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프랑스 리그앙 7경기에서 21득점을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올라있는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

프랑스에는 PSG의 적수가 없다. 올여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다음으로 손꼽히는 네이마르를 영입했고, 유럽을 뒤흔든 10대 소년 킬리안 음바페를 품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선발 35)에 나서 35골 4도움을 올린 에디손 카바니가 건재하고, 앙헬 디마리아와 율리안 드락슬러까지 버틴다.

그런데도 PSG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었다. 세계 어느 팀에서든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 머무르면 생길 수 있는 '불만'과 개성이 뚜렷한 이들이 이른 시일 내에 얼마만큼의 조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특히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올림피크 리옹과 경기에서 불거진 네이마르와 카바니의 갈등은 PSG의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예고하는 듯했다.

드디어 만난 적수, 예상보다 강했던 PSG

PSG에 바이에른 뮌헨전은 중요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전력이 엇비슷한 팀과 만남이었다. 리그앙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조별리그 B조 1차전 셀틱전 완승이 증명하듯, PSG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상대가 필요했다. 네이마르와 카바니의 갈등 이후 몽펠리에 원정(24일)에서 0-0(네이마르 결장),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터라 더욱 눈길이 갔다.

불길한 예고편은 놀라움을 배가시키기 위한 속임수였다. 네이마르와 카바니는 똑같은 목표를 위해 하나가 됐고, 대단한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앞장섰다.

PSG가 28일 오전 3시 45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서 열린 2017·2018시즌 UCL 조별리그 B조 2차전 뮌헨과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PSG는 유럽 최정상급 팀으로 손꼽히는 뮌헨을 경기 내내 압도했고, 카바니-네이마르-음바페 3총사의 맹활약을 앞세워 조 선두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PSG는 출발부터 경쾌했다. 전반 1분, 네이마르가 공이 발에 딱 붙어있는 드리블로 뮌헨 수비진의 시선을 독차지했고, 다니엘 알베스의 움직임에 맞춘 기막힌 패스로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성공시킨 알베스도 훌륭했지만, 선제골 지분의 90%는 네이마르의 몫이었다.

PSG의 공격력, 특히 속도가 놀라웠다. 음바페의 엄청난 스피드에 맞춰 역습으로 나아가는 네이마르, 카바니의 모습은 UCL 우승 후보로 손색없었다. 뮌헨은 PSG의 공격 속도를 전혀 따라오지 못했다. 아르연 로번과 프랑크 리베리가 벤치에 앉은 탓에 두 팀의 속도 차이는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전반 30분, 아름다운 추가골이 터졌다. 음바페가 박스 안쪽에서 살짝 내준 볼을 빠르게 달려 들어오던 카바니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우아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멋진 득점 장면만큼이나 카바니에게 달려와 축하를 전하는 네이마르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돈독해진 우정 덕분일까. PSG의 화력은 더욱 불타올랐다. 전반 36분, 음바페가 순간 스피드를 활용해 니클라스 쥘레를 따돌렸고, 곧바로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네이마르가 뒷발로 살짝 내줬고, 카바니가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기대케 했다. 비록, 슈벤 울라이히 골키퍼 슈퍼세이브에 막히기는 했지만, PSG 공격 삼각편대는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후반 4분에도 눈을 뗄 수 없는 빠른 역습이 등장했다. 네이마르가 스피드를 활용해 역습을 전개했고, 박스 부근에 있던 음바페에게 볼을 전달했다. 음바페는 수비수 2명의 시선을 끌어 준 뒤 침투해 들어온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연결, 슈팅을 이끌어냈다. 네이마르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박수받기 부족함이 없는 과정이었다.

PSG는 2골 차에 만족하지 않았고, 후반 17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알베스가 수비 지역부터 드리블을 시작해 뮌헨 박스 부근까지 진입했고, 음바페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음바페는 18세라 믿기 힘든 간결한 드리블 이후 슈팅까지 연결해 골문 앞 혼전 상황을 불러왔고, 네이마르의 재차 슈팅이 골망을 가르며 3-0, 완벽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돈독해진 우정, 조직력까지 갖춘다면?

PSG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처음으로 만난 UCL 우승 후보와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불화설을 키운 것은 네이마르와 카바니가 아닌 언론이었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이들은 서로의 득점을 진심으로 축하했고, 기회를 놓쳤을 때는 등을 토닥여줬다. 후반 34분에는 네이마르가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카바니에게 양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면 나올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그래서 더 무섭다. 아직 PSG의 조직력은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수비 지역에서 불안한 볼 처리가 몇 차례 눈에 띄었고, 중원부터 이루어지는 공격 전개 과정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환상적이었던 공격 삼각편대는 패스를 통해 만들어가기보다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모습이 많았다.

첫 번째 득점 장면에서는 네이마르, 두 번째와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서는 음바페가 증명한다. 누가 볼을 잡든 수비수 2~3명 정도는 손쉽게 따돌릴 수 있다 보니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완벽하지 않은 조직력이었지만, 3골 차 이상의 승리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네이마르와 카바니 사이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면서, 조직력을 더한 PSG의 화력에 기대가 커진다. 카바니(리그 7경기 7골 2도움·UCL 2경기 3골)와 네이마르(리그 5경기 4골 4도움·UCL 2경기 2골 2도움), 음바페(리그 3경기 1골 1도움·UCL 2경기 1골 1도움)가 약속된 팀플레이에도 능숙해진다면, 파괴력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돈독해진 우정을 앞세워 불화설을 일축했고, UCL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자랑했다. PSG의 오랜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PSG VS 뮌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