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도교육청이 Y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이른바 '교사 막말 대자보'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청은 30일 감사관 4명을 해당학교에 보내 조사를 벌이고, 조만간 조사단에 시민단체가 추천한 전문가도 참여시키기로 했다(관련기사 : "치마로 복도를 닦아봐라" 여고 인권침해로 발칵).

교육청 조재규 감사관은 "이미 해놓은 전수조사를 보니 대상 교사의 숫자가 좀 된다. 오늘은 4명을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있어 조심스럽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경남여성회 추천의 전문가를 투입할 예정이고, 시기는 다소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Y여고에는 지난 25일과 26일 사이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에는 교사가 여학생의 '속옷 끈을 손가락으로 건드는 행동'을 했다는 주장도 언급돼 있었다.

대자보에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비하하고, 선생이라는 이름의 명분을 이용해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하시는 것을 보아왔고, 들어왔으며, 또 직접 겪어왔다"고 적혀있다.

또 대자보에는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치마로 복도를 닦아봐라, 과제 제출 일자를 어겨 죄송하다고 말하러 갔을 때 신발로 뺨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냐, XXX를 깨 버리겠다, X신, 속옷 끈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행동"이라 주장했다.

이후 교육청과 학교측은 전교생과 교사들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다른 대자보 "2차 피해자 나오지 않기를"

경남 Y여자고등학교에 붙은 대자보.
 경남 Y여자고등학교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 Y여자고등학교에 붙은 대자보.
 경남 Y여자고등학교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런 가운데 이 학교 교무실 앞에 다른 내용의 대자보 2개가 붙어 있다. 이 대자보들은 컴퓨터로 출력된 형태다.

한 대자보는 <언어의 온도>(이기주 저) 일부 글귀를 옮겨 놓은 뒤 "학생들의 입장만을 듣는 것이 아닌 교사의 입장과 그 상황에 함께 했던 당사자 외 다른 학생들의 입장도 함께 종합하여 2차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올바른 결론과 판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적혀 있다.

이 대자보에는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교사 해임 또는 파면보다 ◯◯여고의 긍정적인 변화와 진정한 사과이며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하고 싶다"라는 내용도 있다.

다른 대자보는 3학년생이 쓴 것으로 보인다. 이 대자보에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하고 고쳐야 한다"며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하며 누군가는 그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묻는 과정은 우리 모두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돼 있다.

또 "일부 교사들의 잘못된 언행들로 인해 받은 학생들의 상처와 함께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교사가 받을 상처도 생각해야 하며,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운 것은 우리와 더불어 교사들도 마찬가지며, 그리 인해 대처가 유연하지 못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청년학생위 "교육 의미 퇴색"

정의당 경남도당 청년학생위원회는 30일 논평을 내고 "대자보의 내용이 사실이면 학생에게 성희롱, 성추행, 폭언 등을 하지 말라 가르칠 학교라는 현장에서 되레 잘못된 방식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인해 교육의 의미를 퇴색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퇴색시킨 것과 더불어 학생의 대다수인 청소년의 인권을 짓밟고 억압하며 한국 사회의 청소년 인권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경남도당 청년학생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과 경남교육청의 책임 있는 조사를 촉구하며, 경남의 학교들에 대해 실태조사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또 이들은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경남 교사들의 관련 교육 시행 여부와 시행되었다면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태그:#경남도교육청, #대자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