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에 나온 음원이 역주행했다. 지난 6월 22일 나온 미스틱 음악 플랫폼 LISTEN(리슨)의 열 번째 곡 '좋니'가 최근 주요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이다. 특히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는 최정상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지붕킥(이용자 데이터 수치가 너무 높아 그래프 상에 표현되지 않고 마치 그래프를 뚫고 올라간 것과 같이 표시되는 것을 말함)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좋니'는 미스틱의 수장 윤종신이 직접 보컬로 나선 애절한 발라드곡이다. '좋니'는 입소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6월 28일 99위로 차트에 재진입(멜론 기준)하더니 노래가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점차 순위를 상승시켜서, 지난 16일 오후 1시(멜론 기준) 마침내 1위에 오른 것이다.

미성의 목소리로 대중과 만났던 윤종신, 프로듀서로도 맹활약

'팬텀싱어2' 윤종신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2> 제작발표회에서 프로듀서인 뮤지션 윤종신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팬텀싱어2>는 성악, 뮤지컬, K-POP 보컬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을 발굴해 크로스오버보컬 4중창을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11일 금요일오후 9시 첫 방송.

▲ '팬텀싱어2' 윤종신 지난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2> 제작발표회에서 프로듀서인 뮤지션 윤종신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1990년 O15B의 '텅 빈 거리에서'라는 곡에서 우리는 미성의 목소리를 가진 가수를 만난다. 바로 윤종신이었다. 이렇게 윤종신은 O15B의 앨범에 객원 가수로 참여하며 가요계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윤종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들이 나온다. 특히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등은 아직도 노래방에서 남성들이 부르는 애창곡이다. 그의 노래는 베스트셀러는 되지 못했다. 대신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윤종신은 프로듀서로도 활약한다. 가창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박정현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싱했던 이가 바로 윤종신이다. 성시경 하면 떠오르는 발라드 '거리에서', '넌 감동이었어'도 윤종신이 작곡했다. 실력파 가수 김연우와도 '이별택시' 등으로 함께 했다.

윤종신의 노래에는 19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 그리고 작곡한 곡 가사 대부분을 작사하는 능력까지 보여준다. 사운드와 가사가 마치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노래는 설득력을 지닌다. 이렇게 윤종신이 작업한 곡은 가사를 음미하는 맛도 있다.

진짜 음악가 윤종신... 8년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

 윤종신 인스타그램

윤종신 인스타그램(@yoonjongshin)에 포스팅된 월간 윤종신 LP 이미지. ⓒ @yoonjongshin


각종 오락프로에 얼굴을 드러내며 특히 MBC 간판 예능 <라디오스타>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윤종신. 윤종신을 TV로 접한 요즘 세대들에게 윤종신은 코미디언으로 통한다. "코미디언인데 노래도 잘 해 놀랐다"는 반응에 씁쓸해하던 윤종신이다. 이렇게 예능이 주가 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자신의 원래 분야인 음악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바로 지난 2010년부터 매월 싱글을 내놓고 있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 그것이다. 윤종신은 이윤보다는 음악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앨범을 제작해 왔다. 이는 현 음악 시장의 행태와는 반대되는 길이었다. 그렇게 묵묵히 한 우물을 파듯 음악에 매진한 결과, 월간 윤종신을 찾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갔다.

때로는 실험적이기까지 하지만 특유의 감수성을 잃지 않는 윤종신의 음악 세계에 빠져드는 대중들이 늘어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8년간의 노력의 결과는 최고의 열매를 맺었다. 윤종신의 이번 음원 순위 1위(멜론,지니,벅스,엠넷,네이버,소리바다 차트 올킬 8월 17일 오후 6시 기준)는 가요계 저변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좋은 노래는 성공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좋니'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 같은 그리움을 윤종신 특유의 애절함으로 잘 표현했다. 특히 곡 후반부는 몰아치듯 쏟아내는 격정적인 감정의 폭풍이 느껴진다. 이렇게 '좋니'는 좋은 음악·좋은 가수의 시너지가 대중들에게 제대로 어필하면 역주행으로 1위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 사례다.

이번 '좋니'의 음원차트 1위가 향후 윤종신뿐만 아니라 실력파 가수들의 음원 순위로의 귀환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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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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