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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사건 의혹에 대해 “김경준씨는 진상 규명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적폐청산위원회를 비롯해 또 많은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데 노력하겠지만, 결론적으로 김경준씨가 갖고 있는 스모킹 건이 나와야 할 것이다. 계속 설득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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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 '썰'을 들었다. 비공개 시한이 끝나 공개로 전환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물을 자유한국당이 입수해 이번 국감에서 정쟁의 도구로 이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한두 번 우려먹은 게 아니지 않느냐"며 "커다란 폭발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자신감을 그는 이렇게도 표현했다. "하십시오, 네.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남재준 국정원장이 도대체 뭘 했느냐, 예? 이 부분은 하나도 안 밝혀진 부분이잖아요? 더 나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5년 동안 (책상을 치며) 뭘 했느냐, 범법 행위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 부분은 완전히 생짜예요, 생짜 아닙니까? 드라마로 치면, 양쪽에 TV 각각 틀어놓고 '국민들께 보십시오', 그러면 어느 쪽을 보실까요? 저는 뭐,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봐요."

"국감에서 적폐 청산 총력전... 안철수 대표, 자기 모순 안 할 것"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범계 위원장을 만났다. 마침 전날(17일)은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출범한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 소감을 묻자 박 위원장은 위원회를 '메기'에 비유했다. "물을 정화시키는 메기란 물고기가 들어서면서 정부 부처 등에 자극도 주고, 긴장도 조성하고, 그런 측면에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 이번 국정감사는 "문재인 정부를 방어하는 수세적 국감이 아니라"고 했다. "공세적 국감"이라고 했다. "철저하게 적폐 청산 국감"을 할 거라고 했다. "정치 보복이나 신상 털기 등 프레임과 맞물려 보이지 않는 방해가 있지만, 최근 '문성근·김여진 사진 합성'처럼 이게 일국의 정보기관이냐고 개탄할 정도의 것들이 드러나면서 그런 프레임은 먹혀들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어찌 됐든, 국감에서 총력전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 국민의당과의 협조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안철수 대표가 어떤 분입니까. 문 대통령보다 먼저 촛불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국정농단 심판에 대해서는 안 대표를 포함해 국민의당 지도부 의지가 저희 못지 않았거든요. 대선 때 적폐 청산, 개혁 입법 등과 관련한 40개 정도 공통 공약이 있거든요? 그 공약을 낸 분이 안 대표거든요? 그러면, 자기 모순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의당 역시 이번 국감에서 과거 적폐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지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선도 있다. 적폐 이슈는 국감용 아니냐, 국감이 끝나면 적폐청산위원회 활동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적폐청산위 활동 기간에 대해 "적폐가 완전히 청산되는 날까지"라고 앞서 밝힌 바 있는 박 위원장으로서는 물론 동의할 수 없는 시선. 그는 적폐 청산이 정의 구현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했다. 경제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적폐 청산 가로막는 프레임은 이미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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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정리한 것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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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에 기초해 국정 농단이 조직적으로 있었고, 그로 인해 한국 사회의 경쟁력과 투명성이 떨어졌습니다. OECD에서 국가적 위상이 떨어졌고 그건 곧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연결되는 거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나게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한다는 거거든요?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 이건 명확하거든요. 그만큼 한국 사회가 뒷걸음친 거예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적폐 청산이 끝날 시점이 있다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 적어도 적폐 청산위원회는 끝까지 간다?
"저는 그런 각오로 하고 있어요."

그래도 고개를 갸웃거리자 박 위원장은 "하나 하나 따져보자"고 했다. 국정원 적폐 청산 TF에서 다룰 과제가 열네 가지나 되는데 그중 댓글 사건을 제외해도 열세 가지 의혹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거기에 자원 외교 비리 의혹, "4대강 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 "엘시티 사건" 등등 박 위원장 말대로 "이번 국정감사로 끝낼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러니 더욱 위원회 활동 기한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 지금 열거하신 것들이 다 엄청난 일들이고, 시간이 그만큼 다 오래 걸릴 것들이잖아요? 지금이야 대통령이나 여당 지지율이 높아서 민생을 외면한다는 프레임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해도...
"대통령 지지율과는 무관하다고 봅니다. 지지율이 높다고 이걸 하는 것이 아니고, (적폐 청산은) 국민과의 약속이고, 촛불 민심이 문재인 정부에게 내린 지상 명령이에요. 그 촛불 민심을 받아 안은 문재인 정부가 숙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인기가 있든 없든 말이죠."

이어지는 박 위원장 목소리에 힘이 더 실렸다. "과거를 뒤지는 작업들은 경제 살리기나 이런 것에 방해가 된다는 전통적인 프레임은 이미 깨졌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여섯 달이 됐는데도, 삼성 실적은 좋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그런 전통적인 프레임은 이미 잘못된 프레임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소를 머금고 박 위원장은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김경준, MB 무너뜨릴 증거 있다 했다"

"우리 위원회 멤버들, 진선미, 신경민,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이재정, 김병기 등 다 얘기 안 해주면 삐질 지 모르겠으나(웃음), 우리 의원님들은 이런 단위(위원회)가 있든 없든, 국회의원 하는 동안에는 이런 사안을 다룰 수밖에 없는 DNA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분들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뭐, 대통령의 인기 여부에 따라, 또는 민생 프레임에 따라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이걸 제대로 해내는 일이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지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일이라고 봐요."

- 이른바 민생 프레임이 적어도 위원회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맞습니다."

그리고 박 위원장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의원실에 있는 화이트 보드 앞으로 이동했다. "4년 반 된 칠판"이라고 했다. 그 칠판에는 BBK 사건 요약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 앞에서 박 위원장은 8분 동안 'BBK 특강'을 했다. 오랫동안 이 사건을 추적하며 김경준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그에게는 BBK 사건이 바로 지난 9년 동안 쌓인 적폐의 시발점인 듯했다. 그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가 더 있다며 이렇게 힘줘 말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 법원에서 재판 받아 13년 가까이 수감 생활을 한 김경준씨만이 가장 완벽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 아니겠어요? 그의 입으로 이 사건의 풀 스토리가 제대로, 한 번도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필요해요. 저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김씨가 이것이 쟁점이고, 이것이 핵심이며, 그에 대한 증거가 있다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 자신이 BBK 실소유주가 아니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리를 무너뜨릴 만한 새로운 증거를 김씨가 갖고 있다는 건가요?
"예, 있다는 겁니다. 김경준씨 이야기가."

* 박범계의 BBK 8분 특강 "두 개만 알면 됩니다", 두 번째 인터뷰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