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루수 번즈

롯데 2루수 번즈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번즈는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독특한 스타일이다. 애초 영입 당시부터 타격보다는 수비에 방점을 두었다. 타구단 외국인 타자들의 포지션이 코너 내야수나 외야수였지만 번즈는 유일하게 센터라인을 책임지는 2루수를 주로 맡았다.

번즈의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2루수로 916.1이닝, 유격수로 75이닝 등 합계 997.1이닝 동안 수비에 나서면서 내야를 안정시켰다. 롯데가 후반기 마운드의 안정을 바탕으로 치고 올라가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번즈의 빼어난 수비 능력을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번즈는 넓은 수비를 범위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타구 처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과시하기도 했다. 때로는 외야수에 맡겨도 되는 타구를 외야 깊숙이 들어가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번즈 특유의 승부욕은 수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올 시즌 번즈는 타율 0.303 15홈런 5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60을 기록했다. 타율은 3할을 넘겼지만 타격 순위로 놓고 보면 29위로 빼어난 편은 아니었다.

 롯데 번즈 201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번즈 201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번즈의 홈런 개수는 정규 시즌 종료 시점에서 리그 외국인 타자 9명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시즌 도중에 대체 선수로 영입된 로맥(SK, 31개), 로하스(kt, 18개), 초이스(넥센, 17개)보다도 적었다. 장타력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번즈의 타격 기록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엿보인다.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홈경기와 원정 경기 사이의 편차가 매우 크다. 사직구장에서 번즈는 타율 0.401 10홈런 38타점 OPS 1.101로 맹타를 뽐냈다. 어느 팀 외국인 타자도 부럽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원정 경기에서는 타율 0.213 5홈런 19타점 OPS 0.648로 부진했다. 그가 3경기를 뛴 제2홈구장인 울산구장에서도 타율 0.143에 홈런과 타점은 없이 OPS 0.357로 침묵했다. '구장 낯가림'이 심했다.

유독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강했던 번즈의 기록을 적응의 문제로 본다면 2018시즌에는 기대 요소가 된다.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이 되는 만큼 모든 구장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져 2017시즌 사직구장과 같은 맹타가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을 할 수 있다.

 수비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인 롯데 번즈

수비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인 롯데 번즈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번즈에 대해 상대도 연구와 분석에 나설 것은 당연하다. 번즈는 타석에서 매우 적극적인 성향을 보였다. 29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100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29로 규정 타석을 채운 47명의 타자 중 5번째로 좋지 않았다.

2018시즌에는 상대 배터리가 번즈를 상대로 스트라이크보다는 유인구 위주로 승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번즈는 이를 극복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두며 KBO리그에서 롱런할 수 있다.

롯데 타선은 2017시즌 팀 타율 6위(0.285), 홈런 4위(151개), OPS 6위(0.798)로 리그 중위권에 만족해야 했다. 2018시즌 번즈가 향상된 타격 능력으로 '수비형'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롯데 중심타자로 발돋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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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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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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