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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병들은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 텃밭에 나가 그 날 사령관 가족이 먹을 만큼 작물을 수확하여 공관병에게 전달하였음."

"그릇을 모두 사기 그릇으로 세팅해야 하고, 식탁에 식탁보를 깔고 식탁 주위에 빨간 천을 덧대어 압정으로 둘러야 함. 냅킨을 레스토랑에 있는 것처럼 접어서 구비해 두어야 함."

"한 번은 토마토가 물러터져 있다며 던졌으나 다행히 맞지는 않았고 뒤 벽에 맞았음. 물을 먹다 말고 얼굴에 뿌리기도 하였음."

박찬주 사령관 부부의 '갑질'이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군인권센터가 6일 추가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군인권센터는 이와 함께 박 사령관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등을 요구하면서 사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송광석 국방부 검찰단장(대령)에 대한 보직 해임을 주장했다.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가서 회 떠와... 독일식 테이블보 요구"

2015년 9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년 9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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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가 "박 사령관 부부와 관련된 새로운 피해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날 공개한 추가 제보 내용 역시 충격적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재임 당시 일부 경계병들을 70여 평 규모의 공관 텃밭 관리에 이용했으며, 병사들은 "애호박, 오이, 감자, 토마토, 방울 토마토, 쌈야채 등 갖가지 작물을 재배하고 오리와 닭 등을 키우는 등 사실상의 '농사병'이었다"고 했다.

7군단 복지시설 '상승레스텔' 식당에서 이뤄진 '갑질'도 새롭게 제시됐다. 당시 근무한 전역자 증언을 보면 상승레스텔 근무병들은 박 사령관(당시 군단장)을 비롯하여 장군들이 식사를 하러 올 때면 시중 레스토랑과 같은 그릇이나 식탁보를 준비해야 했다.

또한 고깃집인 레스텔 식당에서 주로 회를 찾았으며, 그로 인해 "관리관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레스텔에서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가서 회를 떠 오곤 했다"고 한다. 박 사령관 공관에서 행사를 열 때면 레스텔 근무병도 차출돼 행사 서빙에 동원됐고, 사령관 부인이 "독일식 테이블보가 아니라며 다시 갈아 끼우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군인권센터는 공개했다.

호출용 전자 팔찌... "한 번 누르면 조리병, 두 번은 운전병"

김형남 군인권센터 간사가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민원실에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 군인권센터 김형남 군인권센터 간사가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민원실에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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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령관 부인에 대한 7군단 공관병들의 증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공관병들은 매주 수요일 주방 대청소, 목요일에는 집 전체 대청소를 실시해야 했고, 또 한 달에 한 번씩 공관 내 7∼8개에 달하는 냉장고 물품을 모두 꺼내 정리하는 등 "사령관 부인이 과중한 업무를 부과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지적했다.

박 사령관 부인이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요리를 전공한 공관병에게 '너 같은 게 요리사냐?', '머리는 장식이냐? 머리를 뽑아다 교체해주고 싶다'"는 등 폭언을 했고, 팔뚝이나 등을 손바닥으로 폭행하거나 병사에게 토마토를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조리병이 감기를 앓던 부인에게 죽을 쑤어가자 한 입 먹은 뒤 맛이 없다며 병사가 보는 앞에서 모두 설거지통에 부어버렸다"고도 한다.

또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 가족이 공관병들에게 호출용 전자팔찌를 착용시켰다는 제보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전자팔찌는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재임 시절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전역한 공관병에 따르면, 호출벨 한 번 누르면 조리병, 두 번 누르면 운전병이 오는 등 벨 누르는 횟수에 따라 누가 와야 하는지까지 정해 놓고 운용했다"고 지적했다. "사령관 부인 방에 벌레가 나왔을 때 등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한 것이 맞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재임 당시 지인이나 예하 간부 부인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선물을 받았다"면서 "2주에 한 번 정도는 소고기, 과일 박스가 꼭 선물로 들어왔고, 사령관 부인이 감기몸살에 걸렸을 때면 죽을 끓여드리라며 전복이나 인삼이 들어오기도 했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검찰단장 즉각 보직해임해야... 압수수색·긴급체포 실시하라"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문상규 대변인이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가 제기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변인은 조사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되어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해 검찰 수사로 전환하고, 부인 전 아무개씨는 굼검찰 참고인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방부, 박찬주 대장 부부 '갑질' 의혹 수사결과 발표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문상규 대변인이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가 제기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변인은 조사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되어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해 검찰 수사로 전환하고, 부인 전 아무개씨는 굼검찰 참고인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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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는 "이와 같은 내용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관이나 관용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박 사령관이 폐쇄된 병영 내에서 직권으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신변 확보를 위해 긴급체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이어 송광석 국방부 검찰단장(대령)의 교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송 단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장관에게 '형사 처벌을 할 수 없다'거나 '기껏해야 벌금형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이 사건을 이끌어갈 능력도 없다"면서 "검찰단장을 즉각 보직해임 한 뒤, 압수수색, 긴급체포 등 강제 수사를 실시하여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군인권센터는 "8월 8일로 장군 인사가 예정되어 있어 박 사령관이 전역하게 되면 사건은 군 검찰에서 민간 검찰로 이첩된다. 군사보안시설로 민간 검찰은 압수 수색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박근혜 게이트 당시 청와대가 군사보안시설을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했던 전례로 비춰봤을 때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태그:#박찬주, #갑질, #토마토, #군인권센터,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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