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3년 재계약에 성공한 KIA 김기태 감독(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3년 재계약에 성공한 KIA 김기태 감독(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2017년은 명실상부 KIA 타이거즈의 해가 되었다.

KIA는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4승 1패로 꺾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진출 = 우승'의 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되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임기가 만료된 KIA 김기태 감독은 계약금 5억 원 포함 총액 20억 원이라는 죄고 대우를 받으며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김 감독에 주어진 새로운 목표는 KIA의 '왕조 구축'이다.

시계 바늘을 KIA의 우승 직전 순간으로 되돌려보자.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는 몇 차례의 아슬아슬한 고비가 있었다. KIA가 7-0으로 크게 앞선 7회말에도 선발 헥터는 마운드에 올랐다. 1차전 등판 이후 4일 휴식을 거쳐 5차전에 나선 헥터는 6회말까지 96구를 던졌다.

7회말 한계 투구 수에 육박한 헥터는 이닝 시작과 함께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4연속 피안타로 2실점하고 무사 2, 3루 위기를 맞이했다. 4번째 피안타였던 오재원의 타구는 우측 담장 상단에 직격한 홈런성 2루타였다. 이때 헥터의 투구 수는 무려 112구였다.

오재원의 2루타 직후 이대진 코치가 올라왔지만 헥터는 강판되지 않았다. 헥터는 박건우에 사구를 허용한 뒤에야 교체되었다. 심동섭과 김세현이 구원 등판했지만 각각 1개씩의 적시타를 허용해 7-6 턱밑까지 좁혀졌다.

단순한 결과론이 아니라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6이닝 무실점 96구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 자기 역할을 다한 헥터를 7회말 올리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홍건희

한국시리즈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홍건희 ⓒ KIA 타이거즈


부담없는 점수 차에서 한국시리즈 등판 경험이 없는 홍건희, 박진태, 임기준 같은 젊은 투수들을 활용해 시리즈를 마감했다면 그간 주창해 온 '동행야구'를 실현하며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었다.

물론 경기 막판까지 두산의 추격은 있었겠지만 타자일순 6실점을 허용하며 1점차까지 쫓기게 된 상황은 벤치의 머뭇거림이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7-6의 불안한 리드가 이어진 9회 말 김 감독은 에이스 양현종을 투입했다. 2차전 122구 완봉승 이후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이날 5차전으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초강수였다.

하지만 양현종 투입과 함께 김 감독은 야수도 대거 교체했다. 3명의 야수를 새로 투입하고 2명의 야수의 수비 위치를 바꿨다.

이때 3루수로 교체 투입된 김주형은 1사 1루에서 조수행의 2구 기습 번트 타구를 1루에 악송구하는 실책으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조수행은 초구에도 기습 번트를 시도해 파울에 그쳤지만 김주형은 2구에 재차 시도된 기습 번트에 대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9회말 김주형의 송구 실책으로 조성된 역전 위기를 극복한 KIA 선수단

9회말 김주형의 송구 실책으로 조성된 역전 위기를 극복한 KIA 선수단 ⓒ KIA 타이거즈


이어진 1사 만루 역전 끝내기 위기에서 양현종이 박세혁과 김재호를 연속 뜬공으로 처리해 KIA는 우승을 확정해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내내 안정된 수비를 보였던 주전 3루수 이범호를 굳이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주형을 투입한 기용은 자칫 1년 농사를 망치는 '악수'가 될 수도 있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 한숨을 돌린 김주형은 "광주에 더 이상 못 살 뻔 했다"며 후배 양현종에 감사를 표했다.

# 2017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017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7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를 위험천만하게 만든 고비는 김 감독 특유의 선수 교체가 원인이었다. 투수 교체 시점이 어긋나거나 야수를 지나치게 많이 교체 투입하는 김 감독의 경기 운영은 정규 시즌에도 수차례 반복된 바 있다.

후반기 KIA가 연패, 혹는 역전패가 잦아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경기 중반까지 승리가 확실시되다 역전 위기에 몰렸던 한국시리즈 5차전은 시즌 최종전에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KIA의 올시즌을 1경기로 압축해서 재현하는 듯 했다.

 KIA 김기태 감독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동행'은 통합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전임 감독과 사뭇 다른 친화력과 동기 부여 능력으로 매년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 유연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장 내년 시즌 KIA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 팀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이다. 겨우내 KIA와 김 감독 야구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분석해 파고들 것은 당연하다.

여러 정황 상 KIA 구단의 전력 보강은 기대하기 어렵다.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기태 감독이 향후 3년 간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KBO리그를 대표할 명감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KIA 김기태 감독, '첫 우승' 도전에 궁금한 몇 가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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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그런데 다스는 누구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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