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 앨범을 선보이며 컨템포러리 계열 해금 연주자로 데뷔와 함께 주목받았던 여성 음악인 신날새. 그에게 2017년은 음반 활동 1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
거의 쉴 틈 없이 앨범 및 음원 발표와 라이브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신날새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해금 선율을 들려주며 다수의 고정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다.

9월 15일 공개된 <시간을 달리다>는 무려 8년 만에 발표한 정규음반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가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해금이 예전에는 '친구'와 같은 존재였다면 지금은 '평생 품고 가야 할 자식'이자 '지금까지 자신에게 농축된 시간'과 같다고 그는 말한다.

연주자로서의 성장은 '듣는 이에 대한 이해'가 필연적이고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에게 '새로운 마음가짐', '넓은 시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됐다는 신날새. 2014년 9월 인터뷰를 가진 후 만3년이 지나 만난 그는 성장한 프로음악인 그 자체였다.

10월 26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열릴 예정인 데뷔 10주년 및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그. 지난 22일 오후 1시 역삼동에서 3년 만의 조우와 더불어 이야기를 나눴다.
               
10년이란 시간을 달려 온 해금연주자 신날새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앨범 재킷 이미지와 프로필 사진.

ⓒ 헉스뮤직


- 첫 인터뷰를 가진 후 3년 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작곡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공부를 한 시기다. 지난 정규 1, 2집에서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과 연주를 전해 드렸다면 이번 음반은 내가 만든 음악을 본격적으로 들려드리는 출발 선상의 작품이다. 특히 어떻게 하면 국악적 요소를 더 깊게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 정규 앨범으로는 꽤 오랜만이다.
"<시간을 달리다>란 음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에 대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나의 시점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 얼마나 폭넓은 시선으로 봐야 하는지' 깨닫고 있다. 8년 만에 선보인 정규 음반이고 올해로 앨범데뷔 10주년이 됐다. 좀 더 새로운 음악, 새로운 느낌을 전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긴 작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 완성된 CD를 받은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좀 더 일찍 발매됐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앨범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음악 작업에 공을 들였기에 후회는 없다. '해금의 여행'은 가장 신나고 경쾌한 리듬이 돋보이는 앨범의 타이틀 트랙이다.

기존 발표 음악들이 서양악기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과 달리 '해금의 여행'에서는 해금은 물론 소금과 가야금 등 우리 국악기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나에게는 이 곡이 '국악을 바탕으로 새로운 현대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는 출발이 되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 작업과정 중 기억에 남는 곡들을 소개한다면?
"먼저 앨범의 끝 트랙인 오지 오즈번(Ozzy Osbourne)의 록 발라드명곡 '굿바이 투 로맨스(Goodbye To Romance)'다. (웃음)이 곡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들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원곡에 있는 가사를 해금연주로 대신하는 색다른 시도가 '서정성 짙은 국악 곡'의 탄생으로 이어져 기억에 남는다.

'해금의 여행'은 리듬감이 충만해야 하는 곡으로 연습과 녹음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고, 박경훈 작곡가가 만든 앨범 동명 곡 '시간을 달리다'는 '우리 현대 국악의 멋'이 집약되어 내게도 의미 있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나에게 해금은 소통의 창구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앨범 재킷 이미지와 프로필 사진.

ⓒ 헉스뮤직


- 3년간 해온 음악 활동 중 잊지 못할 순간은?
"캐나다 출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마이클 호페(Michael Hoppe)씨와의 작업을 잊을 수 없다. 그분의 내한 콘서트 무대에서 연주하기도 했고, 이번 앨범에 수록한 '비러브드(Beloved)'를 리메이크 허락을 얻으면서 정말 소중한 조언을 많이 들었다. 꾸준하게 창작 및 연주 활동을 하는 선배 음악인 마이클 호페씨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 타 음악 장르 뮤지션과의 협업을 한다면?
"먼저 재즈 뮤지션들과 라이브 또는 음악 작업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왔다. 신날새의 해금 연주를 좋아해 주신 고정 팬들에게도 아주 낯선 느낌으로 다가서지는 않을 거다.
최근 몇 년간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 같은 힙합 음악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힙합 뮤지션들의 래핑에 해금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향후 함께할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 고정 팬들이 많은 편이다. 어떤 면이 그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하나?
"알다시피 해금은 '활을 쓰는 악기'다. '활을 어떻게 켜느냐'에 따라 해금 연주의 색깔이 드러나는데 '신날새의 해금 연주는 부드럽고 편안하다'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리고 지금껏 활동하면서 '찾아가는 나눔 음악회'를 통해 재능기부도 하고 있고, 소아암으로 힘든 상황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신날새의 모습도 다행히도 좋게 봐주시는 듯하다."

- 혹시 슬럼프가 오면 어떤 방법으로 극복을 하나?
"다른 음악인의 해금 연주를 듣는다. 그분들의 앨범을 듣고 따라 연주를 해보면서 침잠해진 기운을 끌어 올리고 의욕을 다시 불태우곤 한다. (웃음) 컨템포러리 계열 해금연주 음악은 물론 정통국악 곡들을 정말 많이 접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해 왔다."

열린 공간에서 해금선율 언제든 전하고 싶어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앨범 재킷 이미지와 프로필 사진.

ⓒ 헉스뮤직


- 해외에서도 공연 등 러브 콜이 있을 것 같은데?
"내년 하반기 대만에서 열릴 월드뮤직페스티벌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아직 국내 무대 위주로 공연 활동을 했는데, 소속회사의 계획대로라면 뮤지션들과 한 팀을 이루어 내년이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 같다."

- 만약 2017년 남은 기간, 버스킹을 하게 된다면?
"작년에 스페인에 갈 기회가 있었다. 자유롭게 공연하는 음악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해금을 안 가져간 것을 아쉬워했는데, 지금 당장 버스킹을 하라면 프랑스나 스페인에 있는 성당 앞 광장에서 해금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 (웃음)"

- 뮤지션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언젠가 내 집에서 음악회를 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내게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연주한다면 초대된 손님들에게 가장 안락하고 자연스러운 해금의 소리를 전해드릴 수 있지 않나 싶다. 이 소망이 가능한 빨리 이뤄지기를 바란다. (웃음)"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앨범 재킷 이미지와 프로필 사진.

ⓒ 헉스뮤직



신날새 해금 시간을 달리다 백암아트홀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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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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