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가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가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 연합뉴스


다잡았던 물고기를 놓쳤다. 이란과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으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신태용호가 끝내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한국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31일(목) 오후 9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9차전에서 한국은 상대 이란의 미드필더 사에이드 에자톨라히가 후반 6분 퇴장을 당하며 수적인 우위를 점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 상암의 뜨거운 열기와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열망이 합쳐져 한국은 이란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황희찬과 권창훈이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현수의 득점에 가까웠던 아슬아슬한 슈팅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그러나 국민들을 기대하게 만든 플레이가 거기서 그쳤다. 흥분한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다급함이 묻어났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란 선수들은 안정적으로 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한국은 지난 4차전 이란 원정에 이어 또 한 번 유효 슈팅 '0개'로 승부를 마쳤다.

대단히 아쉽지만 이란전은 이제 잊어야 한다. 남은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베크)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승리를 하지 못한다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현재 A조는 꼴찌 카타르와 이미 진출을 확정한 이란을 제외한 네 국가가 모두 진출과 탈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 한국은 A조 2위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즈베크전 승리

먼저 A조의 승점 테이블부터 살펴보자. 이미 러시아행을 확정한 1위 이란은 승점 21점(6승 3무)이다. 한국은 승점 14점(4승 2무 3패)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자리에는 변화가 있다.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펼쳐지는 같은 시간에 열린 시리아와 카타르에 경기에서 시리아가 승점 3점을 챙기면서 승점 12점(3승 3무 3패)에 도달해 3위를 탈환했다.

같은 시간 중국 원정 경기에서 패한 우즈벸은 시리아와 같은 승점 12점(4승 5패)이지만 골득실에 밀려 4위로 밀려났다. 한편 중국은 우즈베크를 상대로 승리하며 승점 9점(2승 3무 4패)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만들어내며 기사회생했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우즈베크 원정에서 승리하면 다른 국가들의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현재 한국이 승점 14점으로 가장 앞서있기에 승리로 승점 3점을 더하면 3위 시리아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몇 골 차이로 이기든 승리는 곧 한국의 진출을 의미한다.

우즈베크전 무승부

승리해 기분좋게 러시아로 향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지만 승리하지 못하면 복잡한 경우의 수가 기다리고 있다. 먼저 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 비겼을 경우다.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챙기면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최종 예선을 마치게 된다.

본선 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시리아가 이란에게 이기지 않으면 한국의 본선행은 확정된다. 문제는 시리아가 기적적으로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을 경우다. 시리아는 현재 최종 예선 9경기에서 승점 12점 7골·6실점·골 득실 '+1'을 기록 중이다. 시리아가 승리를 챙기면 승점 15점에 무조건적으로 골 득실이 '+1' 이상이 된다.

한국과 시리아의 승점은 15점으로 동률이 되는데, 한국은 현재 최종 예선 9경기에서 11골·10실점으로 골 득실이 '+1'이다. 이 상황에서 우즈베크와 비긴다면 한국의 골 득실은 +1로 그대로 유지된다. 즉, 시리아가 한국과 승점이 동률인데 골 득실에서는 앞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이 3위로 밀리게 되는 순간이다. 최종 예선 2위까지만 러시아행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3위로 밀린 한국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플레이오프는 B조 3위와 홈&어웨이로 승부를 겨루고, 여기서 승리하면 다가오는 11월에 북중미-카리브해 최종 예선 4위 국가와 홈&어웨이 일전을 가져야 한다.

플레이오프 경기는 뒤가 없는 승부다. 한국이 긴장 속에 맞이했던 이란·우즈베크 2연전보다 더욱 중압감이 심한 경기가 될 것이다. 3위로 순위가 내려 앉는 것은 곧 본선행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의미다.

우즈베크전 패배

우즈베크전 패배는 당연히 최악의 결과다. 무승부보다 복잡한 경우의 수가 적용된다. 우즈베크가 한국을 이기면 우즈베크는 승점 15점으로 승점 14점의 한국을 제치게 된다. 일단 한국은 3위로 밀려나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우즈베크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즈베크는 한국에게 승점 3점을 쟁취해도 본선행을 확정 지을 수 없다. 이 상황에서도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시리아가 이란을 상대로 비기거나 진다면 우즈베크 2위, 한국 3위로 최종 예선 테이블이 정리가 되지만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게 되면 복잡해진다.

앞서 말했듯 현재 시리아가 골 득실 '+1'인 반면 우즈베크는 6득점 7실점으로 골득실이 '-1'이다. 우즈베크는 한국을 상대로 3점 차 이상으로 완파하지 않는 이상 골득실에서 시리아에게 밀리게 된다.

우즈베크와 시리아가 동시에 승리를 챙기는 시나리오는 한국 축구의 탈락을 뜻한다. 두 국가가 승점 15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승점 14점을 모두 앞서기에 한국은 2위에서 순식간에 4위로 떨어진다. 4위에게는 아무런 기회가 없다. 4위는 탈락이다.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면 1986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이후 모든 월드컵에 참가했던 한국 축구는 3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다. 연속 월드컵 진출 횟수는 8회에서 멈추고, 총 10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한국 축구가 정말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우즈베크전은 '늪'에서 벗어나 '천국'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도 있지만,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한 판은 다음주 수요일(6일) 자정 우즈베크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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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의 수 우즈벡전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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