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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가 그리 많지 않고, 생활용품들 또한 안전한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실감했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더욱 안전한 제품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일명 '베구산'이라 불리는 베이킹소다, 구연산, 산소계 표백제(과탄산소다)는 친환경 세제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많이 알려졌다. 이제 없는 집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갖춰 놓고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사용할 때 눈이나 호흡기로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피부에도 닿지 말아야 한다. 특히 스프레이 형태로 쓸 경우 위험하다고 한다.

표백 효과 때문에 쓰기도 하는 과탄산소다는 락스처럼 유해물질을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 담아둘 경우 보관 용기를 변형시키거나 스테인리스를 제외한 금속과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구연산도 마찬가지. 베이킹소다와 섞어 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만큼 밀폐된 곳에서 사용할 경우 위험하다고 한다. 이들 물질이 친환경세제이긴 하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의 독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EM(유용 미생물) 발효액이나 EM 활성액(이하 EM)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질로 평가받는다. EM의 다양한 쓰임새를 다룬 <EM 스마트 살림법>(김영중)의 저자는 '자연환경과 생활오염이 심한 오늘날 이들 오염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줄 가장 이상적인 물질'로 제시된다고 주장한다(관련 기사 : 무궁무진한 EM의 효과, '베구산'보다 낫더라).

드디어 EM을 사용하다

빨래(자료사진)
 빨래(자료사진)
ⓒ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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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에 대해서는 10여 년 전에 들었다. 아니 그보다 좀 더 오래전에 들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만들어 쓴다는 것이 번거롭게 생각됐고, 자연스럽게 미루게 됐다. 그러다가 앞에서 언급한 <EM스마트 살림법>이란 책을 접하기 몇 달 전에 몇 번 만들어 쓰기도 했다. 바쁜 생활에 좀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었다. 번거로우니 자연 멀리하게 됐다.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화학제품들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베구산과 EM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다.

다시 EM을 만들어 써볼까, 싶었다. 서평을 쓰면서 EM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어떨까를 알아보던 과정에 알게 됐는데, EM 만드는 법을 강좌 하는 곳까지 있을 정도였다. EM을 일부 주민자치센터(이하 주민센터) 등에서 무료로 제공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내친김에 내가 사는 곳 주민센터에 전화해 확인했다.

"매달 1일과 15일 오전에 가져다 놓는데, 금방 바닥나니 필요하시면 일찍 오셔야 할 거예요!"

"저도 좀 관심 두고 보는데, 거의 같은 사람들이 오는 걸 보면 많은 사람이 쓰는 것 같지 않고, 쓰는 사람이 계속 쓰는 것 같아요!"

막연하게 좋다고 알고 있던 EM의 무궁무진한 장점을 알고 나니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민센터에서 무료로 얻어다 쓰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만들어 쓰는 방법뿐. 매사 나보다 세심한 남편에게 맡기면 좋을 것 같았다.

주방을 비롯한 화장실에서의 쓰임, 빨래할 때 넣으면 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당시 얼마 전부터 키우는 재미를 들이기 시작한 화초나 텃밭의 작물에도 뿌려주면 성장촉진도 되고 벌레 피해도 막을 수 있다는 등, EM의 장점을 피력했다.

"혹시 재작년엔가 만들어 쓰던 거 그거? 수요일마다 순회하는 거래처 옆에 주민센터가 있는데, 뭔가 몰라도 사람들이 통 들고 와 따라(덜어)가곤 하던데 그게 EM인가? 아니, 거긴 아무나 가져갈 수 있는 것 같던데. 그냥 드럼통에 뒀거든!"

농약 안 쓰고도 텃밭 작물 '깨끗하게' 수확

2017년 9월 19일 현재, 매주 수요일에 EM발효액을 무상으로 나눠준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서대문구 한 주민자치센터
 2017년 9월 19일 현재, 매주 수요일에 EM발효액을 무상으로 나눠준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서대문구 한 주민자치센터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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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남편이 가져온 것은 EM. 지난해 6월부터 매일 쓰고 있다. 빨래할 때 넣으면 세제를 반절로 줄일 수 있으면서 살균력도 좋다고 해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수건이나 속옷 같은 경우 삶지 않아도 퀴퀴한 냄새도 나지 않고 어딘가 모르게 느낌이 개운하다. 손으로 비벼 빨아야만 되던 오염도 제거될 정도다.

생활용품 중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주방세제인데, 계면활성제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해 섞어 쓰고 있다. 남편은 희석해 놓고 텃밭의 작물들이나 집안에서 가꾸는 화초들에 뿌려주곤 한다. 덕분인가? 지난해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도 벌레가 먹지 않아 기대 이상의 고추를 수확해 가루로 빻아 형제들과 나눠 먹기까지 했다.

이제는 없으면 개운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것 같아 안심되지 않을 정도로 의지하고 있는 EM이다. 내가 이토록 EM을 의지하는 것은 그 효과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바쁘게 살면서 아직 일을 벌이지 못하나,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EM을 이용해 고체비누나 샴푸 같은 것들을 만들어 볼 계획도 품고 있다.

EM은 1980년대 농약과 화학물질의 폐해를 고민한 한 일본인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현재 150여 국가에서 농업 분야를 비롯해 생활 전반에서 다양하게 쓰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1990년대 들어왔다. 하지만 이 유익한 물질이 그리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활동가들과 지자체(주민센터 등)에 의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활성화를 위해서다.

더욱 많은 사람이 EM을 만났으면, 그 효과에 나처럼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열심히 홍보하는데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번거로워"라며 사용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주민센터 등에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니 문의해 봐라"고 권하곤 했다. 그런데 주민센터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출근길에 한 주민센터 앞을 지나는데 이처럼 매주 수요일에 무료로 나눠준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알리면 좋겠다. 정말 반가웠다.

물론 모든 주민센터에서 이처럼 무료로 나눠주진 않는다. 그런데 상당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지난해 알아본 결과). 그리고 저마다 다른 날짜나 요일에 비치하거나, 해당지역 주민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곳도 있다. 그러니 일단은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에 문의, 만약 얻을 수 있다면 적극 체험해 보길 권한다.


태그:#EM(EM발효액,EM활성액), #가습기 살균제, #베구산, #생활화학제품, #일상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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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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