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성재호 본부장은 12일로 단식한지 일주일이 됐다. ⓒ 유지영


12일 KBS 새노조가 '총파업 100일'을 맞았다. 지난 9월 4일 KBS와 MBC는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동시에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100일이 지난 현재 KBS와 MBC의 온도 차는 사뭇 다르다.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고, 최승호 피디가 신임 사장에 임명된 뒤 MBC는 본격적으로 정상화 과정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KBS는 아직 총파업이 한창이다. KBS는 현재 사상 최장기 파업 중이다.

도무지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KBS 총파업을 해결해보고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방송통신위원회 옆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올겨울 들어 최강의 혹한이 한반도를 덮쳐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에 달했다는 12일 오전,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칼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차례로 서울 광화문 광장 앞 릴레이 발언대에 섰다.

칼바람 속에 진행된 필리버스터

 한승현 KBS 촬영감독이 12일 오전 혹한 속에 필리버스터(무제한 발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로 KBS 총파업은 100일째에 접어들었다.

한승현 KBS 촬영감독이 12일 오전 혹한 속에 필리버스터(무제한 발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로 KBS 총파업은 100일째에 접어들었다. 날씨가 추운 탓인지 만들어둔 눈사람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 유지영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5일부터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발언)를 진행하고 있다. KBS 비리 이사 해임을 망설이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결단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필리버스터 첫날, 첫 번째로 발언대에 선 이들은 아나운서국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발언대에 선 조합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고대영 사장을 향한 비판과 통렬한 자기반성을 이어갔다.

"저도 공범자였습니다. 저 또한 세월호 유가족의 편에 서 있는 줄 알았는데 유가족 분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다." (한승현 촬영감독)

성재호 KBS 새노조 본부장은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함께 7일부터 '무기 단식'에 돌입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필리버스터'를 하는 새노조 조합원들 바로 옆에 천막을 쳤다.

이 기세 덕분인지, 11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공금(업무추진비) 관련 혐의가 적발된 강규형 KBS 이사(구 여권, 현 야권 추천)의 해임 절차에 들어섰다. KBS 이사회는 현재 여야가 5:6의 구도로 이뤄져, 현 야권 측 이사 중 1명만 교체돼도 여야 구도가 역전된다. MBC와 마찬가지로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절차적 조건을 갖추게 된다.

성재호 본부장은 지난 11월 2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대영 체제를 지탱하는 거수기 같은 역할을 하는 이사들이 자리를 내놓게 된다면 파업 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장 고대영 사장이 물러나지 않아도 그 절차적 조건을 갖춘 이후 총파업 대오를 풀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보인다(관련 기사: "신뢰도 추락한 KBS 부끄럽다... 세월호 유족에 용서 구할 것" ).

KBS 새노조는 12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오는 22일에 청문 절차를 거친 뒤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의결할 것은 확실하다. 이로써 고대영 체제 청산의 걸림돌이 되어온 이인호 이사회는 곧 해체될 것이다. 새노조 2200 조합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100일간 쉼 없이 싸워 거둔 승리의 교두보"라고 밝혔다.

성명서는 또한 "고대영 사장의 해임은 시간 문제"라며 "그나마 명예를 지키고 KBS를 조금이라도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결단하라. 이인호 이사장 역시 불신임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이사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성재호 본부장, 총회 자리서 단식 중단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총회 현장에서는 방통위의 해임 결정이 너무 느리다는 뜻으로 '나무늘보' 캐릭터를 활용해 영상물을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재미를 안겼다. ⓒ 유지영


KBS 새노조는 총파업 10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전국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참석해 본관 1층이 꽉 차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많은 조합원이 서서 총회 자리를 지켰다.

총회에 모인 500명의 조합원은 "고대영 비호세력 이사회를 해체하라"고 외쳤다.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이후 방통위의 일정을 알리며 "방통위의 강규형 이사 해임 제청이 오는 27일이나 28일 경에 대통령의 결재를 받을 것"이라며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느리지만, 우리가 100일을 싸웠는데 보름 더 못 싸우겠나"라고 하며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총회 자리에서는 조합원들에 뜻에 따라 김환균 위원장과 성재호 본부장은 이어가던 단식을 풀고 이어지는 투쟁에 총력을 기하기로 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우리 이제 적폐 세력을 청산하는 싸움에 승리할 것"이라며 "반드시 1월 안에 고대영 나간다"고 외쳤다. 성재호 위원장 또한 "고대영 체제의 몰락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마이크를 잡고 "아직 완전히 승리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다"며 "오늘 비대위를 열어 파업 투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보고자 한다"며 파업의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어 성 본부장은 "우리는 MBC와는 다르다. MBC는 5~6년 적폐가 쌓였다면 우리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적폐가 청산된 적 없는 것 같다"며 "KBS의 체질을 바꾸는 이 싸움을 다시 현명하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 유지영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12일로 KBS 총파업이 100일째가 됐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12일 오후 2시 전국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총회를 가졌다. 이날 총회에는 500명이 넘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 유지영



KBS 새노조 공정방송 정상화 투쟁 성재호 본부장 총파업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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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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