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백업 내야수 황목치승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은퇴 이후 일본에서 장인의 사업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목치승의 은퇴에 대해 LG 다수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1985년생인 그가 아직 한창 뛸 나이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이 생길 경우 황목치승의 팀 내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황목치승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근본 이유는 그가 그라운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6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LG는 9회말 2사까지 2-3으로 뒤져 있었다. 이형종의 짧은 우전 안타 때 2루 대주자 황목치승이 홈으로 파고들다 태그 아웃되고 말았다.

하지만 황목치승은 비디오 판독을 강력히 요구했고 그 결과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되었다. 넉넉한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허리를 비틀어 피한 황목치승의 왼손이 홈 플레이트에 먼저 닿은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패배 일보 직전 황목치승의 묘기와 같은 슬라이딩으로 동점을 이룬 LG는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정상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7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는 황목치승이 놀라운 호수비를 선보였다. 7회말 선두 타자 정근우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막아낸 뒤 온몸을 날려 1루에 송구했다. 정근우는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는 황목치승의 주루 플레이가 LG의 1년 농사를 좌우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2-4로 패한 LG는 2차전에도 9회초까지 0-0으로 맞섰다. 2차전까지 패할 경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할 처지였다.

9회말 선두 타자 정상호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로 투입된 황목치승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타이밍은 아웃에 가까웠지만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해 절묘하게 태그를 피했다.

무사 2루의 기회를 마련한 LG는 대타 서상우의 우전 안타와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1-0으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은 황목치승이었다.

# LG 황목치승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황목치승은 고양 원더스에서 2013년 LG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2014년부터 4시즌 동안 통산 154경기에 출전해 0.249의 타율에 홈런 없이 18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OPS(출루율 + 장타율)는 0.569였다.

하지만 그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허슬 플레이로 팀 승리에 헌신해 '기록 이상의 가치'를 입증하곤 했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출신 중에서 프로에서 가장 인상깊은 활약을 보인 사례이기도 했다.

황목치승의 온몸을 던져 최선을 다하는 주루 및 수비는 야구를 직업으로 삼는 '프로야구 선수'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듯했다. 올 시즌 LG의 일부 젊은 선수의 실망스러운 주루 플레이와도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황목치승의 이른 은퇴에 팬들의 아쉬움이 가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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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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