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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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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을 했습니다.

머리를 자를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내입니다.

"당신 포함해 아들, 딸이 1년에 머리 깎는 돈만 얼마나 드는지 알아?"

몇 년전 일입니다. 미용기술을 배운다고 호들갑을 떨던 아내가 느닷없이 가위, 빗 등 미용도구를 사왔습니다. 어느 날, 화장실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조용히 나를 불렀습니다.

'믿자, 집사람을 못 믿으면 누굴 믿냐' 란 생각에 의자에 앉았습니다.

"이쪽이 좀 짧은가, 아닌데 왼쪽이 좀 긴 것 같기도 하고..."

아내의 중얼거림이 불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잘못 잘라 왼쪽이 길면 오른쪽을 자르고 오른쪽이 길다고 느끼면 왼쪽을 자르길 수차례... 거울이 없었으니 난 그걸 몰랐던 겁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미장원 갔다 오셔."

거울을 본 난 기겁을 했습니다. 괴물도 그런 괴물이 없었던 겁니다.

"최대한 어떻게 해 보겠습니다만, 옛날 상고머리라고 아시죠? 아무리 잘해도 그 정도 밖에 못해드려요."

미장원 아주머님도 답이 없답니다.

"어디서 이발했어?"

다음날 출근했을 때 어느 직원이 물었습니다. '왜?'라고 했더니 '거기 안 갈려고...'라고 대답합니다. 이후 나를 포함한 아들과 딸은 절대 아내에게 머리를 맡기지 않습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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