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도 관매도의 하늘바위. 바위산이 칼로 자른 것처럼 반듯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 사이를 다리로 잇고 있다. 관매8경 가운데 하나다.
 진도 관매도의 하늘바위. 바위산이 칼로 자른 것처럼 반듯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 사이를 다리로 잇고 있다. 관매8경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 행정자치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여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 33'을 발표했다. 가족끼리 또는 단체로 놀기 좋은 섬 7곳이 들어있다. 풍광 아름다우면서도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 9곳도 포함됐다. 조용히 재충전하며 쉬기에 좋은 섬 15곳도 있다.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나올 수 없는, 가기 힘든 섬으로 영광 안마도를 추천하고 있다. 특별한 먹을거리가 풍성한 '맛섬'으로 선정한 곳은 진도 관매도였다.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절반은 음식에 있다는데. 관매도의 특별한 먹을거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관매도 해변에 높이 쌓인 톳 무더기. 해변에서 섬주민이 톳을 들어 옮기고 있다.
 관매도 해변에 높이 쌓인 톳 무더기. 해변에서 섬주민이 톳을 들어 옮기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관매도에서 많이 나는 톳. 해마다 봄이면 관매도 주민들이 톳을 채취하고 말린다.
 관매도에서 많이 나는 톳. 해마다 봄이면 관매도 주민들이 톳을 채취하고 말린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관매도의 특산물은 톳과 미역이다. 봄에 가면 톳을 채취해서 말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톳을 갈아서 밀가루와 버무린 반죽에 바지락을 함께 넣고 끓이는 게 톳칼국수다. 톳과 감자 등을 한데 반죽해서 부치는 톳빈대떡과 이것을 튀기는 톳튀김을 맛볼 수 있는 곳이 관매도다.

별미라고 하면 가격 부담이 앞서는 게 사실. 하지만 톳칼국수나 톳빈대떡, 톳튀김은 저렴하다. 톳칼국수 한 그릇에 7000원, 톳빈대떡이나 톳튀김은 5000원 안팎이다. 그것도 일반 식당이 아닌, 섬마을 부녀회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준다. 정성까지 듬뿍 담겨 있다.

관매도 톳으로 요리한 음식들. 톳칼국수와 톳밥, 톳콩나물무침이다.
 관매도 톳으로 요리한 음식들. 톳칼국수와 톳밥, 톳콩나물무침이다.
ⓒ 고경준(관매도)

관련사진보기


밀가루반죽에 톳을 버무린 톳빈대떡과 톳튀김. 진도 관매도에서 맛볼 수 있는 톳음식들이다.
 밀가루반죽에 톳을 버무린 톳빈대떡과 톳튀김. 진도 관매도에서 맛볼 수 있는 톳음식들이다.
ⓒ 고경준(관매도)

관련사진보기


해수욕장을 병풍처럼 감싸는 소나무 숲, 그리고 주상절리

미역도 관매도의 자랑이다. 임금한테 진상했던 '진도곽'의 생산지가 관매도를 포함한 진도 조도다. 가격이 속당(20가닥) 20만∼60만 원까지 한다. 자연산이지만, 섬주민들이 지극 정성을 더해 키운 미역이다.

섬주민들은 갯닦이를 한다. 모를 심는 논처럼, 미역이 자라는 바닷가의 갯바위를 닦아주며 키운 미역이다. 미역의 포자가 잘 붙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것도 설날을 전후해 한겨울에 파도에 맞서서 한다. 6~7월 무더운 날엔 뭍에서 밭작물에 물을 주는 것처럼, 물주기까지 한다.

바닷물이 약간 빠지는 조금이나 만조 때에는 걱정할 것 없지만, 사리 땐 바위에 붙은 미역이 뜨거운 햇볕에 녹아내린다. 주민들이 바위에 바닷물을 뿌려주는 이유다. 이렇게 키운 미역이 진도곽이다.

톳을 말리고 있는 관매도 주민들. 지난 봄 관매도 풍경이다.
 톳을 말리고 있는 관매도 주민들. 지난 봄 관매도 풍경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관매도 해수욕장 풍경. 모래가 가늘면서도 단단해 '떡모래밭'으로도 불린다.
 관매도 해수욕장 풍경. 모래가 가늘면서도 단단해 '떡모래밭'으로도 불린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관매도의 풍광도 빼어나다. 바닷가 경관은 물론 해송 숲이 울창하고, 이야기 거리도 풍성하다. 바람과 파도, 시간이 빚어낸 바위섬과 기암절벽도 장관이다. 해수욕장의 백사장도 매력 있다.

관매도의 해송 숲은 아름다운 숲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산림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했다. 수령 100년 안팎의 소나무 수백 그루가 관매도해수욕장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오래 전 모래가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조성한 방사림이다. 면적이 10만㎡로 넓다.

남도소리를 테마로 한 관매도 해송숲. 관매도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귀한 숲이다.
 남도소리를 테마로 한 관매도 해송숲. 관매도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귀한 숲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관매도 풍경. 섬주민이 배를 타고 어장으로 향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마을이 관매도 관호마을이다.
 관매도 풍경. 섬주민이 배를 타고 어장으로 향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마을이 관매도 관호마을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해송 숲길의 탐방로도 단아하다. 오래된 바위나 고목에서 피어나는 초록빛깔의 일엽초도 많이 붙어 있다. 경외감까지 든다. 솔숲 너머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도 귓전을 간질인다.

관매도해수욕장 풍광도 아름답다. 백사장의 경사 완만하고, 모래결의 감촉도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단단하다. 모래가 떡처럼 단단하다고 '떡모래밭'으로 불린다.

옛날에 선녀들이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방아섬도 있다. 섬의 정상에 남자의 상징처럼 생긴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도하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섬이다.

관매도 돌묘와 꽁돌. 바닷가에 놓인 큰 바위가 풍경을 만들고 있다. 관매8경 가운데 하나다.
 관매도 돌묘와 꽁돌. 바닷가에 놓인 큰 바위가 풍경을 만들고 있다. 관매8경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관매도의 해식애 풍경. 관매도의 북쪽 끄트머리에서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다.
 관매도의 해식애 풍경. 관매도의 북쪽 끄트머리에서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산을 칼로 자른 듯한 곳도 있다. 바위산의 가운데를 칼로 자른 것처럼 반듯하게 갈라진 데를 다리로 연결했다. '하늘다리'다. 폭이 3〜4m 된다. 돌묘와 꽁돌, 할미중드랭이굴, 서들바굴폭포, 다리여, 하늘담도 멋스럽다. 관매8경이다.

관매도해수욕장 북쪽 끄트머리에서 주상절리를 이루는 해식절벽도 압권이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깎아지른 절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동굴도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후박나무도 관매도의 품격을 높여준다. 관매도해수욕장에서 보는 일몰 풍경도 황홀하다.

관매도의 주상절리. 켜켜이 쌓인 바위가 세월의 더께를 짐작케 한다.
 관매도의 주상절리. 켜켜이 쌓인 바위가 세월의 더께를 짐작케 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 진도 관매도로 가는 배는 팽목항에서 탄다. 평소 오전 9시 50분과 12시 10분 두 차례 들어간다. 여름 휴가철 특별수송이 시작되는 7월 15일부터선 오전 7시, 10시, 오후 1시40분 세 차례 증편돼 하루 다섯 차례 들어간다. 배에 따라서 1시간 20분에서 2시간 남짓 걸린다. 뱃삯은 1인당 1만2000∼3000원.



태그:#톳칼국수, #톳빈대떡, #관매도, #하늘바위, #가고싶은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