 408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410만에도 거의 도달했다.

특히 400만을 돌파한 날인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해 의의를 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CGV용산을 찾아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 하정우가 연기한 최 검사의 실제 인물인 최환 변호사, 유해진 배우가 연기한 고문경찰을 제보한 한재동 전 교도관 등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장준환 감독과 그의 아내이자 목소리로 출연한 배우 문소리, 주연인 김윤석, 강동원 배우 등이 함께했다.

이날 상영관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도 함께했으나 배 여사는 아직 마음이 준비가 안 된 듯 영화는 관람하지 않았다. 대신 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강동원씨를 반갑게 언급하며 "나는 강 배우 보러 왔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가 끝난 후 가슴이 먹먹한 듯 숙연하면서도 상기된 얼굴로 스크린을 응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무대에서 장준환 감독 등 배우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한 후 대화를 나눴는데, 장 감독과 이한열을 연기한 강동원 배우 등은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 1987 >의 천만 관객을 기원하며 국민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하기도 했다.

< 1987 >은 개봉 2주차에서 탄력을 받으며 500만 관객 동원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박종철 열사의 31주기인 오는 1월 14일 전후로 5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도 개봉 초반보다 높아진 상태고,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진 것도 3주차 흥행 순항을 기대하고 만들고 있다.

< 1987 > 개봉 계기로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영화 < 1987 >의 한 장면. 남영동 대공분실의 고문경관들

영화 < 1987 >의 한 장면. 남영동 대공분실의 고문경관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 1987 >의 흥행과 함께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바뀌어 있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도 힘을 얻는 모습이다. 영화 < 1987 >에는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 당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경찰이 박 열사를 조사하던 곳인 509호 조사실은 '박종철 기념 전시실'로 만들어 놓은 상태다.

< 1987 > 개봉을 계기로, 경찰이 운영하고 관리하는 공간인 대공분실을 시민사회단체에 돌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청원이 진행 중이지만, 경찰이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박종철 기념관에 배정되는 예산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명박 정부 당시 관리 인원도 줄어드는 등 이대로는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썰렁한 '박종철기념관' 옆에 두 배 크기 '경찰인권전시관'이?). 경찰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센터로 바꿔 '인권 경찰로 새롭게 태어난 민주경찰'을 홍보하고 있으나,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서는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셈이다.

특히 남영동 대공분실은 박종철 열사뿐만 아니라 고 김근태 의원 등 민청련 사건, 학림 사건, 기타 조작간첩 사건 등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한 장소다. 따라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느끼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인권교육의 메카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모두 도와달라는 것이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의 요구다. 경찰이 관리하면서 시민들의 접근이나, 홍보 및 운영이 원활치 않은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마침 7일 문 대통령의 < 1987 > 관람에는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가 옆자리에 함께했다. 최근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검찰총장, 경찰청장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경찰청 직원 200명도 < 1987 >을 단체 관람했다. 역사적인 장소이자 현대사의 물줄기를 변화시킨 의미 있는 공간임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경찰과 관계 당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대학 시절 박종철 열사의 세미나 지도 후배였다는 이안 이주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허구가 아닌 참혹한 실화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고, 박종철이나 김근태 같은 희생을 민주주의의 제물로 삼지 않도록 그분들이 고문받았던 탈법·폭력·독재의 현장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만드는 일에 경찰이 나서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이어 "8일부터는 메가박스 코엑스 등 < 1987 > 중 상영관 앞에서 박종철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직접 나서 서명을 받기 시작한다"며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를 외부에 알린 이부영 선생님이 첫날 서명운동 자원봉사에 나오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 중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 중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 ⓒ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



덧붙이는 글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꾸자는 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78392
영화1987 남영동대공분실 인권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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