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격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각) 배넌은 경질 직후 인터뷰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 분명히 밝히겠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전쟁을 벌이기 위해 내가 스스로 백악관을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넌은 "의회·언론·경제 등 트럼프 반대론자들과 맞서 전쟁을 벌이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기대했던 정권은 끝났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하는 공화당 주류 세력을 비판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전부터 배넌의 경질을 계획했으며, 배넌에게 스스로 사임할 기회도 줬지만 결국은 강제로 쫓겨나게 됐다"라면서 사퇴가 아닌 경질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에서 나온 배넌은 자신이 설립한 극우 성향의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브레이트바트>도 성명을 통해 배넌이 이날부터 편집회의를 주관했다고 발표했다.
<브레이트바트>의 알렉스 말로우 편집장은 "오늘날 포퓰리스트-내셔널리스트 운동은 매우 강력해졌다"라며 "우리는 트럼프 정권의 아젠다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회장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의 선거 캠프를 지휘하며 승리를 이끈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임명되며 실세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나친 극우 성향으로 백악관 내에서 노선 갈등을 일으켰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배넌은 "북한에 대한 군사 해법은 없다"라며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밝혀 정계를 뒤흔들었다.
또한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으면서 결국 경질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노선 갈등과 고위 관리의 잇따른 사퇴로 혼란에 빠지면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배넌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해임하면서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