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주차 한국 박스오피스 1위 강철비, 2위 라스트 제다이

12월 3주차 한국 박스오피스 1위 강철비, 2위 라스트 제다이 ⓒ 김철홍


개봉 후부터 22일 내내 관객 수 1위를 차지했던 <꾼>이 누적 관객 수 400만을 돌파했다. 이로써 <꾼>은 380만 관객을 동원한 <남한산성>을 제치고 올해 한국 박스오피스 11위를 기록했고, 한국영화로는 520만 관객이 든 <더 킹> 다음으로 7위를 기록하게 되었다(2017년 12월 19일까지 401만4308명).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017년 12월 13일부터 2017년 12월 19일까지 관객 순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017년 12월 13일부터 2017년 12월 19일까지 관객 순위 ⓒ 영진위통합전산망/ 편집:김철홍


이번 주에 <꾼> 대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양우석 감독이 연출하고 넥스트엔터테인먼트(NEW)에서 배급한 <강철비>이다. 세계적 명작 스타워즈 시리즈의 8편 <라스트 제다이>는 관객 수 72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지난 <깨어난 포스>(2015) 개봉 당시에도 <히말라야>에 밀려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 유명세에 비해 한국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나름 예측되는 결과였다.

 영화 <강철비> 스틸 이미지

영화 <강철비> 스틸 이미지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강철비>, 천 만 영화가 될 수 있을까

<강철비>는 감독 본인이 작가인 웹툰 <스틸레인>(그림:제피가루)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원작 자체가 조회 수 천 만을 기록한 '천 만 웹툰'이었을 정도로 매력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이미 인지도를 어느 정도 확보한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첫 연출작 <변호인>(2013)으로 이미 천 만 관객을 이끈 바 있는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중박' 이상의 흥행을 넘어, 어쩌면 천 만 관객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게다가 12월은 한국 박스오피스가 자주 천 만 영화를 배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역대 천 만 관객을 넘은 영화는 총 열여섯 편으로, 그 중에 12월에 개봉한 작품이 네 작품이나 된다(가장 많은 작품이 있는 달은 7월로 다섯 편. <괴물>(2006), <해운대>(2009), <도둑들>(2012), <명량>(2014), <암살>(2015)). 2005년 <왕의 남자>가 12월 29일, 2009년 <아바타>가 12월 17일에 개봉했었고, 2014년엔 <국제시장>이 12월 17일에 개봉하여 천 만 관객을 넘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양우석 감독 본인이 연출한 <변호인>이 12월에 개봉하여 천 만 관객을 넘겼다는 사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2013년 12월의 데자뷔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강철비>는 천 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까. 총제작비가 약 157억 원 들었다고 알려진 <강철비>는 이에 따라 손익분기점이 약 440만 스코어로 잡혔는데, 현재 흥행 속도로 보자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마저 불투명해 보인다. <강철비>의 개봉 후 일주일 간 스코어는 각각 23만(목), 28만(금), 53만(토), 55만(일), 23만(월), 22만(화)으로 누적 관객 208만 명을 기록했다.

첫 주에 200만 관객이 든 것은 언뜻 꽤 빠른 속도로 보이기도 하나, 이는 최근 400만을 겨우 넘긴 <꾼>과 비교해보면 그리 빠른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강철비>는 400만으론 제작자 입장에서 만족할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강철비>는 최근 개봉작들과 달리 하루 늦은 목요일에 개봉하여 하루를 손해 보기도 했다).

 <강철비>와 <꾼> 첫 주 누적 관객수 비교

<강철비>와 <꾼> 첫 주 누적 관객수 비교 ⓒ 영진위통합전산망/ 편집:김철홍


올해 유일한 천 만 영화였던 8월 개봉한 <택시운전사>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하다. 한 주마다 여러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요즘은, 400만이 든 작품과 1000만이 든 영화의 속도가 이렇게 그래프로만 보아도 큰 차이가 있다.

 <강철비>와 <택시운전사>의 첫 주 누적 관객 수 비교

<강철비>와 <택시운전사>의 첫 주 누적 관객 수 비교 ⓒ 영진위통합전산망/ 편집: 김철홍


하지만 거의 매년 월별 관객 수 1위를 차지하는 8월 개봉작과 12월 작품의 관객 수를 단순 비교하는 게 애매한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이를 '12월의 천 만 작품'과 비교해보니, <강철비>에게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다. 2014년 작품 <국제시장>과 2013년 작품 <변호인>의 경우 개봉 후 일주일 간 관객 스코어가 <강철비>와 비슷한 수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철비>와 <국제시장>,<변호인> 첫 주 누적 관객 수 비교

<강철비>와 <국제시장>,<변호인> 첫 주 누적 관객 수 비교 ⓒ 영진위 통합전산망 / 편집: 김철홍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강철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스크린 수가 일정 수준 확보 되어야 하는데, 앞으로 몇 주 연속 내리 큰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신과 함께>와 이십세기폭스의 <위대한 쇼맨>이 다음 주 개봉 예정이고, 그 다음 주에는 CJ E&M의 <1987>, 또 그 다음 주에는 세계적 히트작 <쥬만지>의 새 작품이 개봉한다.(배급:소니픽쳐스) <강철비>의 제작/배급을 맡은 NEW는 올해 <더 킹>을 제외하곤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또 내년을 위해서라도 NEW는 거대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자사 작품의 스크린 수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 같다. 다음 주에 계속.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철홍님의 개인 블로그 hanwu.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강철비 양우석 스타워즈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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